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을 사거나 공매도하는 롱숏전략 접목시장 반응도 좋았다. 재량1호에 이어 2호까지 출시된 이 펀드에는 2월 23일까지 4700억원의 돈이 몰렸다. 수익률도 괜찮다. 재량투자 1호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현재까지 4.24%, 같은 해 8월 출시된 2호 펀드는 5.25%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국내 채권 혼합형펀드 평균 누적수익률은 1.12%, 국내 주식형펀드는 -2.58%다. 김 대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비결은 가격이 오를 것 같은 종목을 사고 내릴 것 같은 종목은 파는(공매도) 롱숏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 뒤 낮은 가격에 다시 사 빌린 주식을 갚고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사모 펀드에서 채권 공매도 레버리지(차입) 비율은 400%다. 예컨대 펀드 차입금이 1000억원이면 4000억원까지 빌려서 공매도가 가능하다.김 대표는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앞으로 채권에 투자해도 돈을 벌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가격은 내려간다. 때문에 금리 인상시기에는 채권 투자매력이 떨어진다. 그는 “금리 상승이 추세인 것은 맞지만 상품 구조상 금리 방향에 따라 수익률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올해 펀드규모를 1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펀드는 사모펀드 특성상 최소 가입금액이 100억원이다. 소액 투자자들은 엄두를 낼 수 없다. 그래서 그가 고안해 낸 것이 펀드 투자를 위한 신탁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공모펀드에서는 채권 공매도 레버리지 비율이 20%에 불과해 이 상품 구조로는 공모펀드를 만들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신탁상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방식은 이렇다. 신탁상품을 만들어 투자자 100명에게 100억원을 모집 한 뒤 그 신탁 이름으로 사모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다.김 대표는 채권 헤지펀드에 이은 2탄도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업계 처음으로 달러에 투자하는 ‘달러채권혼합40’ 펀드를 출시한다. 60%는 미국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내 주식에 투자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보면 환율이 오를 때는 코스피지수는 떨어지고 환율이 떨어지면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며 “인과관계는 아니지만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의 상관관계는 -0.7로 나타났다. 달러 가치가 1% 떨어지면 코스피지수는 0.7% 오른다는 얘기다. 그는 “이 상품은 어느 한쪽이 떨어져도 수익은 꾸준하게 나오기 때문에 장기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2년 만에 펀드수탁고 72% 늘어채권뿐 아니라 주식형펀드 상품에서도 그의 아이디어가 빛난다. 지난해 중국 상장기업(IPO)에 투자하는 ‘중국차이나플러스’, 미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미국배당우선주펀드’도 펀드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미국배당우선주펀드는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되 주가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도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우선주에 투자한다. 미국의 우선주는 매월 또는 분기별로 채권의 표면이자처럼 고정적인 배당을 지급하는데 평균적으로 연 5~6% 수준이다.그는 “한국에서는 기업들이 사업실적에 따라 연말에 배당률을 발표하지만 미국은 사전에 발표한다”며 “이렇다 보니 미국 주식시장에서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면 보통주는 주가가 빠지지만 우선주 대부분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설정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은 2.98%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북미 주식형 펀드 지난 1년 누적 수익률은 -9.13%다.이 회사의 펀드 수탁고는 지난 2014년 17조3515억원에서 올 2월 22일까지 29조8877억원으로 2년 동안 72% 증가했다. 업계 10위권에 머물렀던 흥국자산운용은 현재 8위다. 김 대표의 주식 운용 경력은 3년으로 짧은 편이다. 지난 1986년 삼성경제연구소 산업분석 애널리스트를 시작으로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국제영업, 2005년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최고 마케팅책임자(CMO)를 역임했다. CMO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자산운용사 수장으로 올랐다. 김 대표는 “주식 운용경력은 짧지만 타 운용사 CEO들이 해보지 못한 영업, 마케팅, 상품개발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며 “사실 우리 회사는 은행이나 증권, 그룹을 가진 운용사들과 규모의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해 지금처럼 새로운 상품을 발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결과로 말할 수 있는 회사, 빅(BIG) 컴퍼니가 아닌 굿(Good) 컴퍼니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