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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100대 기업 CEO | KB금융지주] ‘승부사’ 윤종규 회장, 인수·합병 광폭 행보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금융 1위’ 탈환 기대… 캄보디아 대출시장 진출 해외 사업 박차
금융 부문 2위


KB금융지주가 [이코노미스트] 선정 대한민국 100대 기업에 뽑혔다. KB금융지주는 3년 연속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금융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종합 순위는 14위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조3118억원의 순이익(지배주주 지분)을 실현했다. 2018년보다(3조612억원) 8% 증가한 수치다. 비(非)은행 부문 수익을 강조해온 윤종규 회장의 경영 철학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K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이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다. 비은행 수익 비중을 끌어올려 은행 수익 감소를 상쇄하는 전략을 폈다. KB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84%로, 지난해 4분기보다 0.04%포인트 감소하는 등 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 악화를 겪고 있다.

윤 회장 취임 첫 해인 2014년에 KB금융지주는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을 인수했으며, 2015년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품에 안았다. 2016년에는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사들였다. 윤 회장은 비은행 비중 확대를 통한 이익 실현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 11월에 연임했다. KB금융지주가 올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것을 두고 윤 회장이 비은행 부문 비중 확대의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수 대금만 2조원이 넘는 ‘대어’를 손에 쥐면서, 신한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생명보험사 경쟁력이 약하다는 한계를 말끔히 해소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KB금융지주가 올해 신한을 제치고 ‘금융 1위’를 탈환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윤 회장은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2018년 캄보디아 토마토특수은행(TSB) 지분 90%를 인수하고 해외 첫 자회사인 KB대한특수은행(KDSB)을 세웠다. 올해 2월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첫 해외 지점인 ‘KB대한특수은행(KDSB) 센속(Sensok) 지점’을 열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4월에 캄보디아 최대 예금수취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에 대한 매매대금 지급을 완료했다. 캄보디아 현지에 180여개의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2018년 기준 시장점유율 41.4%(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 3위), 자기자본이익률(ROE) 29.4%, 당기순이익 약 78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윤 회장이 오는 11월에도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KB금융지주 내에서 윤 회장의 입지도 견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 회장이 6년의 임기 동안 비은행 수익 비중과 해외 사업 확대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사정은 녹록치 않다. KB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7295억원의 순이익으로 선방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타격이 2분기부터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 회장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되고 있다.


-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1535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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