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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대가가 건네는 ‘인생 나침반’ | 나를 만드는 힘(2)] “나를 계속 움직인 힘은 내 일에 대한 애정” 

 

조원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스티브 잡스의 치열했던 삶...“애플에서 해고당한 건 내 인생 최고의 사건”

저성장·양극화·고령화로 대별되는 뉴노멀의 시대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디지털 변혁으로 생산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삶이 축복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어디에서 와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종착역이 어딘지 모르고 살고 있다. 올바른 ‘나’를 세우고 디지털 세상을 똑바로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은 없을까. 경제·경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들의 가르침을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아 나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잠재력을 끌어 올려보는 건 어떨까. 나를 방해하는 수많은 유혹에서 나를 지키는 힘도 키워보자. 혼돈의 시대 자아를 재발견하는 여정을 떠나는 이유다.


‘참다운 나’를 찾아 가는 과정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어쩌면 인생은 그런 여정을 수도승처럼 묵묵히 수행해 나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혁신의 아이콘이자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 역시 그의 경험을 토대로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에서 명연설을 했다. 그의 연설을 듣고 나면 가슴이 뭉클해져 유튜브를 계속 틀게 된다. 누군가는 대명사처럼 된 “Stay hungry, Stay foolish(항상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를 떠올리며 “아, 그 스티브 잡스 이야기”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그건 그가 한 말이 아니다. 그 말을 인용한 것일 뿐이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한 그의 말을 들어 보자.

“내가 어렸을 때 [전 세계 목록(The Whole Earth Catalogue)]이라는 놀라운 책이 있었습니다. 저희 세대의 필독서였죠.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먼로 파크에 사는 스튜어트 브랜드란 사람이 쓴 책인데 시적 감성으로 생기가 넘치는 책이었지요. PC나 전자출판이 존재하기 전인 1960년대 후반이었기 때문에 타자기·가위·폴라로이드카메라로 만든 책이었습니다. 구글이 등장하기 35년 전, 책으로 제작한 구글과 같은 것이었죠. 이상적으로 만들어진 책의 내용에는 깔끔한 도구와 훌륭한 개념으로 가득했습니다. 스튜어트와 편집팀은 몇 차례 이 책의 개정판을 내놓았고, 마지막 작업에 이르러 최종판을 내놓았습니다. 그때가 70년대 중반, 제가 여러분 나이였을 무렵이죠. 최종판 뒤쪽 면에는 이른 아침 시골길 사진이 있었는데, 모험적인 사람이라면 히치하이킹을 할 수 있는 풍경이었습니다. 사진 아래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항상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 그것이 그들의 작별인사였습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 인상 깊은 책의 작별인사가 그에게 묘비의 비석처럼 각인이 된 것 같다. 우리가 지식이나 삶에 임하면서 배부른 돼지가 될 수는 없다. 삶이란 무언가 유도하는 동인이 있어야 하고 채워질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기에 그의 말은 진실이다. 삶을 때로는 바보스럽게 우직하게 흔들림 없이 나간다면 바람직함 자체라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고 비탈길을 오른 후 내려갈 때 오는 충만감은 새로운 오르막을 오르기 위한 휴식 같은 여유를 준다. 땀 흐르는 이마에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들으며 삶의 충만감에 머물러 집에 돌아온다고. 고지가 저기인데 돌아간다면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리라.

우리는 대개 어린 시절 명사들의 찬란한 언어에서 삶의 영감을 얻는다. 누구는 이제 진부하기까지 한 말을 떠올린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떠올리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누구는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 진다’는 에디슨의 말을 금과옥조로 삼고 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1만 시간의 법칙’을 믿고 끊임없이 자기의 목표를 향해 부단한 노력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에디슨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1%의 영감이 없다면 99% 노력을 해도 천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진정한 의도라면 말이다. 특히 1% 영감이 재능을 말한다면, 어쩌면 천재는 타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천재가 이룬 업적으로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꼭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노력이 이룬 대가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력은 때로는 결실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언젠가 결실로 맺어질 꿈을 꾸며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사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흐뭇한 인생 아닌가? 큰 결실이든 작은 결실이든 땀으로 이루어졌을 때 그 가치는 더 커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집에 빈 화분이 있다면 사과나무든 무화과나무든 스피노자의 말을 생각하며 심어보면 어떨까? 집안에 활기가 돌지 않을까?

