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대부분 타인이 먼저 지나간 길을 따라 선인의
행동을 모방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선인의 길을
따르기는 매우 어렵고, 그 능력에 도달하기는 극히 힘들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위인이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위대한 인물을 선택해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 능력이 그
인물까지는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근처까지는 가서
냄새 정도는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주론 6장
마키아벨리가 집필한 콘텐트의 역사적 원천은 그리스와 로마이다. 르네상스시대의 주요 테마가 그리스·로마시대의 재발견이었던 시대적 배경에다 특히 로마의 역사는 글로벌 제국의 형성과 발전, 쇠퇴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리더는 현실에서 성취를 이루었던 고대 장군과 정치가를 전범으로 삼으라고 권고하면서 ‘로마사 논고’ 서문에서 역사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고대의 왕국이나 공화국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역사서에 잘 기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말로만 찬양할 뿐 실제의 모범으로 삼지는 않는다. 그들은 과거를 본받는 것은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단정한다. 사람들이 이 같은 오류를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티투스 리비우스의 모든 저작으로부터 고대와 현대의 사실들에 대한 나의 지식에 근거, 그 사실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추려내 집필하기로 결심했다.’(로마사 논고 서문)역사는 동양에서도 제왕학이었다. 리더의 자질을 갖추려면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간주했다. 현재를 과거와의 맥락 속에서 파악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역사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모르는 리더는 호흡이 짧고 시각이 좁을 수밖에 없다. 오늘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 없기 때문에 눈 앞의 사안에 집착하고 대중의 환호에 원칙없이 휘둘리게 마련이다.국가든 기업이든 사회단체이든 결국 자원을 사용해 목표를 달성하는 점에서는 동일하고, 리더는 이러한 과정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다. 이런 점에서 과거 리더의 경험과 교훈이 녹아있는 역사는 현재 리더의 교과서이고, 리더에게 역사는 과거학이 아니라 미래학이다. 역사의 소재인 과거의 거울에 현재를 비추어 미래의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은 변하지만 인간 모듬살이의 본질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역사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지혜들은 항상 현재성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보통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 그러나 우둔한 사람은 경험에서조차 배우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생생하고 강력하지만, 경험이 폭이 한정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타인을 통해서 배우는 간접 경험으로 폭을 넓혀야 한다. 역사는 다른 시대를 살아간 다른 사람들의 간접 경험이기에 리더에게 역사는 중요하다.지난 6월 27일 타계한 앨빈 토플러는 문명의 역사라는 긴 호흡에서 컴퓨터의 등장과 디지털 기술 발전을 ‘제3의 물결’로 규정하면서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미래학자의 반열에 올랐다. “우리는 작은 일을 하면서도 큰 그림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그 모든 작은 것들이 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한 그는 20세기 후반에 전개된 정보화 혁명의 전개와 소련의 붕괴, 독일 통일 등의 거대한 흐름을 내다보면서도 케이블 방송국의 성장, 비디오 레코딩, 가상현실 구현 등의 세부적 부분도 정확하게 예측해 명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