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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성인 아토피 갈등 극복] 생활습관부터 바꿔 체질 개선해야 

 

피부·환경·음식 관리 필수… 쓰던 약 무작정 끊으면 곤란

▎사진:© gettyimagesbank
그녀는 20대 후반의 직장인이다. 그녀는 오늘도 한숨을 쉬며 화장대 앞에 앉는다. 거울 보기가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거울 앞에 앉아 피부결을 정리한다. 순하다는 스킨케어 제품을 바르고, 홍조가 가라앉을 즈음 파운데이션을 두들기고, 컨실러로 뾰루지를 커버한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거울에 비친 얼굴을 확인한 후 겨우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자신의 피부가 사회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느꼈을 때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화장 없이는 외출이 꺼려지는 게 시작이다. 주변의 걱정 어린 시선은 부담을 넘어 짜증이 됐다. 친구들은 피부에 좋다며 이것저것 추천하고, 회사 동료들도 이런저런 것들을 권하지만 신경 좀 안 써줬으면 좋겠다. 모르는 사람조차 한마디씩 거들 때는 정말 속이 터진다. 그들이 제시한 방법은 이미 다 해본 것들이다.

피부과부터 한의원까지 다 가봤는데…

성인이 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삼십을 앞둔 지금도 피부 때문에 고생이다. 오래된 트러블 탓에 흉터도 많다. 피부과부터 한의원까지 안 가본 곳이 없는데, 치료 받을 때뿐이다. 병원들은 꾸준함을 요구하지만, 바쁜 일상과 부담되는 치료비는 늘 걸림돌이다. 더구나 치료를 위해 갔던 병원 직원들이 그녀의 피부를 보고 어쩌다 그렇게 됐냐며 경악하는 모습에 상처 받아 병원도 꺼려진다.

인터넷을 검색하며 피부에 좋다는 진정제, 로션, 식품들을 구매한다. 이번만큼은 효과가 있겠지라는 희망 때문이다. 개선 효과를 봤다는 후기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왜 나만 효과가 없는 걸까. 화장으로 커버하는 것이 피부에 더 나쁘다는 걸 알지만, 파운데이션으로 두껍게 피부를 덮어버리지 않으면 일상생활조차 스트레스이기에 어쩔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답답하다.

아토피는 소아에서 발병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아토피 피부염이 대표적이다. 성장하면서 비염·천식·결막염 등이 동반된다. 알레르기 질환은 문명병이다. 1970년 이후 급증하여, 현재 고혈압·당뇨병과 함께 선진국의 3대 질환이다. 원인으로 나쁜 음식, 환경오염, 스트레스 등을 지목한다. 아토피는 유전성이 강하다. 부모가 아토피인 경우 70%에서 발병한다. 아토피는 청결병이다. ‘위생 가설’이 있다. 깨끗한 환경이 면역의 자연 발달을 막는다. 오히려 더러운 환경에서 자랄 때 면역이 튼튼하다.

소아 아토피가 급증하고 있다. 소아 20%에서 경험한다. 원인은 무엇일까? 모유수유 중단, 제왕절개 증가, 항생제 남용, 환경호르몬, 가공식품·트랜스지방, 유전자조작 식물, 농약·방부제, 각종 식품첨가물, 대기오염 등이 거론된다. ‘알레르기 행진’이란 게 있다. 아토피의 자연 경과다. 영유아기에 위장염·피부염이, 소아기에 비염·천식이 시차를 두거나 동시에 나타난다. 5세쯤 되면 식품 알레르기의 90%는 소멸된다. 사춘기가 지나면 아토피의 70%는 저절로 낫고, 30%는 성인 아토피로 진행한다.

아토피가 성인에서 반복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무분별한 약물치료 때문이다. 아토피는 약으로 낫지 않는다. 증상만 좋아진다. 점점 센 약을 쓰게 되고, 끊을 때 반동으로 악화된다. 원인보다 증상만 공략하기 때문이다. 피부에 좋은 제품·식품이 난무한다. 과대광고가 많다. 사용할 때 효과 있지만, 중단하면 재발한다. 스트레스 때문이다. 현대인은 신체적 과로와 정신적 피로에 시달린다. 만성피로는 코르티솔의 고갈로 아토피를 악화시킨다. 부정감정은 몸에서 강력한 정신독(Mental Toxin)으로 작용한다.

