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향방은 트럼프보다 연준 지켜봐야트럼프에 의해 촉발된 금리 상승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방향을 정하기 전에 우선 세 부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금리 상승을 촉발시킨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 여부다. 의지를 갖고 밀어붙인다면 불가능할 건 없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마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정부 주도의 경제 정책은 공화당의 기본 방향과 맞지 않는다. 재정적자 문제가 과거 선거에서 여러 번 공화당의 발목을 잡았다는 점도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더 중요한 건 금리 인상이 지금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점이다.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텐데 금리 상승으로 가뜩이나 부진한 기업 투자가 더 약화되고, 에너지 기업의 도산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순차적으로 달러가 강세가 될 텐데 이는 트럼프가 공약으로 제시한 제조업 육성 정책과 맞지 않는다.세 번째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은 미국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건 연준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의사결정 과정에 행정부의 바람을 참고할 수는 있어도 대통령의 생각대로 금리가 결정되진 않는다. 누가 뭐래도 지금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시스템이 가장 발달한 나라다. 그런 곳에서 중앙은행의 영역을 행정부가 마음대로 침해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의 금리 정책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를 판단하는 게 더 낫다.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 금리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그게 곧 금리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앞으로 미국의 금리 정책은 어떻게 될까? 선거 직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긴 했지만, 연준이 이 부분을 고려해 정책을 바꿀 것 같진 않다. 12월 금리 인상은 예상대로 진행되고, 내년에는 당시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 정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어떤 경우라도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일은 없을 듯하다. 경기에 대한 기대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옐런 연준 의장이 ‘고압 경제(High Pressure Economy)’라는 수요 확장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피셔 부의장 역시 미국 경제의 장기 성장 모멘텀이 떨어져 균형금리(자연금리, Neutral Rate of Interest)가 낮아졌다고 얘기했다. 둘 다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가 된다. 연준 위원들의 복잡한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미국 경제가 후퇴하고 있다는 증거는 많은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금년 미국 성장률에 대한 컨센서스가 1.5%로 하락했다. 내년 성장률 기대치는 금년보다 높은 2.2%를 기록하고 있지만 추세가 하락 중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한 걸 감안하면 앞으로 성장률 하락 조정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자산시장이 금융 완화 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점도 빠른 금리 인상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순자산 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그만큼 미국 자산가격에 버블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양적완화로 중앙은행을 통해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됐고, 이렇게 공급된 유동성이 승수효과를 일으킨 것이 자산 가격 상승의 원인이었다. 이렇게 늘어난 자산이 소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금융 완화 정책의 후퇴는 소비를 끌고 가는 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실물 부문과 괴리도 고려해야 한다. 1990년대 중반까지 미국의 가계순자산과 가처분소득은 같은 궤적으로 움직인 반면, 1990년대 말 이후는 가처분소득은 크게 변동하지 않고 자산 가격만 오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나마 IT버블기와 주택 버블기는 미국 경기 호황을 바탕으로 가처분소득 증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 없다. 이는 통화정책의 변동을 실물부문에서 완충해줄 수 있는 여력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양적 완화→자산가격 상승→소비 증가’로 이어진 지금의 경기 패턴은 통화정책 변경에 의해 생각보다 쉽게 와해될 수 있다. 연준이 금리 정책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이런 점을 감안할 때 대통령 선거 이후 시작된 미국의 금리 상승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조만간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 큰 틀에서 글로벌 금리가 바닥을 친 게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오르기도 힘들다. 확실한 경기 회복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 위로 올라왔지만 재차 하락해 올해 연말에는 1.80%를 상단으로 하는 박스권으로 들어올 걸로 전망된다.국내 금리는 선진국 금리와 유사한 형태로 움직일 것이다. 일시적으로 뚫리긴 했지만 올해 국고 10년물 금리의 상단은 1.8%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단기 자금시장 불안에다 외국인 현선물 포지션 감소까지 금리가 올라갈 요인이 산재해 있지만, 국내 경기 둔화라는 펀더멘털 요인을 이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적인 혼란까지 겹쳐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이어진다면 현재 국고채 3년물과 10년 물 금리는 현재 수준을 크게 넘지 못할 것이다.국내외 금리가 안정돼도 주식시장이 약세에서 벗어나긴 힘들다. 기대했던 박스권 돌파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제 하단에 대한 테스트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3분기 실적도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원화 약세를 포함한 외국인의 순매도 요인이 다수 존재하는 점도 부담이 된다. 하드 브렉시트 우려 등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중국 부채 및 위안화 환율에 대한 우려 등 대외 변동성 확대 요인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조정 장세에서 배당주에 기대 걸어볼 만이렇게 어려운 장세에서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만한 곳이 배당주다. 올해는 특이하게 배당주가 코스피 지수I의 수익률을 하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1~2015년까지 배당주는 1월부터 8월까지 시장보다 높은 주가 상승률을 계속 기록하다, 9월이 되면서 시장과 유사한 수익률로 수렴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올해는 이와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배당주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지금이 최적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2015년 기준 상장사의 배당금 지급액이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2015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수익률이 최초로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 대내외 변동성이 커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경기 방어주로서 배당주의 매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