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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혁 에스티유니타스 대표] 6년 새 매출 160배 뛴 교육업계 ‘슬링스톤’(다윗이 골리앗에게 던진 돌)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IT 접목한 혁신 콘텐트로 시장 석권 … 美 프린스턴리뷰 인수하고 에듀테크 시장 공략

▎윤성혁 대표는 “프린스턴리뷰 인수는 창업 전부터 꾸었던 꿈”이라고 말했다.
“위대한 질문에는 적절한 대답이 아닌 혁신적인 대답이 필요하다.”

서른 살을 갓 넘은 젊은이가 창업하며 한 말이다. 창립 멤버들에게 ‘1%의 소수가 누리는 삶의 기회를 소외된 99%도 누리게 해주자’는 비전을 제시했다. 빈부 격차 해소, 기회 균등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은 2010년 4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목표로 에스티유니타스를 설립했다. 그리고 6년. 에스티유니타스는 영단기(토익·토플·텝스 등 영어시험 대비)·공단기(7·9급 공무원, 경찰·소방공무원 시험 대비) 등 교육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혁신적인 콘텐트로 국내 에듀테크(교육(education)+기술(technology)) 시장의 선두에 섰다. 지난해 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임직원 수는 1200명에 달한다. 4000억원 중 온라인에서 80%, 오프라인에서 20%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합격자 분석, 단기간 합격방법 제시로 흥행


지난 6일 서울 대치동 오토웨이타워의 에스티유니타스 사무실에서 윤성혁(37) 대표를 만났다. 회사 이름에 나오는 ‘ST’가 무슨 뜻일까. 윤 대표는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릴 때 사용한 ‘슬링 스톤(Sling Stone:물맷돌)’의 약자”라고 했다. 실제로 기존 업계에 그는 다윗 같은 존재였다. 현재 60여 개 브랜드 대부분을 동종 업계 1위에 올려놓으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로켓 같은 성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레드오션으로 불리는 국내 교육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학습의 효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단기 고득점 방법론’, 무제한 수강이 가능한 정액제 상품 ‘프리패스’ 출시 등의 혁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를 수석 졸업한 뒤 20대 때 당시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 중이던 이투스에서 본부장으로 재직하며 6개월 만에 매출을 4배 이상 늘린 대입 교육 전문가 출신이다. 역시 서울대 공대 출신의 이정진(44)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윤 대표는 “창업 당시 토익·공무원 시험 등 각 분야의 강자가 있었다. 이것을 다 담아낼 그릇을 고민했다”며 “누구나 의지만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을 통해 성적이 급상승하는 학생의 공부 방법과 데이터를 계속 트래킹(추적)하면서 이를 시스템에 반영했다. 영단기는 토익 단기 고득점자 1444명을 연구해 그들의 공부 습관과 공부법을 제시했다. 공단기 역시 2만7833명의 합격자를 분석해 단기간에 합격하는 방법을 선보였다. 특히 가격 거품이 상당했던 공무원 수험 시장에 타사 대비 10% 가격으로 내놓은 ‘프리패스’ 상품은 단박에 수강생을 불러 모았다. 인수·합병(M&A)도 플랫폼 확장의 전략이었다. 2014년 강남과 신촌·노량진 등에 8개의 입시학원을 운영하던 스카이에듀와 의치대전문관을 운영하는 숨마투스학원을 인수했다. 2015년 전국 42개 캠퍼스를 갖춘 MBC아카데미뷰티스쿨 인수에 이어 지난해엔 대구한국공무원학원, 인터넷서점 리브로를 인수했다.

2월 초에는 미국의 글로벌 교육기업 프린스턴리뷰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밝혀 교육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981년 설립한 프린스턴리뷰는 SAT·ACT 등 미국 대학·대학원 입시 준비시험 관련 온·오프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 대표는 “최근 5년간 미국 온라인 교육시장이 5배 성장하는 등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로 미국 교육시장을 빠르게 주도하고 전 세계 시장까지도 발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미국 온라인 교육시장이 오프라인 대비 10%에 불과한 상태”라며 “시장이 기대처럼 급성장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윤 대표가 글로벌 시장 개척에 뛰어든 것은 국내에서 선제적 서비스를 개발해 급속하게 성장했던 온라인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후발주자에게 추월당하는 사례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페이스북·우버·에어비앤비와 같이 IT기술을 등에 업고 각 산업을 바꾼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를 주목해야 한다”며 “에스티유니타스의 검증된 기술력, 프린스턴리뷰가 보유한 방대한 학습 데이터베이스와 브랜드파워를 결합해 세계 최고의 교육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평생 일할 수 있는 ‘창직(創職)’ 프로그램 개발 중


윤 대표는 ‘교육’에서 ‘창직(創職)’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상황에서 재취업을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5년엔 전국 42개 캠퍼스를 갖춘 MBC아카데미뷰티스쿨을 인수했고, 지난해엔 경단녀(경력단절녀) 등을 위한 직업교육 브랜드 스콜레를 선보였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교육시장 역시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 개발을 통해 교육·지식·고용 시장이 하나의 생태계로 진화할 것”이라며 “이 글로벌 교육 플랫폼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가정교사 개발, 교실과 학교에 대한 롤모델 정립 등으로 세계 교육의 빈부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드린 것은 야구로 치면 1회 초에 불과하죠. 9회 말까지 지켜봐 주십시오.”

이를 위해 윤 대표는 ‘스타트업(창업초기회사)’ 정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칸막이 없는 사무실에서 윤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임원실 없이 직원들 사이에 책상을 놓고 함께 일한다. 직원들은 직급 없는 호칭체계를 통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협업한다. 각 팀의 주니어로만 구성된 행복섬김위원회는 신규 사업이나 경영에 의견을 제시하는 가장 강력한 사내 의사결정기구다.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전사회의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회사 운영에 관한 사항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1373호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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