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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정신장애자보다 자기 위주 편향 강해심리학자들은 노인과 아이들에게서, 지역 문화적으로는 미국이나 서구권에서 자기 위주 편향이 많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또한 우울, 불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과 같은 정신장애를 겪는 사람이 일반인에 비해 자기 위주 편향을 적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우울하거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좋은 일은 외부 탓으로 돌리고, 나쁜 일에 대해서는 ‘나도 별로고 세상 모든 것이 별로다’라며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원인을 찾는다고 한다. 좋은 대인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내가 사람들을 속이고 있고, 세상 사람들 역시 신뢰할 수 없는 존재’라며 부정적으로 해석한다. 권력을 가진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상대방의 입장보다는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자기 위주 편향을 강하게 드러낸다는 것이다.자기 위주 편향에 빠지게 되면 대개 자기 능력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이며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고 어디서든 중간 이상은 된다고 여긴다. 그렇지만 평균을 이해한다면 이것은 착각임을 알 수 있다. 한 손해보험회사가 자동차 운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80%가 자기 운전 실력을 평균이상으로 생각했다. 자산운용회사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4%가 자신의 일처리 능력이 중상위권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나머지 26%는 중위권에 속한다고 답했다. 스스로 하위권에 속한다고 답한 펀드매니저는 1~2명에 불과했다. 수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이는 많은 사람이 자기 위주 편향에 빠져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는 뜻이다. 변호사와 의사, 기업인 등의 전문가 집단에서도 자신의 결정이 옳다고 여기는 과대평가 현상이 나타났다.주식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은 자신의 능력이 보통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주식 투자를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고 일이 잘못되면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이런 심리로 주식 투자에 뛰어든다면 어찌될까. 주가가 한 번 오르면 마냥 오를 것같은 장밋빛 전망에 빠져 매도 타이밍을 놓쳤던 경험을 떠올리면 쉽게 답을 구할 수 있다. 미국의 재무 경제분야 학술지 [저널 오브 파이낸스]는 주식을 사고 파는 일을 뜸하게 하는 장기 전략을 구사하는 사람과 쉴 새없이 주식을 사고 파는 이른바 치고빠지는 전략을 구하는 사람을 비교했다. 그 결과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한 사람은 1년 사이 포트폴리오의 75%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뉴욕 증권시장의 교체 빈도가 1년에 50%인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치다. 그러나 거래비용과 수수료, 기타 비용을 고려하면 수익차가 명확히 드러난다. 장기 보유 전략을 구사한 사람은 매년 18.5% 수익률을 올린 반면 주식 거래를 활발히 한 사람은 11.4%의 수익률에 그쳤다. 수익을 낮춘 주범은 거래 비용이었다. 가장 활발하게 주식거래를 한 경우 5.5% 수익을 올렸을 뿐이다. 수익이 적은 데도 쉴 새 없이 거래를 하는 이유는 자기 위주 편향 때문이다.자기 위주 편향은 종종 지나친 낙관주의를 부른다. 지나친 낙관주의는 자신과 비슷한 조건에 놓여 있는 다른 사람보다 긍정적 사건은 자신에게 일어날 확률이 더 높고, 부정적 사건의 발생 확률은 더 낮다고 믿는다. 대개 긍정적 사건보다는 부정적 사건에서 지나친 낙관주의가 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암이나 당뇨병 등의 질병에 걸릴 확률을 실제보다 낮게 예상하고 당첨 확률이 거의 없는 복권은 혹시 하는 마음에서 매주 사는 것이다. 당장 구조조정으로 옆자리의 동료가 옷을 벗어도 자신만은 오래 직장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건강을 잃는 것도 ‘나 만큼은 예외겠지’라며 의료비 보장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한다. 연령이 낮을수록, 또 기혼자보다는 미혼자가 지나친 낙관주의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나친 낙관주의, 노후 빈곤 초래해사실 낙관주의는 특별히 문제될 게 없다. 비관적인 사람보다 낙관적인 사람이 자신의 삶은 물론 타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많기도 하다. 그러나 ‘지나친’이란 말이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나치더라도 낙관적인 생각은 때로 삶의 원동력이 되고, 생산적인 일에 참여하려는 동기를 키워주며,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지나친 낙관주의가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지 모를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만들어 미래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준비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나친 낙관주의는 재무적 노후준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나친 낙관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은퇴 삶을 위한 재무적 준비를 게을리 한다는 것이다. 필요한 노후자금 규모를 매우 적게 추산하는 오류에 빠지는 건 그래서다. 실제 “노후 걱정 별로 안 합니다. 그냥 하루하루 살다보면 잘 되겠죠”라며 노후준비에 대해 낙관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을 주위에서 자주 본다. 인생 100세 시대에서 만큼은 지나친 낙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대신 현실에 뿌리를 내린 낙관주의에 기초해 자신과 가족에게 닥칠 미래를 생각해보다 필요한 준비를 실천해야 한다.※ 필자는 중앙일보 ‘더, 오래팀’ 기획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