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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형시장을 가다③ 횡성전통시장] 3대 먹거리 ‘한우·더덕·찐빵’의 매력 

선선한 기후에 볼거리도 다채로워 … ‘먹고 보고’ 복합관광 코스 


▎횡성시장은 '우하하 횡성 한우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각종 문화관광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 소는 횡성으로’라는 말처럼 횡성은 한우의 대표적 산지다. 횡성에서도 최고급 한우를 가장 빨리 저렴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횡성시장’. ‘동대문 밖에서 제일가는 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조선시대 부터 전국팔도 최고의 장 중 하나로 꼽혔다. 서울을 빠져 나와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 중앙고속도로 횡성IC를 빠져나오면 바로 만날 수 있다. 블록 하나가 모두 시장일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한우는 물론 때깔 고운 산채류와 견과류·과일·잡곡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은 서울로, 소는 횡성으로


▎횡성시장에서는 밤 늦게까지 온갖 체험행사가 이어진다. / 사진:문화관광형시장육성 횡성사업단 제공
횡성의 한우는 여느 지역보다 높은 근내지방을 자랑한다. 추운 산간지역이라 소의 지방축적률이 높다. 고기의 육질이 부드럽고 풍미가 뛰어난 것으로 소문이 났다. 횡성에서는 거의 대부분 한우가 1등급 이상을 받으며, 이 중 75%가 1+, 25%가 1++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맛 좋은 한우가 생산되기 때문인지 횡성에는 사람(4만5000명)보다 소(5만 마리)가 더 많이 산다. 이런 최고급 한우를 횡성시장에서는 매일, 가장 신선한 상태로 만날 수 있다. 횡성에서는 매년 7000마리의 한우가 출하되며, 도축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선한 한우가 횡성시장에 공급된다. 횡성시장에는 축협 등 다수의 공판장이 있고 직거래 장터도 많이 열려 싼 가격에 질 좋은 소고기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횡성시장에는 비육우만 취급한다. 또 한우로 만든 육전과 메밀전병·찐빵·만두 등도 별미로 즐길 수 있다.

향기롭고 씹는 맛 좋은 더덕도 횡성시장의 빼놓을 수 없는 보배다. 횡성 더덕은 고지대의 유기질이 풍부한 땅에서 자라 맛과 향이 인삼에 버금간다. 육질이 연해 껍질을 벗겨 밀대로 한번 민 뒤 불에 구우면 한우와 비슷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가을에 거둔 것은 영양분을 많이 머금어 질감이 더 좋고 촉촉한 느낌이 도드라진다고 한다. 횡성시장의 장이 서는 1일과 6일에 방문하면 더욱 신선한 더덕을 구입할 수 있다. 이밖에 곰취·곤드레·산마늘·두메부추 등 대형마트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산채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가격 역시 저렴해 만원 짜리 한 장이면 한 소쿠리 퍼주는 넉넉한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다.

안흥찐빵도 횡성시장의 대표 선수 중 하나다. 안흥면이 찐빵으로 이름을 알린 건 과거 영동고속도로가 생기기 전, 서울~강릉을 오가던 여행객들이 휴게소가 있던 안흥에 들러 점심을 찐빵으로 때우기 시작하면서다. 안흥찐빵은 다른 지역과 달리 베이킹파우더 대신 막걸리를 넣어 맛이 좋았는데, 이 맛이 전국적으로 소문나면서 안흥은 찐빵의 명소로 거듭났다. 과거 가난을 대표하던 상징이던 찐빵은 이제 횡성의 문화관광 효자 상품으로 성장해 축제·만들기 체험 등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팥 대신 고기나 온갖 앙금이 들어간 찐빵이 개발돼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힐링에 제격인 코스모스 거리와 휴양림


▎횡성의 3대 먹거리로 꼽히는 더덕, 안흥찐방, 한우. / 사진:문화관광형시장육성 횡성사업단 제공
횡성을 먹거리만 훌륭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빨강·주황·흰색으로 물든 횡성 국도변의 코스모스 물결, 우천면의 자작나무숲, 동치악산과 천문인마을 등 횡성은 가을 여행지로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이다. 태기산과 어답산에 있는 병지방계곡·대산계곡·부곡계곡 등도 유명하며, 횡성자연휴양림·청태산자연휴양림, 섬강과 횡성댐 등도 필수 관광코스다. 횡성은 날씨가 항상 선선한 편이라 가벼운 옷차림으로 오랜 시간 걷기 좋고, 도로가 붐비지 않아 자동차로 달려도 부담 없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횡성시장은 이 같은 관광지와 시장의 특산품을 묶은 복합 관광을 여행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횡성시장의 풍부한 먹거리를 염가에 살 수 있고,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 여기에 횡성시장에서는 떡 메치기 체험 행사나 뽑기 등 추억의 군것질 무료 시식·체험, 장터 노래자랑 등의 문화 행사도 곁들일 수 있다. 또 아동·청소년들의 바른 식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바른먹거리 체험행사’ ‘칼라푸드 체험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전통시장 내 빈 점포에 먹거리와 특화된 카페를 운영하는 ‘청년 프리마켓’도 운영 중이다. 아울러 횡성시장은 한우와 안흥찐빵·산나물·더덕 등 횡성 대표적 특산품을 보다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도 준비 중이다.

- 김유경 기자 kim.yukyoung@joins.com

[박스기사] 심세훈 문화관광형시장육성 횡성사업단


“먹거리·관광 연계 사업 업그레이드”

시장과 관광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횡성전통시장의 러브투어 프로그램이다. 주말장터나 장이 운영되는 날, 수도권 관광객들이 풍수원 성당이나 청태산 휴양림 등 지역 명소를 방문함과 동시에, 전통시장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시장에 2시간 정도 머물면서, 횡성만의 먹거리를 맛보고, 신선한 농·특산물을 눈으로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시장과 지역 역사문화유적을 연계한 일종의 힐링 여행인 셈이다. 지난해에는 6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했고, 올해는 100회 운영, 3500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러브투어로 올해 전통시장 매출이 1억6000만원 이상 오르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주말장터는 장날 이외에 장이 서는 것인가?

“매주 토요일마다 ‘내 고향 주말장터’를 열고 있는데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언니네 텃밭’이나 ‘정이 가는 농장’, ‘횡성아로니아 작목반’, ‘유현농장’ 같은 지역 농업 관련 단체가 활발히 참여해 품질 좋은 농·특산물과 로컬 푸드를 제공해 주고 있다. 직접 기르고 재배한 농산물이라 믿고 구입 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과 요리교실, 인형극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또 장터한마당이라는 시장축제를 통해 직거래장터와 한우셀프식당, 전통주막 등을 열어 하루에 약 1000명의 관광객을 모았다.”

앞으로 횡성시장의 전통·문화 육성방안은 무엇인가?

“횡성시장이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을 운영한 지 올해로 3년째다. 기간 중에 빈 점포는 거의 사라졌고,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해 신뢰받는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한다. 올해로 문화관광형 사업은 종료되지만, 주말장터나, 러브투어 등의 사업은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와 시장상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이를 토대로 횡성시장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1306호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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