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칼바람이 몰려다니는 겨울 바다 위에 도열한 것은 다름 아닌 매생이 양식장입니다. 어부는 작은 배에 배를 깔고 엎드린 채 '매생이밭'을 가꿉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전라남도 장흥 내저마을 매생이 양식장 풍경이 거대한 설치작품 같습니다. 매생이는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의미의 순수 우리말입니다. 청정한 바다에서만 자라 최고의 무공해 식품이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김 양식장의 ‘잡초’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지만, 1990년대 들어 무공해 식품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저열량·저지방·고단백질·고칼슘·고철분·고식이섬유·고엽록소에다, 숙취 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산이 콩나물의 세 배나 들어 있어 ‘매생잇국’은 겨울철 술국으로도 인기입니다.- 사진·글=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