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종합 2위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대표] 맞춤형 생산 집중해 매출 1조원 클럽 입성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아디다스 등 우량사 중심 맞춤형 생산전략 주효... 베트남 등 해외 공장 증설 착수

화승인더스트리는 지난해 연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아디다스 납품 물량 증가 등 매출의 80% 가까이 차지하는 신발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화승인더스트리는 화승그룹 핵심 계열사로 필름·화학 사업과 함께 신발을 만드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연결 기준 1조112억원, 영업이익은 78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6.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015년 5.9%에서 지난해 7.7%로 1.8%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반영해 주가 역시 2015년 종가 기준 7560원에서 2016년 종가 기준 1만450원으로 35.2%나 상승했다. 올 들어서도 꾸준히 1만원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객사를 넓히기보다는 맞춤형 생산에 집중한 화승인더스트리의 전략을 ‘1조 클럽’에 입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평가한다. 필름·신발·유통 3개 사업군을 보유한 화승인더스트리는 운동화 등 신발 제품 생산을 주축으로 외형을 불리고 수익성을 확대해왔다. 내부거래를 제외한 순매출액의 73%가 신발 부문에 집중돼 있다. 신발 접착제 등을 자체 생산하는 등 운동화 생산 공정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수익성 증대를 꾀했다. 경쟁사보다 50~80% 높은 자동화 비율을 구축한 것도 강점이다.

특히 대만 업체들이 단순히 주문대로 제품을 만드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인 반면, 디자인 개발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는 ODM업체로 제품 주문에서부터 선적까지 걸리는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덕분에 아디다스의 신발 ODM 업체 중 점유율 2위에 올라 있다. 신발 밑창의 부스트(Boost)폼 생산능력 등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의 장점을 취한 아디다스의 ‘네오라벨’ 생산을 오랫동안 맡아왔다.

화승인더스트리는 2014년부터 오너 3세인 현석호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현승훈 그룹 총괄회장의 차남이다. 최근 형인 현지호 총괄부회장 겸 화승R&A 대표와 계열사 간 지분 정리를 통해 그동안 시장에 만연했던 지배구조 논란을 해결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화승그룹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화승인더스트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평가에서 매년 최하위권인 ‘C등급’을 받고 있다.

현석호 부회장은 올해도 인도네시아 생산라인 증설에 이어 베트남 공장 증설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15년 897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315억원으로 늘어난 이익잉여금이 실탄이 됐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월 평균 400만 족을 생산했던 베트남 공장에서는 2020년까지 600만 족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주홍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승인더스트리가 2020년까지 생산 능력 증설로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주요 고객사인 아디다스의 패션 브랜드 ‘네오라벨’ ODM과 고가 라인 부스트 부자재 생산에 따라 이익률이 꾸준히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389호 (2017.06.26)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