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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 |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외로우니까 사장이다 

사장들의 고민에 솔루션 제공... 기자·경영자·헤드헌팅 경험 담아 


2010년 불현듯 등장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책이 한 권 있다. 김난도 교수가 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다. 힘들고 각박한 시기를 살아내는 청년들을 위한 조언과 충고, 위로가 담겼다. 꽤 오랫동안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켰다. 책을 읽은 청년들은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책을 읽고 어려운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와 ‘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는 거냐’로 의견이 갈렸다. 이 같은 논란에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가졌다. 타인의 시선으로 누군가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공감하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함께 고민한다는 자체가 위로가 됐다’는 청춘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여전히 대한민국에는 ‘아픈’ 사람이 많다. 사회는 더욱 각박해졌다. 청춘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가 각자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큰 성공이라 부를 수 있는 ‘사장’이라는 직함을 단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의 고민을 들여다보는 책이 나왔다. 신현만(53) 커리어케어 회장이 쓴 [사장의 생각]이라는 책이다.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크고 작은 회사의 사장들이 고민을 남긴다. 신 회장이 그 질문에 맞는 답을 한다. 총 4개 파트에 57가지 질문이 담겼다. 조직 구성부터 회계, 마케팅까지 질문의 범위도 다양하다. 57가지 답변의 핵심은 ‘사람’이다. “훌륭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인사·영업·마케팅·기술개발·회계 등 모든 것이 중요한데, 이 모든 것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람’이지만 그 이면에 숨은 주제는 따로 있다. “책에 쓴 조언이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그보다 중요한 것은 위로와 공감입니다. 사장은 굉장히 외로운 자리에요. 사장이 아닐 때는 모두가 그 위치에 오르면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막상 사장이 되면 대부분 어려움을 겪어요. 내가 하는 생각과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 스스로도 확신이 없을 때가 많죠. 그렇다고 어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곳도 없어요. 사장이 내 뱉는 말 한마디가 결국엔 그 기업이 치부이고 비밀이거든요. 또 사장이 어떤 문제에 대해 확신 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 조직 구성원들은 당장 불안해 합니다. 몰라도 아는 척 어깨에 힘을 주고 있는 거죠. 그래서 사장은 항상 외롭고 고독한 싸움을 벌여 나가요.”


신 회장의 글은 외로운 사장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그리고 말한다. ‘외로우니까 사장이다.’ 실제 책이 출간된 이후 신 회장은 많은 사장들에게 e메일을 받았다고 했다. ‘나만 그런 고민을 하는 줄 알았다’ ‘안 그래도 그 일 때문에 골치가 아팠는데 책을 읽고 힌트를 얻었다’ ‘내 생각이 그대로 담겨있어 수십 권을 사서 직원들에게 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의 글을 읽고 누군가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입니다. 사장의 생각과 고민에 대한 글이지만 임원이나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이끄는 리더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조직과 그 구성원에게 필요한 일이거든요. 나중에 사장을 목표로 하는 직원이라면 더더욱 빠른 시점부터 고민해볼 문제들을 책에 담았거든요.”

이 책이 ‘위로와 공감’만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방법론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다. 굉장히 다루는 분야가 넓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글쓰기가 가능한 것은 그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그의 젊은 시절 직업은 ‘기자’였다. 정치·사회·경제부를 거치며 다양한 기업과 사장들을 취재했다. 지금은 직접 회사를 운영하며 사장으로서의 경험이 쌓였다. 심지어 현재 운영 중인 회사는 ‘헤드헌팅’ 회사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업의 사장들이 인재를 찾기 위해 신 회장의 회사를 방문한다. 적절한 인재를 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황과 문제, 고민을 밝혀야 한다. 이 모든 정보를 취합한 후, 자신의 경험과 공부를 보태 나름의 솔루션을 내놓았다.

“글을 쓰면서 많은 고민을 했어요. ‘당신이 먼데 사장을 가르치냐’는 비판이 두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입니다. 해외에는 다양한 CEO 코칭이 있어요. 세계 굴지의 기업 CEO들도 자신이 쌓은 성과와 노하우를 나누는 데 주저하지 않죠. 경영학 교수들은 기업의 가장 깊숙한 부분까지 들어가 살아있는 내용을 다뤄요.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업과 사람을 경영하는 방법을 배우기가 어렵습니다. 몇몇 대기업이 임원을 대상으로 CEO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가르치는 사람들 상당수가 이론만 있고 경험이 없다는 지적이 있어요. 제가 글을 쓰게 된 배경이죠. 다행히 지금까지는 반응이 좋습니다. 책이 나간 이후 여러 곳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오고 있거든요.”

- 박성민 기자 park.sungmin1@joins.com

1306호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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