스티브 잡스의 자아를 만든 세 가지 ① 인생이란 점의 연결


▎애플의 공동 경영을 맡았던 존 스컬리(오른쪽)와 스티브 잡스가 맥킨토시 초기 모델을 홍보하기 위해 제품 앞에서 섰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 대학의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곁들여 3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그가 성격이 고약한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인생을 통달한 철학자로 느껴진다. 그는 먼저 인생의 점들의 연결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그는 대학을 다니다 6개월 만에 중퇴한다. 큰 돈을 벌지 못했던 양부모가 애써 모아둔 돈이 모두 그의 학비로 들어갔다. 그는 대학생활이 그만한 가치가 없어 보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대학이 그것을 찾아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일이 잘 될 거라고 믿고 자퇴를 결심했습니다. 당시에는 두려웠지만 돌이켜 보면 제 인생에서 최고의 결정이었습니다.”

그는 대학 자퇴 후에 관심 없던 필수과목들을 그만두고 더 흥미 있어 보이는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그다지 낭만적인 생활은 아니었다. 기숙사에서 머물 곳이 없어 친구 집 마루에서 자기도 했고, 5센트짜리 콜라병을 모아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매주 일요일 밤이면 모처럼 제대로 된 음식을 먹기 위해 7마일을 걸어 예배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정말 맛있었다고 회고한다. 자 여기서 그의 멋진 말을 되새겨 보자

“오로지 호기심과 직감을 믿고 저지른 일이 훗날 아주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중략)…자퇴해 정규과목을 들을 필요가 없었으므로 저는 서체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세리프와 산세리프체를, 다른 글씨의 조합 사이의 그 여백의 다양함을, 활자 배치를 훌륭하게 만드는 요소에 대해 배웠습니다. 과학적으로 도저히 분석할 수 없는 아름답고, 유서 깊고, 예술적으로 미묘한 것이어서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이 중 어느 하나도 제 인생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10년 후 우리가 첫 번째 매킨토시를 구상할 때 저에게 그것이 되살아났고, 우리가 설계한 매킨토시에 그 기능을 모두 집어넣었습니다. 그것은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였습니다. 만약 제가 서체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매킨토시의 복수서체 기능이나 자동 자간 맞춤기능은 없었을 것이고, 맥을 복제한 윈도우도 그런 기능이 없었을 것이고, 결국 개인용 컴퓨터에는 이런 기능이 실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미래를 멋지게 연결하는 힘을 구상하지 못할 수 있다. 잡스의 말처럼 과거를 돌이켜 볼 때에야 그들을 연결시킬 수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우리가 미래에 마주할 점들을 연결할 수 있음을 확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배짱·운명·인생·숙명 같은 그 무엇이 되었든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가 앞으로의 미래와 연결된다는 믿음이 여러분 자신의 마음을 따르도록 하는 데 확신을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길이 아무리 험한 길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인생에서 모든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의 철학적 면모의 탁월함에 반하지 않는다면 분명 당신은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는 경영자 이전에 삶을 통찰하는 철학자의 정교함을 가진 인물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자아를 만든 세 가지 ② 사랑과 상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애도 표시로 2011년 10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의 타워 전광판에 잡스의 사진이 떴다.
그의 인생관에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랑과 상실에 관한 그의 아름다운 추억이다. 사람은 사랑으로 살고 상실에서 아픈 만큼 성숙해 지는 것이 아닐까? 호수에 비친 자아도 그런 닮음꼴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건 성공한 인생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리라. 그는 스무살 때 부모님 차고에서 친구와 애플을 공동으로 창업했다. 10년 후에 4000명이 넘는 종업원을 거느리는 20억 달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최고의 작품, 매킨토시를 출시하고 노래 가사처럼 서른 즈음에 해고당했다. 어떻게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해고당할 수 있을까? 애플이 커가며 그와 친구의 비전은 서로 어긋나기 시작했고, 결국 둘은 헤어진다. 회사는 그에게 연인과 같은 존재였으리라. 그가 만일 김광석이란 가수를 알았으면 차고에서 담배를 하나 물고 그의 노래를 부르지 않았을까? 사랑 대신에 친구를 아니면 회사를 생각하며 인생을 논했을지 모르겠다.

회사를 나온 그는 성년기의 목표를 상실해 버렸고, 정말 쓰라린 아픔을 겪었다. 그는 김광석의 노래 가사처럼 아픔을 느끼며 몇 개월 동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공개적인 실패자였고 실리콘밸리에서 도망쳐 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그 순간 무언가 그의 내면에서 뭔가 천천히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여전히 제 일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애플에서 겪었던 사건도 그런 애정을 꺾지 못했습니다. 전 해고당했지만 여전히 일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새 출발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해고당한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사건이었습니다. 성공한 사람이란 중압감은 다시 초심자의 가벼움으로 대체되었고 모든 일에 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내 인생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시기로 갈 수 있도록 저를 자유롭게 해주었습니다.”

