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봄바람 부는 세종시 부동산] 집값·전셋값 뛰고 청약열기 후끈 

부처 이전 마무리, 대전·충청권 인구 유입... 슬금슬금 오르는 분양가는 부담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 중인 세종시 일대 전경.
“지금 사두면 무조건 돈 될 겁니다. 신규 분양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걸 감안해도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거든요. 집값도 계속 오르고 있으니 1~2년 안에 몇 천만원은 남지 않을까 싶네요.” 지난 4월 26일 세종시 보람동 일대에서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공급 과잉 우려가 여전한 데 입주 앞둔 아파트를 매입해도 되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단기 투자가 아닌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면 시세 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주택 수요도 많아 신규 분양 때마다 상담 문의가 급증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세종시 부동산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지지부진하던 집값은 물론 전셋값이 오르막을 타고, 입주를 앞둔 아파트 분양권엔 최대 1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수 십 대 1이 기본이다. 인구는 계속 유입되는데 주택 공급이 받쳐주지 않는 모습이다. 불과 4~5개월 만에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이 평균 4.9% 오른 가운데 세종시(-0.51%)는 전국에서 ‘나홀로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적으로 고공행진하던 전셋값도 세종시에선 뒷걸음질(-1.36%)쳤다. 세입자가 없어 전세물건이 남아도는 역전세난까지 벌어졌다. 여기엔 공급 과잉 영향이 컸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매년 1만 가구 넘게 분양 물량이 쏟아졌고, 입주 물량도 2014~2015년에만 3만 가구를 돌파했다. 분양대행 회사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부사장은 “1년 전만 해도 입주할 사람을 찾지 못해 ‘빈집 아파트’가 속출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사정은 딴판이다. 지난 4월 중순 기준으로 세종시 아파트값은 평균 0.2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0.18% 올랐다. 한솔동 첫마을 래미안 84㎡(이하 전용면적) 형은 1년 전만 해도 2억9000만원 안팎에 거래됐지만 현재 3억2000만~3억3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 전셋값도 오름세다. 올 들어 0.81% 상승해 전국 평균(0.64%)을 웃돌고 있다. 도담동 모아미래도(도램마을 18단지) 84㎡형은 지난 3월 2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5~6개월 새 4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세종시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초부터 시장에 나오는 매매와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올 들어 사정은 딴판이다. 지난 4월 중순 기준으로 세종시 아파트값은 평균 0.2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0.18% 올랐다. 한솔동 첫마을 래미안 84㎡(이하 전용면적) 형은 1년 전만 해도 2억9000만원 안팎에 거래됐지만 현재 3억2000만~3억3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 전셋값도 오름세다. 올 들어 0.81% 상승해 전국 평균(0.64%)을 웃돌고 있다. 도담동 모아미래도(도램마을 18단지) 84㎡형은 지난 3월 2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5~6개월 새 4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세종시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초부터 시장에 나오는 매매와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빈집 아파트’ 속출한 1년 전과 딴판

이는 정부부처·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3~4월에만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 등 3개 기관의 근무 인원 1500여 명이 세종시로 이전을 마쳤다. 인구 증가도 한몫했다. 현재 세종시 인구는 22만여 명으로, 5년 전인 2011년(8만여 명)의 세 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특히 가까운 대전 등 충청권 인구 유입이 많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생활 인프라와 교육 환경이 좋아지면서 인근 대전과 충청권에서 넘어오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청약시장에도 사람이 몰린다. 올 들어 세종시에서 분양한 새 아파트 두 곳 모두 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올해 첫 분양 물량인 세종힐스테이트 3차(일반청약 556가구)는 4월 진행된 청약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같은 달 중흥토건이 1~2순위 청약을 받은 세종 중흥S-클래스 에듀마크는 555가구 모집에 9344명이 몰렸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아파트 ‘미분양 0건’의 기록이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분양권엔 대개 2000만~3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소담동 세종모아미래도리버시티 84㎡형 분양권은 현재 3억~3억 2000만원에 팔린다. 지난해보다 1000만~2000만원 올랐다. 인근 보람동 축복공인 관계자는 “남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 로열층은 웃돈이 최대 1억원까지 붙어 거래된다”고 귀띔했다.

시장이 활력을 되찾으면서 연말까지 신규 분양 아파트가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앞서 분양한 2개 단지를 포함해 모두 27개 단지, 2만여 가구에 달한다. 민간 분양 22개 단지(1만4000여 가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5개 단지(6000여 가구) 등으로 지난해보다 4000여 가구 늘었다. 세종시 착공 이후 최대 물량이다. 당장 5월엔 3-2생활권 M1구역 723가구(신동아)와 H1구역 주상복합 544가구(대방건설), 3-3생활권 M6구역 1525가구(LH·한신공영) 등 3개 단지(2792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분양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단지가 많은데, 행정중심 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상당수가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4-1생활권 P1구역(신동아·롯데건설)과 P3구역(금성백조·포스코) 4개 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6월부터 세종시 외 수요자도 청약 가능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분위기가 괜찮을 것으로 내다본다. 우선 올해 입주 예정 물량이 7200여 가구로 지난해보다 1만 가구 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반해 공급이 확 주는 것이다. 올해부터 세종시 2단계 사업(산업단지·대학타운 조성)이 본격화하는데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착공 예정인 것도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다. 여기다 6월부터 세종시 외 지역 수요자가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된 점도 호재다. 행복청은 지역우선공급 비율을 100%에서 50%로 줄이고, 거주기간 제한을 2년에서 1년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세종시 공무원 등 지역 거주자에게 유리했던 분양 제도가 바뀔 예정이어서 수도권에 사는 수요자의 청약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분양가가 조금씩이지만,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아파트 분양가는 2011년 3.3㎡당 790만원대 수준이었지만 2012년 800만원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874만원으로 상승했다. 지난 4월 분양한 중흥 S-클래스 에듀마크 분양가는 3.3㎡당 평균 879만원이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입지와 분양가 수준을 꼼꼼히 따져보고 실수요 관점에서 청약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과거에 비해 분양가가 많이 올라온 상태라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는 삼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1333호 (2016.05.09)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