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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중년 여성 조울증 극복] 아침밥 꼭 먹고 매일 1시간씩 걸어라 

 

2주 정도 기분조절제 치료도 필요… 마음의 상처 돌아보고 중독증 경계해야

▎사진:© gettyimagesbank
그녀는 중학교 교사다. 주부로 지내다가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한 후 용기를 내 임용고시를 준비했다. 몇 차례 낙방 끝에 4년 만에 교사가 됐다. 하늘을 날아갈 듯 기뻤다. 배정받은 첫 학교는 운 좋게도 집에서 가까웠다. 덕분에 가정과 직장의 양립이 가능했고 신나는 5년을 보냈다. 두 번째 학교는 달랐다. 학교는 멀고 교통은 불편했다. 새벽 출근과 늦은 저녁 퇴근으로 몸은 만성피로 상태다. 더구나 업무는 감당이 안 되고, 교감을 비롯한 몇몇 선생님과의 갈등도 깊다. 교수인 남편은 자기 일 외에는 완전 무관심이다. 아들도 썰렁한 분위기 탓인지 밖으로 돈다. 언젠가부터 자주 잠을 설치고, 무력감에 시달린다. 마음속 분노와 울화가 제어되지 않는다.

얼마 전 시댁에 갔을 때, 예전 상처가 불쑥 떠올라 시어머니와 시동생에게 크게 역정을 냈다. 그런데 그날 이후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감이 생기고 뭐든 잘 될 것 같았다. 이상했지만 오랫동안 쌓인 상처가 풀려 그러려니 했다. 기분 좋은 상태가 지속되고 잠을 안 자도 피곤하지 않다. 생각이 빠르게 돌아가고 주위 사람들의 행동이 읽혀진다.

조울증은 조증과 우울증이 반복되는 질병

문제는 자꾸 트러블이 생기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짜증을 내고, 동료들과 자주 다툰다. 하루는 결혼생활 내내 쌓였던 모든 불만이 떠올라 남편을 앞에 두고 밤새 따졌다. 남편은 정신과에 가보라고 권유한다. 그녀도 자신의 정신 상태가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다.

조울증은 조증과 우울증이 반복되는 질병이다. 주로 청소년기에 발병한다. 감정기복이 심하다고 다 조울증은 아니다. 조증은 기분이 1주 이상 상승할 때, 우울증은 기분이 2주 이상 가라앉을 때 진단된다. 반드시 한 번 이상 조증을 동반할 때 조울증이라 한다. 조울증은 종종 우울증으로 진단된다. 70%가 우울증으로 시작하고, 조증을 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가벼운 조증은 중독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년 여성의 조울증이 급증하고 있다. 원인은 유전적 소인보다 스트레스와 관련된다.

기분과 감정은 다르다. 기분(Mood)은 감각을 통해 지각되는 외적 상태다. ‘좋다, 나쁘다’와 같은 단순한 느낌이다. 자극 없이도 오래 지속된다. 감정(Emotion)은 기준에 따라 인식되는 내적 상태다. ‘희노애락’과 같은 복잡한 느낌이다. 자극에 대해 짧게 지속된다. 기분과 감정은 서로 영향을 미친다. 이성적인 사람은 감정보다 기분을 중시한다. 기분전환을 잘하고, 쾌락을 추구한다. 과거 감정과 연결하지 않는다. 감성적인 사람은 기분보다 감정을 중시한다. 감정이입을 잘하고, 행복을 추구한다. 과거 감정과 잘 연결한다.

스트레스는 부정감정이다. 현대인은 스트레스에 대해 세 가지 대처반응을 보인다. 공격형은 스트레스를 제거하려 한다. 남 탓으로 돌린다. 작은 스트레스도 못 견디고, 감정을 폭발한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불안증이 온다. 수용형은 스트레스를 받아들인다. 내 탓으로 돌린다. 감정을 억압한다. 스트레스를 상처로 바꾸어 오래 견딘다. 상처가 계속 쌓이면, 우울증이 온다. 회피형은 스트레스를 피한다. 누구 탓도 아니다. 감정을 회피한다. 기분전환을 좋아하고, 쾌락을 추구한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중독증이 온다.

중독증이 급증하고 있다. 중독은 강박적 습관이다. 간절히 바라고, 중단하면 불안해한다. 과거는 억압의 시대였다. 뭐든지 참아야 했다. 우울증이 많았다. 현대는 강박의 시대다. 뭐든지 해야만 한다. 불안증이 증가한다. 불안증을 피하려다 중독증이 생긴다. 중독은 쾌락을 동반한다. 보상회로가 작동해 갈망을 유발한다. 중독증은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한다. 조증과 유사하다. 도처에 중독으로 유혹하는 대상이 많다. 성(性)·도박·약물·마약·게임 등에 중독된다. 운동·일·여행·취미·종교 등 건전한 중독도 있다.

“한번뿐인 인생(YOLO), 즐기면서 살자.” 여성은 재미보다 의미를 중시한다. 감정의 완충작용으로 중독증에 잘 빠지지 않는다. 우울증이 반복되는 경우, 상처의 해리 현상이 생긴다. 우울증에서 벗어나 중독증으로 가기 쉽다. -10에 해당하는 우울감에서 +10의 즐거움으로 들어간다. +20의 행복감이 작용한다. 중독증에 계속 머물 수는 없다. -10의 우울감에 떨어진다. 이 때 체감우울은 -30이 된다. 고통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일시적인 혼란도 온다. 다시 중독증으로 가려고 한다.

그녀의 스트레스성 조울증에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규칙적인 생활을 하자. 조울증은 에너지와 기분의 불균형에서 온다. 아침밥을 꼭 먹자. 안 먹어도 넘치는 에너지는 비정상이다. 매일 한 시간씩 걷자. 운동은 모든 정신질환의 특효약이다. 잠을 실컷 자자. 수면주기는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균형을 깨는 술·커피를 삼가고, 과로도 피하자. 조울증은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기분조절제가 잘 듣는다. 2주 정도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냥 놔두면 조증이 여러 달 지속된다. 초기 흥분상태는 항정신병 약물이 효과적이다.

둘째, 중독증을 조심하자. 조울증은 우울증과 중독증이 반복될 때 온다. 우울증이 중독증으로 바뀔 때 조심하자. 중독증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건전한 중독증은 나와 타인에게 도움을 준다. 그러나 우울증의 반작용으로 생긴 중독증은, 우울증으로 되돌아간다. 반복되면 조울증이 되기 쉽다. 중독증이 우울증으로 바뀔 때에도 조심하자. 상대적인 우울감이 심하다. 고통을 못 견뎌 자해 충동을 느낀다. 건전한 중독증에 오래 머무는 게 낫다. 중독증도 우울증도 아닌 상태에서, 정신병이 일시적으로 오기도 한다.

수면주기는 기분에 큰 영향 미쳐

셋째, 쌓인 상처를 치료하자. 조울증은 우울증에서 시작한다. 우울증은 오래 쌓인 상처에서 온다. 조증에서는 치료가 어렵다. 신나는 상태라 치료를 원치 않는다. 상처도 자각하지 못한다. 조증은 지속되지 않는다. 우울증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우울증에서는 치료가 가능하다. 항우울제는 위험하다. 기분조절제로 충분히 치료된다. 기분전환도 위험하다. 둘 다 조증으로 바뀔 수 있다. 약으로만 치료하려다 평생 약을 먹게 된다. 상처에 대한 이해와 위로가 필요하다. 우울증에 빠지는 나쁜 습관도 고쳐야 한다. 조울증이 생기는 기전도 알아야 한다.

※ 필자는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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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호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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