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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삼성 ‘갤럭시S9’ … S시리즈 둘러싼 3가지 궁금증] 내년 차기작은 접었다 펴는 갤럭시X?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폴더블폰은 자신 있을 때 출시”...차기작 네이밍 놓고도 설왕설래

▎고동진 삼성전자 인터넷· 모바일(IM)부문장(사장)이 2월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9’을 공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9’이 베일을 벗었다. 세계 최대 규모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8’ 개막을 하루 앞둔 2월 25일(현지시간), MWC의 개최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언팩 행사를 통해서다. 외신들은 애플 ‘아이폰’ 최신작보다 압도적인 카메라 성능에 주목하면서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삼성전자 역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갤럭시S9은 갤럭시S8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몇 가지 신기술을 탑재해 관심을 모았다. 외신이 주목한 것은 ‘수퍼 슬로모션’ 촬영 기능이다. 초당 960개 프레임이 촬영되는 초고속 카메라를 탑재, 피사체의 0.2초짜리 움직임을 6초로 늘려 보여줄 수 있다. 기존의 일반 촬영과 비교해 약 32배 빠른 카메라다. 눈으로 지나치기 쉬운 순간까지 기록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증강현실(AR) 이모지’가 화제다. 카메라에서 직접 자신의 사진을 찍고 나면 AR 기술을 통해 자신과 꼭 닮은 아바타가 생성된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사물을 인식, 정보를 제공하는 ‘빅스비비전’의 성능 향상도 눈에 띈다. 외국어 글씨로 된 피사체에 갤럭시S9을 갖다 대면 별도의 번역기를 쓰지 않았어도 어렵지 않게 실시간 번역해서 결과물을 눈앞에 보여준다.

고동진 사장 “편의성 강화도 굉장한 혁신”


다만, 공개된 갤럭시S9을 통해선 미처 풀리지 않은 궁금증도 존재한다.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지난 2010년부터 이어진 갤럭시S 전체 시리즈의 역사로 봤을 때 ‘혁신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의문이다. 앞서 갤럭시S9 공개 직후 일부 외신에선 “인상적이지만, 혁신적이진 않았다”고 평했다. 미국 ABC 방송은 “수퍼 슬로모션은 기존 소니 스마트폰에서, 빅스비 비전의 번역은 ‘구글 렌즈’에서 볼 수 있었던 기능”이라고 보도했다. 소니가 지난해 출시한 ‘엑스페리아 XZ1’은 초당 960개 프레임 촬영을 이미 지원한 바 있다. 빅스비 비전은 구글의 번역 엔진을 이용한다. AR 이모지가 애플 ‘아이폰X’에 탑재된 ‘애니모지’와 비슷한 기능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혁신으로 호평을 받았던 전작들과 비교해보면 어떨까. 갤럭시S2는 전면카메라·센서로 사용자의 얼굴과 눈을 인식해 자동으로 화면 꺼짐을 방지해주는 기능과 통화 목록을 보다가 단말을 귀에 대면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주는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갤럭시S4는 5.1인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5인치 이상 대(大)화면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스마트폰으로 평가된다. 갤럭시S5는 국제 표준 테스트를 통과한 ‘IP67’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 스마트폰의 내구성을 극대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갤럭시S6는 양면 디스플레이를 곡면으로 처리한 ‘듀얼 엣지(dual edge)’ 디자인을 처음 선보인 한편, 카드 결제기에 단말을 갖다 대면 결제할 수 있는 ‘삼성페이’와 무선 충전 기능을 탑재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나온 갤럭시S8은 AI 비서 빅스비 탑재, 홍채인식과 얼굴인식 지원으로 일부 외신으로부터 “미래에서 온 스마트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마트폰”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9에 (전작들 대비) 주목할 만한 차별화 포인트가 없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동진 삼성전자 인터넷·모바일(IM) 부문장(사장)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기능에 편리한 경험을 주는 것도 굉장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9 공개 직후 며칠 사이에 제가 접한 반응의 70~80%는 ‘처음엔 기대하지 않았는데 만져보고 써보니 통할 수 있겠다’ ‘혁신을 많이 기대 안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는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입장에선 카메라 성능 등 손쉽게 체감할 수 있는 편의성 강화가 이뤄졌으니 만족할 만한 신제품이 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고 사장은 갤럭시S7을 예로 들었다. 그는 “갤럭시S7 출시 때도 ‘바뀐 게 뭐냐’는 혹평을 받았지만, 막상 소비자들이 체험해보면서 시장 평가가 달라졌다”고 회상했다. 갤럭시S7은 갤럭시S6보다 혁신적이지 못했다는 평가에도 글로벌 판매량이 5200만대를 기록, 4500만대가 팔린 갤럭시S6를 뛰어넘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9이 디자인 차별점은 없지만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으로 4000만대 이상의 글로벌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는 4300만대 판매를 예상했다. 갤럭시S8은 지금까지 이보다 적은 3600만∼390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두 번째 궁금증은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첫 상용화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던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즉 ‘폴더블폰’의 등장 시기는 미뤄졌느냐는 점이다. 앞서 고 사장은 지난해 9월 공식 석상에서 “폴더블폰이 2018년 우리 로드맵에 포함돼 있다”고 밝혀 폴더블폰 상용화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이때만 해도 일각에선 갤럭시S9이 폴더블폰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폴더블폰은 액정을 완전히 접었다가 펼 수 있어, 휘어지는 플렉서블(flexible) 제품에 비해서도 한 수 위의 기술로 평가된다. 접으면 휴대성이 좋아지고 펴면 태블릿이나 노트북 수준의 대화면이 돼 기존 스마트폰 이상의 컴퓨팅 기능을 쓸 수 있다.

갤럭시S9엔 적용되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는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S10(가칭)’이 폴더블폰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년까지는 폴더블폰을 출시한다고 예고한 데다, 갤럭시S 시리즈 출시 10주년 기념작으로서의 의미를 강조하려면 애플이 아이폰X 출시 때 그랬듯 뭔가 더 혁신적인 결과물을 들고 나와야만 해서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개발실장(부사장)은 이 같은 추측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이 “폴더블폰 개발은 수년 전부터 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에게 그간 경험하지 못한 경험과 즐거움을 줄 수 있을 때 자신 있게 내놓으려고 준비 중”이라고만 했다.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X, 새로운 이름?

마지막으로, 차기작인 갤럭시S10의 네이밍(naming, 제품명을 짓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다. 정작 갤럭시S10이 제품명으로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최근 미국 ICT 전문 매체 BGR은 “갤럭시S 시리즈의 열 번째 제품 이름은 갤럭시S10이 아닌 ‘갤럭시X’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 될 확률이 높은 차기작에 삼성전자가 의미를 부여하면서 갤럭시S 대신 갤럭시X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아이폰10’ 대신 아이폰X를 택한 애플처럼 삼성전자가 ‘갤럭시S11’ ‘갤럭시S15’ 같은 어색한 제품명은 피하기 위해서라도 새롭게 네이밍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런가 하면 삼성전자가 갤럭시X로 갤럭시S 시리즈를 이어가되, 폴더블폰엔 갤럭시X와도 다른 이름을 붙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1424호 (20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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