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재팬, 킷캣 전용 온·오프라인 매장 열어...자체 메뉴 개발 전략으로 일본 점유율 1위
▎사진 : 네슬레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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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 한 해 700여 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500만 명에 비해 40% 늘어난 수치다.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일본 여행시 필수 쇼핑품목으로 꼽히는 제품이 있다. 바로 초콜릿 ‘킷캣(KITKAT)’이다. 일부 소비자는 해외 직구를 감수하면서까지 일본산 킷캣을 구입한다. 글로벌 기업 네슬레의 대표적인 초콜릿 브랜드인 킷캣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100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다. 1935년 영국에서 처음 출시돼 국내에는 1999년 소개됐다. 우리나라 수퍼에도 흔히 파는 초콜릿을 일본에서 공수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오리지널 초콜릿만 파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만 파는 다양한 맛의 초콜릿이 있기 때문이다. 네슬레재팬은 2000년 딸기맛 초콜릿을 처음 출시한데 이어 지금까지 300여 가지가 넘는 초콜릿을 선보였다. 현재는 약 30종류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에 힘입어 일본은 첫 출시국인 영국을 뛰어넘는 킷캣의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킷캣이 일본에서 유독 인기를 끈 배경에는 브랜드명도 한몫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수험생에게 찹쌀떡을 선물한다면 일본에서는 킷캣을 선물한다. ‘반드시 이긴다’는 뜻의 일본어 ‘킷토카츠(きっと勝つ)’가 킷캣의 일본어 발음 ‘킷토캇토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수험생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격려와 응원, 행운을 빌 때 킷캣을 전달하는 마케팅으로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나아가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그 지방의 특산물을 사서 선물하는 ‘오미야게’ 문화가 발달한 특성을 살려 지역 특산물과 초콜릿을 접목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킷캣 사케’는 사케의 본 고장으로 알려진 일본 도야마현에서 120년 넘게 이어져 오는 마스다 주조의 사케를 주재료로 한 초콜릿이다. 훗카이도산 멜론과 후쿠오카산 딸기, 교토산 말차를 이용한 초콜릿도 지역색을 살린 제품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 300여종 넘는 초콜릿 선보여
▎킷캣 플래그십 스토어가 10월 26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열었다. 사진 : 네슬레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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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네슬레재팬은 2014년 오픈한 도쿄 긴자샵을 시작으로 일본 전역에 7개 킷캣 프리미엄 매장을 열었다. 이에 앞서 2003년부터 일본 출신의 유명 파티셰인 야수마사 타카기와 협업해 메뉴 개발에 나섰다. 타가기 셰프는 “일본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최상급 커버추어 초콜릿과 빚어 만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커버추어 초콜릿은 카카오 버터와 카카오 매스 함유량이 높은 고급 초콜릿이다. 일본 현지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자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꼭 사야 하는 먹거리가 됐다. 특히 방일 외국인 비율 1~2위를 다투는 한국인들에게 유독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10월부터는 일본에서만 판매하던 녹차맛 킷캣을 판매하는 등 입지를 넓혀나갔다. 나아가 서울에 세계 최초로 킷캣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아시아 시장에서 매장 확대 계획네슬레는 지난 10월 26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킷캣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타카기 셰프와 협업한 프리미엄 킷캣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 전문 샵으로, 단발성 팝업 스토어와 달리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한국 관광객에게 반응이 좋았던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플레이버의 제품을 선보인다. 이 매장은 하루 평균 300여 명의 방문객이 들며 오픈 첫 주말, 신세계 강남점 디저트 매장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매장 오픈에 이어 온라인과 모바일 매장도 론칭해 국내 소비자를 만난다. 오픈 당일 만난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대표는 “새롭고 트렌디한 프리미엄 디저트를 원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2년 간 준비한 끝에 한국에서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게 됐다”며 “그동안 한국에서 킷캣의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온 만큼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네슬레재팬은 한국을 시작으로 다른 아시아 시장에 추가 매장을 오픈 할 계획이다.
[박스기사] 세드릭 라크루와 네슬레재팬 상무 | “한국 특산품 녹인 초콜릿 만들겠다”
▎사진 : 네슬레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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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은 경험이 필요한 제품이다.” 세드린 라크루와 네슬레재팬 상무는 10월 26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연 킷캣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론칭 현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킷캣 프리미엄 라인을 국내에 출시하며 유통 채널로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아닌 자체 매장과 온라인을 선택한 이유다. 라크루와 상무는 “한국 소비자는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요구도 많았다”며 “플래그십 스토어와 온라인몰을 통해 먼저 우리 제품을 맛보고, 그 안에 든 서비스와 장인정신, 좋은 재료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처음 출시한 제품이 일본에서 더 인기를 끈 배경은?“일본어와 비슷한 제품명을 내세워 누군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 시초가 됐다. 다양한 제품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맛을 개발해 재미를 준 것도 이유가 됐다.”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제품이 눈길을 끈다. 현지화를 위한 전략인가?“우린 별도로 시장 조사를 하진 않는다. 일본 사람들이 어느 지역을 여행하든 그곳의 특산물을 기념품으로 사는 것을 보고, 내가 만약 그 지역을 여행하면 돌아올 때 어떤 것을 사고 싶은지 생각한다. 자료나 수치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전략이라면 전략이다.”
좋은 반응을 보인 제품이 있다면?“사케맛 킷캣은 일본 프리미엄 사케로 만든 초콜릿이다. 지역주민과 소통해 사케 고유의 맛을 살린 덕분에 반응이 좋았다.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지만 일본 히로시마의 특산품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플시럽을 이용한 초콜릿도 있다. 각 지역 장인과 협업하면서도 글로벌 디저트 트렌드를 반영한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제품 자체보다 우리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플래그십 스토어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오픈한 이유는?“지난해 방일 외국인 2200여만 명 가운데 500여만 명이 한국인이었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찾는 대표적인 기념품이 킷캣이다. 몇몇 제품은 일본 특정 지역에서만 판매했는데 이에 대한 수요도 많았다. 한국의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에 대한 요구와 더불어 그동안 일본 여행 기념품으로 접해온 킷캣 제품을 꾸준히 맛보고 싶어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올해 안에 서울 외 지역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열 계획이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처럼 특산품 등을 이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 계획이 있나?“물론이다. 한국 진출을 앞두고 여러 가지 제안을 받았다. 제주 한라봉을 이용해 초콜릿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다.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제품을 출시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