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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명의 샐러리맨 코칭스쿨] 반대 의견에 오히려 감사하라 

소통은 생각의 차이 확인하는 과정 … 창의성 살리는 토대 

김종명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강의 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오늘 제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지거나 동의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자신이 잘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어 저건 아닌데, 저건 닭살이 돋는데, 꼭 저렇게까지 해야 돼’ 하는 게 있다면, 그건 자신이 약한 부분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쉽게 동의가 되지 않는 부분이 바로 자신의 약점입니다.”

강의를 마치고 질의응답을 할 때였다. “강사님, 그거 너무 비현실적인데요. 나만 상대방에게 잘해주는 건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왜 나만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잘해줘야 합니까?” “사람이 왜 그렇게 부정적입니까? 실천해보지도 않고,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한 번 실천해보세요.” 만약 이렇게 대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그 수강생과 원수지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대답했다. “억울하신가 보군요? 혼자 손해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드시는군요?” 강사가 수강생의 반대의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강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자신의 약점

강의를 하다 보면 신경질에 가까울 정도로 불만을 토로하는 수강생들이 있다. 이들에게 대응하는 강사의 태도가 강의의 성과를 송두리째 좌우한다. 나는 감사하다는 말로 대답을 시작한다.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측면을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사의 고맙다는 말은 강의실의 분위기를 단박에 바꿔놓는다. 훈훈한 에너지가 흐르고, 질문을 했던 사람도 강사의 설명에 쉽게 동의한다. 고맙다는 말은 위력이 정말 세다.

L그룹 임원 그룹코칭을 할 때 제안을 했다.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합시다. 일단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고 난 후에 자신의 의견을 말합시다.” 임원들은 닭살이 돋는다고 했다. 그들은 절충안을 제안했다. “그 말도 일리가 있네! 그 생각 신선한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말을 먼저 하면 어떨까요?” 나는 강하게 주장했다.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고마워! 감사해!’라는 말을 먼저 합시다.”

2주일 후에 실천소감을 나눴다. “고마워, 감사해! 라는 말을 먼저 하니까 어땠나요?” 임원들이 말했다. “고맙다는 말을 하는 순간, 나의 내면에서, 내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잘 듣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은 고맙다는 말에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기분 좋아했습니다. 자신의 의견에 고맙다는 말을 하니까, 직원들은 신이 나서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분위기가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내 자신이 기분 좋게 대화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고 난 후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방식을 실천했던 임원들은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

“우리 직원들은 회의 때 말을 하지 않습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이런 하소연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왜 그럴까? 왜 직원들이 말을 하지 않을까? 가장 큰 이유는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괜히 잘못 말했다가 무식이 탄로 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고, 면박을 당할까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직원들이 말하지 않는 건 상사의 대응방식이 가장 큰 이유다. 말을 할 때마다 면박을 주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직원들은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

S그룹 C전무의 이야기다. C전무는 리더십 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직원들은 C전무를 좋아한다. C전무와 대화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이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C전무의 비결은 소통방식에 있다. 이 분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결코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얼마든지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서로 다른 생각에서 새로움이 창조된다고 믿는다. C전무는 ‘소통은 서로의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당신 생각과 내 생각의 차이가 뭐지? 그 차이는 왜 생긴 거지? 그 차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게 바로 이분의 소통방식이다.

C전무가 말했다. “반론이 없다는 것은 열정이 없거나, 지혜가 없거나, 자유가 없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함정에 빠져있는 거다. 자신의 생각을 이겨야 소통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 조직은 서로 다른 생각들이 부딪히며 새로움을 창조하는 곳이다. 생각의 자유가 흐르게 하라!”

C전무의 말처럼, 상사가 흔쾌히 반대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서로 다른 생각들이 자유롭게 흐른다. 이때 창의성이 생긴다. 창의성이란 기존의 생각을 다르게 조합하고 배열해서 나타나는 새로운 생각이다. 반대의견이 자유롭게 부딪힐 수 있는 곳에서 창의성이 탄생한다.

“쟤, 왜 저래?” “저 친구는 항상 불평불만이야!” “저 친구는 매사에 부정적이야!” 직장에서 흔히 하는 말들이다. 이런 말들은 직원들의 다양한 생각을 죽인다. 이런 말을 들으면 직원들은 결코 반대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예스맨이 되거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직원들은 능동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하게 된다. 조직의 창의성이 죽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역량이 함께 죽는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양면성이 있다. 반대 의견은 다른 측면을 살펴보게 해주는 시각이다. 반대가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지만, 언제나 틀린 것도 아니다. 반대는 오른쪽을 검토했으면, 왼쪽도 검토하는 지혜로운 관점이 될 수도 있다. 반대를 묵살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반대 의견에 대해 충분하게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직원들의 역량이 개발된다. 그러므로 반대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조직의 역량이 개발되는 과정이다. 상사가 직원들의 반대 의견을 흔쾌히 들어줄 때 직원들은 자존감이 높아지고 더욱 능동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모든 의사결정에는 양면성 존재

조직에서 상사의 의견에 반대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럼에도 반대 의견을 말해주는 직원은 고마운 사람이다. 직원의 반대 의견은 상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단 반대에 감사하고, 반대 의견을 충분하게 검토하고 난 후에, 반대 의견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상사는 직원들의 반대 의견에 감사한 마음을 충분하게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반대 의견이 자유롭게 나온다. 상사는 반대 의견을 통해 위험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새로움을 창조할 수도 있다. 상사에게 반대 의견은 언제나 고마운 것이다. 직원들의 반대 의견에 진심으로 감사하자. 직원이 불평을 한다면 더욱 더 감사하자. 반대 의견에 반응하는 상사의 태도가 조직의 미래를 좌우한다.

김종명 - 리더십코칭연구소 대표,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다.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 등에서 리더십과 코칭, 소통 등에 대해 강의와 코칭을 하고 있다. 보성어패럴 CEO, 한국리더십센터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리더 절대로 바쁘지 마라] [절대 설득하지 마라] [코칭방정식] 등 다수가 있다.

1342호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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