그 후 그는 5년 동안 넥스트(NeXT)와 픽사(Pixar)라는 회사를 세우고 노래 가사와 달리 새로운 사랑인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 픽사는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시작으로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됐다. 주목할 만한 일련의 사건이 이어졌다. 애플이 넥스트를 인수하면서 그는 애플로 복귀한다. 넥스트에서 개발했던 기술은 애플 르네상스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그는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안정감을 찾게 됐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애플에서 해고당하지 않았다면 이런 많은 일 중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약을 들이키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환자에겐 필요한 법입니다. 때로는 인생에서 벽돌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일이 생기더라도 결코 신념을 잃지 마십시오. 나를 계속 움직이게 했던 힘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애정이었습니다. 일은 여러분 인생의 큰 부분을 채우게 될 것이고 여러분이 위대하다고 믿는 그 일을 하는 것만이 진정한 만족을 얻는 길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것만이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그 일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계속 찾으십시오. 쉽게 안주하지 마십시오. 진심을 다해서 찾아내면 그때는 알게 될 것입니다. 그 모든 위대한 관계가 그런 것처럼 세월이 지나갈수록 더 좋아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계속 찾으십시오. 안주하지 마십시오.”

일과 사랑을 중시한 그의 삶을 생각하니 일찍 타계한 그에게 연민이 남는다. 그가 이룬 업적은 지금도 애플의 역사로 남고 그의 인생은 영화로 책으로 사람들에게 회자된다. 우리는 그가 상실이 잉태하는 전진의 가치를 깨달은 참 인간이란 것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된다.

스티브 잡스의 자아를 만든 세 가지 ③ 죽음


▎2007년 5월 한 정보기술(IT) 관련 행사에서 대담 중인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왼쪽)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 사진 : 위키미디어 커먼스
우리는 누구나 시한부 인생을 살아간다. 그래서 인생을 나그네 길에 비유하지 않았던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다. 물론 누군가는 반박할 수 있다. 누군가는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로, 은수저로, 흙수저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사회적 이동성이 점점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틀린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세상살이가 처음부터 공정한 게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같은 자수성가한 인물을 생각하면 마음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는 입양된 흙수저로 정말 열심히, 지독하게 살았다. 그를 그렇게 살게 한 마지막 동인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는 니체의 ‘초인 수업’을 통달한 것일까? 자기 스스로 삶을 창조하고 삶을 능동적으로 사는 측면에서 그가 존경스럽다. 니체는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권력에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니체에 따르면 인생을 살면서 대부분의 사건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운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는 이러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격과 적성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고귀한 인간은 실로 자신을 위해서, 자신을 탁월한 자로서 구현하기 위해 자신의 적을 필요로 한다. 잡스에게 그런 적은 누구였을까? 그건 아마도 자기 자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인간의 숙명인 죽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17살 때 이런 경구를 읽었습니다.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는 꼭 성공할 것이다.’ 이 글은 감명을 주었고 저는 그 이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하려는 일을 하고 싶을 것인가?’ 며칠 연속으로 “No!”라는 답을 얻을 때마다 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내가 곧 죽는다는 생각은 인생의 결단을 내릴 때마다 가장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모든 외부의 기대, 자존심 그리고 실수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죽음’ 앞에선 모두 떨어져 나가고 오직 진실로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함정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가 말하는 것은 내면이 명령하는 마음을 따라 가라는 것이다. 그의 말을 계속 들어 보자.

“아무도 죽길 원하지 않습니다. 천국에 가고 싶다는 사람조차도 거기 가려고 죽고 싶어 하진 않죠. 하지만 여전히 죽음은 우리 모두의 최종 목적지입니다. 아무도 피할 수 없죠. 그리고 그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이 ‘죽음’이니까요. 죽음은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존재입니다. 죽음은 새 것에 길을 내주기 위해 헌 것을 청소해 줍니다. 지금 당장은 여러분이 새 것이지만 그리 멀지 않은 훗날 여러분도 헌 것이 되고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에게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잡스의 말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의 결과물에 불과한 도그마에 빠져 살지 말아야 한다. 그 모든 것은, 그의 표현을 빌자면 소음이고 내면의 목소리를 덮어버리게 만드는 악마다. 인생에서 참 나를 찾아가는 것은 우리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이다. 잡스를 생각하며 시인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명구를 참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떠올려 본다. 그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당신에게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를 답을 구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그런 식으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무엇이든지 지속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엔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해답 안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 필자는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행시(재경직) 34회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관세·물가·복지·국제금융·통상 등의 분야에서 일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경제적 청춘] 등이 있다.

1409호 (201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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