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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 | 효성티앤씨] 기능성 섬유로 세계시장 제패 

 

효성 사업회사 중 실적 향상 유일… 마이히트로 일본 아성에 도전
코스피 종합 6위


미국·독일·일본 같은 세계 기술 강국들은 공통으로 소재 산업이 발달했다. 무게·탄성·경도·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소재는 부품·장비, 나아가 산업 기술 전반에 영향을 미쳐서다. 예컨대 일본 도레이의 탄소섬유 기술은 가볍고 단단한 항공기를 만들어 유가 절감으로 이어진다. 탄소섬유 가격을 더 낮춰 자동차에 쓴다면 알루미늄·강철·합금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 소재의 최강자는 효성이다. 1960년대부터 국내 화학·소재 산업을 일군 효성은 품질과 생산성 측면에서 세계적인 기업이다. 2018년 효성그룹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인 효성을 중심으로 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했다. 이 가운데 효성티앤씨는 섬유와 무역 등에 초점을 맞춘 회사다. 도레이의 섬유가 유니클로 발열내의로 만들어져 히트했듯, 소재를 이용한 비즈니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4개 사업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양호하다. 지난해 매출 5조9831억원, 영업이익 3229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1.5배, 2.5배 각각 상승했다. 당기순이익도 4배나 늘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효성티앤씨는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한 7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사업 회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전년 동기 대비)하고 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조3877억원 1.61% 감소했음에도, 효율적 경영관리로 영업이익률은 높아진 것이다.

효성티앤씨의 주요 제품은 스판덱스다. 스판덱스는 고무와 비슷한 탄성을 가진 폴리우레탄 합성 섬유로 잘 늘어나고 가벼워 폭넓게 사용된다. 대개 스판덱스는 염색이 되지 않지만, 효성티앤씨 제품은 염색이 가능하고 신축성이 뛰어나다.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글로벌 판매량 1위다. 지난해 9월부터 인도 공장을 가동한데 이어 해외 법인들이 판매량을 늘리며 수익이 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마스크 수요가 늘며, 마스크 이어밴드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

마스크 수요 증가로 중국의 스판덱스 재고가 줄어드는 한편, 고품질 수요가 늘어 올 하반기까지 시장 흐름은 효성티앤씨에 우호적이다. 마스크 판매 증가로 스판덱스 수요가 2배 이상 늘었고, 중국의 비중은 20%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사업을 계속 확장하며 일본 도레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온라인 패션 브랜드 ‘무신사’와 손잡고 발열내의 ‘마이히트’를 내놓기도 했다. 유니클로-도레이가 장악하고 있는 발열내의 시장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히트에는 효성티앤씨의 발열 폴리에스터 원사 ‘에어로히트 익스트림’이 들어간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1535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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