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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 | 호텔신라] 면세점 호조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코로나19 쇼크로 올해 1분기 침체 늪… 하반기 경기 회복시 기지개 기대
코스피 종합 9위


[이코노미스트]의 ‘2020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 코스피 종합 순위에서 9위를 차지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는 최근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호텔신라의 2019년 실적은 매출액 5조7173억원, 영업이익 2959억원으로 2018년보다 각각 21.3%, 41.5%나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호텔신라의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본업인 호텔·레저 부문은 2019년 한 해 동안 5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둬 2018년에 비해 7%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매출 규모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면세사업(TR)이다. 호텔신라는 면세사업 부문에서만 2019년 5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국내 면세점 업계는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이후 경색된 한·중 관계가 해빙을 맞으면서 2019년 호조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업계 총 매출액은 24조8586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18조9602억원)보다 31% 이상 급성장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매출액은 20조8130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38%나 늘었다. 특히 연간 면세점 방문 외국인은 2001만6150명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한 데 비해 매출액 증가폭이 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호텔신라는 국내 공항, 시내 면세점 등에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며 국내 면세점 업계 선두 사업자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홍콩·마카오·싱가포르·태국공항 등 해외 공항에도 진출해 수익원을 다변화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전망은 밝지 못하다.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어닝쇼크’를 기록해서다. 호텔신라는 2020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7% 하락한 9437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66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분기 실적 기준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호텔신라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설 연휴 여행객이 몰리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월 들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레저 부문과 면세 사업 부문 모두 영향을 받았다. 호텔신라의 호텔·레저 부문의 1분기 매출액은 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나 줄었다. 영업손실은 178억원에 달한다. 면세사업 매출도 8492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90억원 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면세 사업 부진은 호텔신라만의 위기가 아니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국내 주요 면세점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된 2월 이후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폐업 또는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가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업계 전반의 침체 속에 매출이 줄고,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며 “일부 국가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는데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1535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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