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 인구는 대략 25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49.9%)가량을 차지한다. 오늘날 갈수록 많은 여성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학에 진학하는 여학생의 비율은 약 73%로, 남학생보다 7% 정도 높다. 2016년 외교관 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여성의 비율은 7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데도 역설적이게도 재계에서 여성 리더 혹은 경영인을 찾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 오랫동안 페덱스에서 경력을 쌓아온 여성 기업인으로서, 여성은 여전히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미개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한국 사회에서도 여성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직접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적기가 아닌가 싶다.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온라인 시장이 발달한 나라 중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평균 인터넷 속도와 약 90%에 달하는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은 스타트업 활성화 지역으로 급부상하면서 약 35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100개 이상의 액셀러레이터가 활동 중이다. 이런 좋은 여건인 데도 자기 사업을 만들어 운영하는 기회가 여성에게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기업가의 비율은 2016년 14%로, 남성의 비율인 26%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이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이 남녀 기업가 비율의 격차가 세 번째로 큰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여성 기업가 확대의 걸림돌은 무엇일까? 가장 큰 도전 과제로는 여성 경영인은 수동적일 것이라는 편견의 극복, 직장과 가정의 병행, 생계유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어느 하나도 극복하기 쉽지 않은 과제지만, 성공은 끊임없이 정진하고, 나아가 세계무대에 도전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것임을 여성들이 깨닫길 바란다. 필자의 실제 경험담이기도 하다.필자는 스스로 조금 다른 종류의 기업가, 즉 ‘내부 기업가(Intrapreneur)’라고 부르고 싶다. 다시 말해 회사 내부에서 성장한 기업가라고 생각한다. 1989년 페덱스 코리아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혁신을 추구할 기회가 주어졌다. 지금까지 30년 남짓 페덱스 코리아에 몸담고 있으며, 올해로 1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기업을 도와 세계 시장에 진출 시키자는 회사의 사업전략에 기여하면서 스스로의 직업적 성장도 함께 일궈왔다. 이 과정에서 필요했던 능력은 스스로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가에게 요구되는 능력과 매우 비슷했다. 혁신 주도형 조직을 구축하고, 더 많은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 사업을 창업·소유·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여성 리더십의 새로운 방향을 마련하는 등의 역량이다.여성 기업가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촉매제며, 여성 기업가정신의 함양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우리는 더 많은 여성이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창업·소유·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페덱스는 페덱스-JA 국제무역창업대회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차세대 글로벌 기업가를 키우고 있다. 올해 한국인 여학생이 베트남 여학생과 손잡고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서 흐뭇함을 느꼈다. 이들은 노인의 낙상을 방지하는 웨어러블 장치로 아시아 지역의 29개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렇게 한국의 여학생들도 꾸준히 각자의 재능을 키워 성공적인 기업가로 성장하고,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적극 도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