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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는 메르스에 걸려도 대개 일주일 안에 회복2002년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SARS, 사스)이 발발했을 때 중국 광둥성 당국은 사스 바이러스의 숙주인 사향고양이 1만 마리를 살처분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메르스의 경우는 그런 방법이 무리수라고 하버드대학 의과대학원의 감염병 전문가 웨인 마라스코 교수가 말했다. 낙타는 중동에서 존중 받는 동물이고 소유주의 생계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에서 낙타는 흔한 교통수단이며 그곳 주민에게 젖과 고기, 오줌을 먹거리로 제공한다. 농민과 소유주는 대부분 낙타를 동반자로 생각한다. 미국 덴버대학의 사우디 전문가인 숄 개베이 국제학 교수는 “사우디에선 비싼 낙타를 소유하는 것이 중요한 지위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개베이 교수는 사우디에선 낙타의 가치가 매우 높아 살처분이 힘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낙타가 병을 옮긴다고 소유주에게 경고해도 별로 소용이 없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메르스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낙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보언 교수는 낙타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우선 낙타의 증상이 상대적으로 약해 소유주가 확인하기 힘들다. 또 메르스 항바이러스제도 거의 없으며, 개발된다고 해도 너무 비싸 널리 보급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보언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함께 낙타를 메르스에서 보호하는 백신을 연구 중이다. 백신은 항바이러스제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우디의 낙타 80만 마리를 예방접종하는 비용은 엄청날 것이라고 보언 교수는 말했다.사우디에서 낙타는 다양한 계층의 주민이 소유한다(개베이 교수는 낙타 1마리가 싸게는 1000달러, 비싸게는 100만 달러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또 낙타 관리 수준도 천차만별이라 정부가 포괄적인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실시하기가 어렵다. 보언 교수는 “어떤 낙타는 귀한 순종 말과 비슷하게 호사하지만 어떤 낙타는 전혀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부유한 산유국인 사우디는 전국 낙타의 예방접종 비용을 충분히 댈 수 있겠지만 메르스 바이러스는 요르단과 오만의 낙타에서도 발견됐다. 2010년 기준으로 중동 전체의 낙타 개체수는 약 1600만 마리였다. 사람 21명에 낙타 1마리 꼴이다.
브루셀라 박테리아 전염은 가축 예방접종으로 막아미국에선 예방접종 접근법이 성공한 전례가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농민은 가축 예방접종으로 브루셀라 박테리아의 전염을 막아 결과적으로 수억 달러를 절약했다. 1953년 미국의 가축 12만4000두 이상이 브루셀라 박테리아에 감염되면서 소비자는 오염된 우유나 고기를 통해 브루셀라병에 걸릴 위험이 컸다. 지금은 예방접종 덕분에 미국에서 가축 브루셀라병 발병 건수는 1년에 100~200건 정도다.그러나 리프킨 소장은 메르스 낙타 백신 개발에는 시일이 오래 걸리며 그게 최선책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낙타 수백만 마리를 접종하는 데 돈을 쓰기보다 장기적으로 메르스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개발이 더 나을지 모른다는 견해다. 최근 그는 사우디를 방문해 농업부·보건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사우디 측은 그에게 그곳의 연구자들과 함께 낙타의 메르스를 관찰하고 메르스 환자를 위한 간편한 진단 시약과 치료제를 개발해달라고 요청했다.- 번역=이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