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시행의 기대효과...
외국인 투자 늘어 기관 주도 장세 예상
▎사진: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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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기다려왔던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의 막이 올랐다. 2014년 11월 후강퉁이 도입된 지 약 2년 만이다. 선강퉁 시행 소식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많은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다시 대세상승장이 올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도 들린다. 선강퉁은 후강퉁보다 곡절이 많았다. 후강퉁 실시 후 곧 실시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2015년 중국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이 여파로 기업공개(IPO) 개혁까지 실패하면서 계속 미뤄져왔다.선강퉁이 시행되면 중국 증시와 글로벌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채널이 또 하나 증가하게 된다. 특히 중소형주와 차스닥 주식이 상장된 선전거래소는 대형주 위주의 상하이거래소와는 다른 투자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장미빛 전망만으로 선강퉁의 영향을 과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후강퉁 시행 전, 중국 증시에 8000억~1조 위안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하루 130억 위안의 한도를 소진한 날도 드물었다.물론 선강퉁 제도는 후강퉁 시행 때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선강퉁은 일일 투자한도만 정해져 있고 총 투자한도는 폐지된 만큼 이론적으로는 외국인 자금이 무제한 유입될 수 있다. 또한 선전과 홍콩은 지하철로 출퇴근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일일 생활권이다.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시너지 효과가 후강퉁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얘기다.
①선강퉁의 개선점과 투자 대상은?앞서 말했듯이 총 투자한도가 없다(최근 후강퉁의 총 투자한도도 폐지됐다). 이는 장기적으로 홍콩증시를 중국본토 투자자에게 완전 개방하고 중국 증시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거의 완전히 개방하는 효과가 있다. 일일 투자한도는 선전거래소로의 투자금액은 130억 위안, 홍콩거래소로의 투자금액은 105억 위안이다. 투자 대상은 메인보드 270개, 중소판 410개, 창업판(차스닥) 200개 등 약 880개이다. 종목수로는 선전거래소의 48%이지만, 시가총액과 거래량으로는 각각 70%와 61%에 달하는 종목이 개방된다. 향후 상장지수펀드(ETF)도 거래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IT, 제약·바이오, 인터넷, 전자, 부동산개발업 비중이 크다.
②선전거래소와 홍콩증시는 어떻게 다른가?선전거래소와 홍콩증시는 투자자 구성, 유동성 및 제도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중국 증시는 개인 투자자가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크다. 또한 절반에 가까운 개인 투자자의 자금 규모가 10만 위안(약 1700만원) 미만일 정도로 분산돼 있다. 이와 달리 홍콩증시는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60%에 달할 정도로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이로 인해, 선전거래소와 홍콩증시의 선호 종목과 투자문화에도 큰 차이가 존재한다. 유동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중국은 자본계정이 개방되지 않은 상태라 글로벌 유동성의 영향이 제한적인 반면, 중국 내 유동성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홍콩증시는 완전 개방된 상태이기 때문에 코스피처럼 글로벌 유동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 동시에 중국 내 유동성의 영향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후강퉁에 이어 선강퉁까지 시행되면 앞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중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다. 중국 증시와 홍콩증시간에는 선호 종목, 수익률에서도 명백한 차이가 존재한다. 홍콩증시 투자자들은 대형주, 가치주, 실적주, 장기 투자를 선호하고 중국 증시 투자자들은 반대로 소형주, 성장주, 테마주, 단기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③선전거래소와 상하이거래소는 어떻게 다른가?대형 국유기업 위주로 상장된 상하이거래소와 달리, 중소기업과 민영기업 위주인 선전거래소는 메인보드, 중소판, 창업판의 세 개 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상장 종목도 1795개(메인보드 467개, 중소판 797개, 창업판 531개)에 달하는 만큼 몇 가지 점에서 상하이거래소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우선, 상장주식의 평균 시가총액이 약 120억 위안으로 상하이거래소(240억 위안)의 절반에 불과하다. 중소형주가 주로 상장된 중소판과 창업판의 시가총액은 더 작다.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개인 투자자 특성 때문에, 상하이거래소보다 거래가 활발하고 회전율도 높다. 그리고 중국의 신경제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상장돼 있으며 대표 업종은 IT, 제조, 소비업종이다. 선전거래소의 시가총액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민영기업 비중이 크고 상하이거래소 상장주식보다 성장성이 높은 반면 부채비율은 낮다. 성장성을 반영해서 선전거래소는 주가수익비율이 약 40배에 달할 만큼 밸류에이션이 높다. 상하이거래소는 약 15배에 불과하다. 차스닥은 약 70배에 달하며 고위험성 때문에 선강퉁 초기에는 기관 투자자만 거래가 가능하다.
④선강퉁과 적격외국인투자자(QFII),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제도는 어떤 차이가 있나?투자 대상과 투자한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 선강퉁 투자 대상은 선전거래소 상장주식에 국한돼 있지만, QFII와 RQFII는 주식, 채권, 펀드, 주가지수선물 등 대부분 금융상품에 투자가 가능하며 공모주 청약도 할 수 있다. 선강퉁의 투자한도는 없지만, 해외 기관 투자자가 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QFII제도는 약 800억 달러의 투자한도를 획득한 상태이다. 해외 기관 투자자가 위안화로 투자할 수 있는 RQFII 제도는 지금까지 약 5100억 위안의 투자한도가 부여됐다.
⑤선강퉁과 QFII, RQFII 제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2003년 QFII, 2014년 후강퉁, 2016년 선강퉁 실시를 통해서 중국 자본시장의 개방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선강퉁의 총 투자한도 폐지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금융당국은 후강퉁, 선강퉁의 일일 투자한도도 폐지하고 투자 대상도 상장지수펀드, 주가지수선물 등 파생상품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QFII와 RQFII도 자본유·출입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투자한도도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⑥선강퉁이 중국본토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2015년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11조 달러로 전 세계(73조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했다.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11조3000억 달러(홍콩포함)로 경제 규모와 엇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해외 투자자의 중국 주식 보유비중은 터무니 없이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자가 추종하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지수에서 중국 비중은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선강퉁 시행과 총 투자한도 취소는 중국 증시가 해외 투자자에게 대폭 개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2016년 6월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중국 주식은 약 6000억 위안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약 1.3%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등 신흥시장 국가의 자본개방 경험을 돌이켜보면, 향후 중국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 보유비중은 5~10%까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 앞으로 매년 중국 증시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이 최대 2500억 위안에 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비중도 1%에 불과하지만, 약 5%까지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자자 보유비중이 증가하면 중국 증시의 투자 분위기도 변화가 예상된다. 테마주, 단기 투자보다는 가치주, 장기 투자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관 투자자 주도 시장으로 바뀔 수 있다.
김재현 - 농협금융지주 NH금융연구소 부연구위원이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 베이징대에서 MBA를,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상하이교통대에서 재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1년의 중국 생활을 마치고 농협금융지주 NH금융연구소에서 중국 경제·금융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 도대체 왜 한국을 오해하나] [파워 위안화: 벨 것인가, 베일 것인가(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