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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종합 3위 이우현 OCI 대표] 경영 고삐 움켜쥐며 재도약 발판 마련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구조조정 한파 딛고 4년 만에 흑자 전환... 공격적인 투자로 신규 먹거리 창출

“올해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태양광 부문의 수익성을 높이고, 사업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이우현(49) OCI 대표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밝힌 청사진이다. 태양광 모듈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OCI는 지난 3~4년간 공급과잉으로 인한 구조조정 한파를 겪으며 재기를 노려왔다. 이수영 OCI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 대표는 2013년 취임 이후 그룹의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고, 보유 유가증권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왔다. 특히 2015년 천연소다회를 생산하는 미국 자회사 OCI 케미칼을 터키 에너지 기업인 지너 그룹에 매각한 데 이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OCI 머티리얼즈를 SK에 넘겼다. 최근에는 새만금 산업단지에서 열병합발전소 사업을 위해 설립한 OCI SE도 매각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의 이런 자구 노력 덕분에 OCI는 지난해 매출 2조 2453억원, 영업이익 1203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올해도 비상경영체제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해 경영의 고삐를 더욱 움켜쥘 태세다. 먼저 새로운 수익 사업으로 폴리실리콘 업체인 일본 도쿠야마 말레이시아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OCI는 지난해 도쿠야마 말레이시아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일부 지분(16.5%)을 취득했다. 현재 100% 지분 인수를 놓고 사업협력방안 모색과 기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연간 2만t의 생산력을 갖춘 도쿠야마 공장을 인수하면 OCI의 생산력은 기존 5만2000t에서 7만2000t으로 늘어난다. 현재 독일 바커(연간 7만8000t)와 중국 GCL(연간 7만2000t)이 각각 1, 2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OCI가 이들 두 회사와 순위를 다투게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도쿠야마 공장 전기료가 한국의 30% 수준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폴리실리콘 생산비용 절감과 더불어 그에 따른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OCI가 도쿠야마 말레이시아를 인수할 경우 원가 절감과 생산량 증가가 예상돼 최저 비용으로 최고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폴리실리콘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도 더욱 속도를 낸다는 복안이다.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위해서는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ESS 설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OCI가 이미 레독스 흐름 전지(Redox Flow Battery,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인 배터리용 ESS 사업에 나서거나 태양광 분야와 접목해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OCI 관계자는 “미국 등 ESS 사업 인가가 필요한 국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OCI의 고유 사업 영역인 석유화학 부문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타이어의 핵심 원료인 카본블랙에 집중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중국에 카본블랙 생산공장을 짓고 생산력을 35만t으로 높였다. 또 현대오일뱅크와 손잡고 연간 10만t의 카본블랙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추가로 설립 중이다.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5만t 규모를 증설할 계획도 세워뒀다. 이럴 경우 OCI의 카본블랙 생산력은 연간 50만t을 넘어서며 국내 카본블랙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1389호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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