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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본 세상(4) | ‘세월호’ 키워드 분석해 보니] ‘세월호 사건은 정부의 잘못’ 지배적 여론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세월호 인양 반대 목소리 크지 않아 … 관련 키워드 인양·수습자·선체 등

▎3월 24일 밤 세월호가 전남 진도 앞 해역에서 기다리던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되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지난 3월 23일 오전 3시 45분,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침몰된 지 1073일, 3년 23일 만이다. 이후 세월호는 반잠수 운반선에 실려 목포신항으로 옮겨지고, 육상으로 끌어올려진다. 이제 남은 숙제는 세월호에서 진실을 끄집어 낼 수 있느냐다. 침몰 원인이 무엇이고, 구조 과정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남은 자들이 찾아내야만 한다. 아직 배에서 내리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살아있는 이들의 몫이다. 그렇게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한국 사회에 깊은 충격을 줬고 많은 과제를 남겼다. 세월호가 어떤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는지 아담 애널리틱스를 이용해 분석했다.

박근혜 탄핵 결정일에 세월호 관심 급증


▎AI 연관어 분석을 하면 세월호 인양에 관련된 연관어가 많이 나왔다. 소조기 같은 전문적인 연관어가 상위권에 오를 정도다.
‘세월호’를 키워드로 3월 1일부터 3월 29일까지 1개월 동안 사람들의 관심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봤다. 트렌드 분석 기법을 사용했다. 트렌드 분석을 하면 키워드가 뉴스·블로그·트위터에 얼마나 언급됐는지 알 수 있다. 지난 1개월 동안 세월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변화도 한눈에 볼 수 있다.

1개월 동안 세월호 관련 데이터는 11만3000여 건 검색됐다. 3월 초만 해도 평상시에는 1000여 건에 머물렀다. 그런데 3월 10일(1만9996건)과 3월 23일(2만1830건)에 급격하게 증가했다. 3월 10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가 있던 날이다. 3월 23일은 세월호가 3년여 만에 수면 위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날이다. 사람들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세월호에 많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근혜 탄핵이 세월호와 무관할 수 있습니까” “이 나라 박근혜 정권 그 자체가 세월호를 가라앉게 만들고 거기에 방치했던 거였다” 이런 콘텐트를 검색할 수 있는 이유다. 탄핵 선고 이후 세월호에 대한 데이터는 평소의 3~4배 정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세월호에 대한 감성 키워드 중에서 ‘긍정’ 데이터로 검색된 것은 대부분 순조로운 인양을 바라는 내용이 많았다.
세월호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아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감성 키워드 분석’을 실시했다. 이 분석 방법을 이용하면 키워드에 대한 긍정적인 혹인 부정적인 이미지가 어떤 것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세월호에 대한 긍정적인 키워드로 검색된 것은 ‘가치가 있다’ ‘간절히 바라다’ ‘결실을 맺다’ ‘고맙다’ ‘고비를 넘기다’ 같은 말들이 상위권에 배치돼 있다. 이 외에도 ‘무사히’ ‘온전하다’ ‘힘을 모으다’ 같은 단어가 뒤를 이었다. 인양에 관련된 키워드가 대부분인 셈이다.

평소 거의 쓰지 않는 ‘소조기’ 등 단어 등장


▎세월호에 대한 감성 키워드 ‘부정’ 데이터를 분석하면 세월호 침몰 사고가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음을 알 수 있다.
긍정적인 감성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원 데이터는 무엇인지 분석했다. ‘우리는 정말 세상으로 나온 세월호 앞에 당당할 수 있습니까?’ ‘깊은 바닷속에 누워 있던 세월호도 이제 그 모습을 거의 다 드러냈다’ ‘세월호를 들어 올려서 이게 가라앉게 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같은 콘텐트가 많았다. 세월호 인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바라고 있었다.

세월호에 대한 부정적인 키워드도 분석을 해봤다. 일각에서 나오는 세월호 인양에 대한 반대 의견에 동조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분석 결과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는 ‘가라앉다’ ‘갈등’ ‘고비’ ‘고통’ ‘고통을 안기어주다’ ‘구속’ 같은 데이터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음을 알려주는 연관어다. 세월호 인양 반대 의견에 찬성하는 데이터는 눈에 띄지 않았다.


▎트렌드 분석 결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가 내려졌던 3월 10일과 인양이 시작된 3월 23일 세월호 관련 콘텐트가 급증했다.
세월호라는 키워드를 보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AI 연관어 분석’을 했다. 가장 많이 나온 연관어는 ‘인양’과 ‘수습자’ ‘선체’ ‘침몰’ 등이다. 그 뒤를 이어 ‘미수습자’ ‘팽목항’ ‘해경’ ‘실종자’ ‘참사’ ‘소조기’ 등이 검색됐다. 평상시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소조기’라는 단어가 이채롭다. 소조기는 15일마다 썰물과 밀물의 격차가 작아지는 시기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세월호는 소조기 때 인양해야 한다’는 분석을 많이 했다. 3년 넘게 바다에 침몰해 있던 세월호에 대해 사람들은 ‘빠른 인양’을 바라는 의견이 많았음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20여 년 동안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 사업을 해온 솔트룩스가 개발한 분석 서비스 ‘아담 애널리틱스’를 이용해 빅 데이터를 분석했다.

1379호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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