성인 아토피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통계에 따르면 19% 증가했다. 소아에서 진행한 경우와 신규 발생을 포함한다. 유병기간이 길고 중증 환자가 상당수다. 우울증·대인기피증을 동반한다. 성인 아토피 치료가 어려운 원인은 무엇일까? 피부 외(外)에도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는 면역 과잉 반응이다. 장 기능과 면역체계의 혼란에서 온다. 피부에만 국한해 치료하면 안 된다. 통합적 접근을 해야 한다. 면역강화를 위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피부관리가 중요하지만, 환경·음식·운동·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 히포크라테스의 말이다. 변비와 설사는 장 이상을 의미한다. 새는장증후군이라 한다. 장점막이 망가져 투과성이 증가한다. 영양분 흡수가 어려워 영양실조에 빠지고, 독소가 들어와 알레르기와 만성염증을 유발한다. 세균, 곰팡이, 소화 안 된 단백질 등은 알레르겐으로 작용한다. 장은 최전선 방어지대다. 외부로부터 오는 균을 막는다. 장 내 세균은 중요한 면역기능을 한다. 유산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중요하다. 장 점막 손상의 4대 주원인은 스트레스, 술, 항생제, 제산제다.

자, 그녀에게 돌아가자. 그녀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인가? 첫째, 못 고친다 하지 말자. 오랜 치료에서 오는 강한 불신이 있다. 고칠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그녀의 아토피는 피부 외(外)에 원인이 있다. 약에만 의존하면 불치병이 된다. 자칫하면 평생 써야 한다. 쓰던 약을 무작정 끊어서도 안 된다. 누군가에 의지하면 난치병이 된다. 과대광고에 속지말자. 스스로 고치려는 결심이 필요하다. 완치는 체질개선을 통해 온다.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피부관리, 환경관리, 음식관리가 필수다. 모든 알레르겐을 피할 수 없고, 모든 독소를 제거할 수 없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간단히 열 가지 정도 수칙을 정하고, 매일 성실하게 실천하자.

둘째, 절대 긁지 말자. 잦은 치료 실패에서 오는 절망이 있다.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이 중요하다. 그녀의 아토피는 심리적인 요인이 있다. 아토피는 긁을 때 악화된다. 가려움증은 심해지고, 이차감염으로 악화된다. 가려움증이 오래가면 뇌에 신경회로가 형성된다. 가려움증은 생각과 감정에 의해 증폭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한다. 진짜 원인은 중요치 않게 되고, 가려움증 회로로 굳어져 고통을 받게 된다. 이렇게 물어보자. 언제 긁게 되는가? 답답할 때 긁을 수도 있다.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찬 컵이나 얼음 팩을 써 보자. 진짜 가려운 것인가? 습관적으로 긁을 수 있다.

수면·운동·휴식도 중요

셋째, 힘들게 살지 말자. 오랜 치료에 지쳐 자존감이 바닥이다. 자신을 향한 사랑이 중요하다. 그녀의 아토피에는 자기혐오가 있다. 싫어하는 게 많을수록 알레르겐이 많아진다. 수면·운동·휴식이 중요하다. 잠은 보약이다. 운동할 때 염증을 억제하는 마이오카인이 백배 증가한다. 20%의 에너지를 남기고 일하자. 아토피에 보충제가 중요하다. 오랜 질환으로 부신피로일 가능성이 크다. 매일 비타민B,C,D, 마그네슘, 오메가3, 유산균 정도는 기본으로 먹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자. 물은 에너지 생산과 해독에 필수다. 최소 오전에 1리터, 오후에 1리터를 마셔야 한다. “믿음, 희망, 사랑,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의 제일은 사랑이라.”

※ 필자는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1513호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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