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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리더 | 가스 탈자드 슈로더운용 아시아 멀티에셋 상품 총괄매니저] 한국 기업 배당성향 여전히 낮은 편 

아시아권은 홍콩·싱가포르·호주에서 배당투자... 저평가 중국 시장 주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가스 탈자드 슈로더운용 아시아 멀티에셋 상품 총괄매니저. / 사진:중앙포토
저금리·저성장 환경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인컴펀드가 주요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가 상승을 통해 차익을 얻는 것보다 이자와 배당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인컴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하다. 슈로더 투자신탁운용의 ‘아시안에셋인컴펀드’를 비롯한 주요 인컴펀드의 수익률은 6월 말 기준으로 5~7%대다. 특히 배당주와 국채, 하이일드 채권 등의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멀티에셋인컴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6월 말 한국을 방문한 슈로더운용의 가스 탈자드 아시아 멀티에셋 상품 총괄매니저를 만나 멀티에셋 인컴펀드의 특징을 알아봤다. 탈자드 매니저는 “경기에 따라 능동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멀티에셋인컴펀드는 시장의 변동 상황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세계 경제에 대한 그의 전망도 서면 인터뷰를 통해 추가로 들었다.

슈로더의 글로벌멀티에셋인컴펀드는 선진국 국채와 고배당주식, 하이일드 채권 등에 투자한다. 선진국 시장은 어떨 걸로 보는가.

“이 상품은 선진국 중에서 특히 미국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다른 지역이 약세장인 와중에도 미국 증시는 상당히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유망하다고 본다. 물론 유럽이나 일본은 향후 증시 반등 가능성이 있다. 고점과 비교해 많이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투자 전망이 진정으로 밝아지려면 실질적인 경제 성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양적완화에 의존해 경제가 버티고 있었다. 양적완화가 이어지다 보니 지금은 이른바 ‘양적완화 피로(QE Fatigue)’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추가로 QE를 하더라도 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경제가 나아졌다는 확실한 증거가 실질적인 지표로 나타나야 한다.”

슈로더의 아시안에셋인컴펀드는 아시아 고배당주식과 아시아 채권에 투자한다. 어느 지역과 기업을 주목하는지.

“배당주식은 홍콩과 싱가포르, 호주 증시의 종목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홍콩은 경기방어주(경기 흐름에 상관없이 꾸준한 업종) 위주로 사고 있다. 전력·배전 등 유틸리티나 통신 업종 등이다. 이들 주식엔 5~6%의 높은 배당을 제공하는 주식이 꽤 많다. 배당뿐 아니라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이 커져 차익실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일부 경기 민감 업종도 투자하고 있다. 식료품 같은 임의소비재나 기술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한국 채권은 어떤가. 배당주로 투자하는 한국 기업이 있나.

“한국 채권은 금리가 매우 낮다. 이는 곧 채권 가격이 높다는 말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매력이 크지 않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채권의 신용도가 높고 시장의 상황이 건전하다는 의미도 된다. 안전한 투자처로 볼 수 있다.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경우라면 한국 채권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기업소득환류세제 등을 통해 배당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안다. 고무적인 일이지만 그럼에도 배당성향과 배당률 등은 아직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한국 배당주는 통신 업체 한 곳을 갖고 있다.”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한국 투자자도 배당에 대한 관심이 많다. 배당주를 고를 때 중요한 점은.

“첫째, 배당이 지속가능한지 봐야 한다. ‘배당 수익률의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 배당 수익률은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것이다. 그렇기에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률은 높아진다. 하지만 주가가 내려간다는 건 회사의 가치가 낮아진다는 뜻도 된다. 만일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라면 이 기업은 향후 배당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수치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환율 관리다. 호주는 기업 배당률이 꽤 높은데 최근 호주 달러가 약세를 보여 배당을 많이 받아도 큰 손실을 보게 됐다. 변동성이 큰 국제 통화시장에서 철저한 환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사례다. 투자를 결정할 때는 환노출형이냐 환헤지형이냐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세 번째는 투자 리스크를 어느 정도까지 감내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것이다. 자산 비율이 100% 주식형인 펀드의 경우는 수익률은 좋을 수 있지만 변동성이 너무 크다. 방어적 자산을 섞은 분산투자 전략인 멀티에셋인컴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멀티에셋인컴펀드 투자에서 유의할 점은.

“앞서 말한 대로 펀드 상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본인의 성향과 맞는지 살펴야 한다. 투자 기간도 중요하다. 우리 회사의 멀티에셋인컴펀드는 장기 투자 상품이다. 투자자는 해당 상품운용팀이 얼마나 좋은 트랙 레코드(과거 실적)를 가졌는지, 향후 장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현재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투자 시장은.

“지난해부터 동남아시아 등 신흥 아시아 지역의 비중을 줄이고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 선진 아시아 지역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동남아는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유가 하락이나 정치적 불안 요인이 나타나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중국 시장은 그동안 피해왔는데 증시가 과도하게 하락해 저평가된 상태다. 상황을 지켜보며 투자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유럽 경제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지.

“브렉시트가 유럽 지역 경제 성장에 미칠 영향은 불분명하다. 하지만 만일 영국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면 도리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면 성장률이 떨어지는데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진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소비자와 기업이 지출을 줄이면서 성장률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과 영란은행 등이 추가적인 부양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진 지켜봐야 한다.”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은 매우 작아졌다. 이외에 글로벌 경제에서 주목해야 할 리스크 요인은 뭘까.

“통화가치 변동성이 가장 크다. 만약 달러 강세 흐름이 다시 제기되면 신흥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엔화 전망에 대해서는 중립적이다. 안전자산으로서 엔화의 가치가 높은 가운데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으로 인해 엔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엔화도 약세를 보일 것이다. 일본 정부가 취할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의 아시아에셋 인컴펀드와 글로벌멀티에셋인컴펀드는 모두 엔화 헤지를 하지 않고 환노출형으로 투자하고 있다. 분산투자 효과 때문이다. 만약에 우리의 주요 투자자산인 배당주식이나 하이일드 채권 값이 하락하면 반대로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리스크를 상쇄해주는 효과가 있다.”

3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아직 신흥시장에 투자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여전히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 가능성이 커 선진국 장기물 국채와 같은 달러화 자산을 선호한다”고 했다. 그 전망을 유지하는지.

“지금도 같다. 중국 위안화는 현재 안정적이지만 중국 내부에선 자금 유출 압박이 있어 중국 정부가 통화 가치를 절하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달러 강세 현상이 다시 나타나면 위안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할 것이다. 다만 아시아 이외의 신흥국인 남미나 동유럽의 일부 통화들은 그동안 통화가치가 실제보다 너무 낮아져 이젠 반등할 확률이 있다.”

1344호 (20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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