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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 | LG생활건강] ‘차석용 매직’ 60분기 연속 영업이익 늘어 

 

M&A로 내실·외형 함께 잡아… 중국 이어 미주·유럽 시장 도전
코스피 종합 8위, 8년 연속 선정 생활용품 부문 1위


LG생활건강이 [이코노미스트] 선정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에 또다시 이름을 올렸다. 2013년 이후 8년 연속이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소설가는 글로, CEO는 실적으로 말한다. LG생활건강의 실적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난해 매출 7조6854억원, 영업이익 1조1764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60분기, 만 14년간 꾸준히 오르기만 했다. 매출 역시 58분기 연속 상승세다.

차석용 부회장이 2005년 CEO에 앉은 뒤부터 벌어진 일이다. LG생활건강은 2001년 LG화학에서 분리되고 헤매다 매출이 5%씩 감소했다. 2004년 영업이익은 2002년에 비해 절반이나 줄었다. 그러나 차 부회장이 취임하고 15년 동안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21배 넘게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차석용 매직’이라고 부른다. 비결은 인수·합병(M&A)이다. 회사의 기본 역량과 맞닿은 비즈니스를 연쇄적으로 M&A 해 몸집과 내실 다지기를 동시에 하고 있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더페이스샵·에버라이프·CNP코스메틱 등의 굵직한 생활·유통 기업을 사들였다.

코로나19에 따른 내수경기 침체와 K뷰티의 부진 등에도 실적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저성장, 중국시장 경쟁 심화 등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대다수 화장품·유통 기업들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LG생활건강이 앞으로 굴지의 유통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데 자본시장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국내외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LG생활건강 주가는 143만6000원(11일 기준)으로 역대 최고점인 2018년 6월의 149만7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중요 사업 포트폴리오는 음료·화장품·생활용품(HPC)이다. 이들 사업부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스마트폰·생활가전 삼대 축처럼 서로 리스크 헤징을 하며 기업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음료의 매출·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생활용품 사업이 실적 향상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는 화장품이 다소 부진하지만, 고급 한방화장품 브랜드 ‘후’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203개 매장을 보유 중이고 판매 증가로 중국 광저우 공장을 인수하는 등 외형을 키우고 있다. LG생활건강은 M&A 행보를 미국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화장품 및 퍼스널 케어 회사 ‘뉴에이본’의 지분 100%를 1억2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차 부회장이 LG생활건강 CEO에 앉은 뒤 21번째 M&A다. 차 부회장은 미국을 교두보 삼아 캐나다·멕시코·중남미·유럽으로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LG그룹이 리더십 교체 이후 주도권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차 부회장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이같은 사업 성과 때문이란 평가가 일반적이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1535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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