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이하 엔저)가 향후 2~3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앞으로 2~3년간 엔저가 지속되면서 한국의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원·엔 환율(100엔당 원화 값) 하락으로 발생했던 1997년과 2008년의 금융위기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한경연은 올 하반기 안으로 원·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 수출기업 상당수가 감당할 수 있는 원·엔 환율이 대략 900원대 초·중반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업종별로는 철강 963원, 석유화학 956원, 기계 953원, 음식료 943원, 자동차·부품 935원, 조선·기자재 922원, 반도체 918원 등이다.
비록 엔저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는 달갑지 않은 전망이지만, 증권시장에서 마땅한 투자 종목을 찾지 못해 고심 중인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힌트를 주는 전망일 수 있다. 엔저가 오래간다고 가정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엔저 수혜주’에 투자해보는 건 어떨까? 증시 전문가들은 여행주와 제약주, 해운주 같은 엔저 수혜주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첫손에 꼽히는 엔저 수혜주는 여행주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저 관련 수혜주로는 단연 여행주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여행업이 흔들린다는 시각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회성 이슈에 가깝기 때문에 주가 측면에서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지금처럼 엔저가 지속된다면 일본을 싼값에 여행하려는 국내 여행객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 5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31만54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5% 증가했다. 국내 여행 업계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일본행 관광객 수가 중국행 관광객 수를 앞지를 만큼 엔저 효과를 보고 있다”며 “통상 중국행 관광객 수가 더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 여행사를 통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올 5월만 5만5100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행 관광객은 5만2900명으로 2200명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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