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갈등도 주식시장에 부담 요인미·중간 갈등이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기술 경쟁에서 시작된 갈등이 홍콩보안법까지 다방면으로 번져나가는 중이다.미국은 미국 기술을 활용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으라고 얘기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화웨이에게 수출하는 걸 막는 조치를 취한데 이어 압박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인 것이다. 미국의 의도는 샤오미, 오포, 비보처럼 핸드폰을 조립할 때 반도체를 사서 쓰는 건 허용하지만 반도체 기술을 키우는 건 안 된다는 것인데 앞으로 중국이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 동안 미·중간에는 기술을 둘러싼 갈등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이 갈등이 수출입에 영향을 줄 정도였는데 최근 2~3년이 그런 형태였다. 미국의 첨단기술제품 수출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분기 24%에서 올해 1분기에는 14%로 낮아졌다. 미국이 중국에 기술 유입을 막자 중국이 수입을 줄이는 형태로 보복한 결과다.같은 기간 첨단기술제품 이외 품목의 미국 수출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서 9%로 감소하는데 그쳤다. 첨단기술제품에 관해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공급체인이 많이 훼손된 상태여서 당분간 자국 산업 보호를 중심으로 기술경쟁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미·중 갈등은 본질이 향후 패권을 둘러싼 분쟁이어서 11월 미국 대선이 끝나도 갈등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올해 초 1차 무역협상이 타결됐을 때 국제적으로 합의 내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핵심 사안에 대한 합의는 피한 채 봉합에 급급한 결과라는 것인데, 그 때 피했던 문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으로 미‧중 양국은 지난한 갈등 과정이 불가피하다. 주식시장도 당연히 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지수 상승이 벽에 부딪치자 전 세계적으로 성장주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성장주 투자는 명암을 가지고 있다. 성장주로 분류된 섹터는 단기에 주가가 크게 올라 좋지만, 성장주 상승이 대세 상승이 끝나는 시점에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는 점은 시장 전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어서 부담이 된다.이런 주가 움직임은 성장주의 특성 때문에 나왔다. 주가가 대세 상승에 들어갈 경우 처음에는 이미 발생한 이익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현재 이익과 2~3년 후의 이익이 역할을 한다. 이 단계에서 가시적인 재료가 모두 가격에 반영돼 주가가 굉장히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막연한 성장 기대가 작동하게 되는데 기대가 주가를 올리는 역할을 하는 만큼 상승 내용이 부실해진다.
성장주 향한 높은 기대의 ‘현실화’는 의문이번 성장주 상승은 바이오와 언텍트 등 코로나19 관련 종목들이 주역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기대로 바이오가 움직였지만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몇몇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많은 기업은 막연한 기대로 주가가 움직인 것인데,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나올 경우 이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언텍트 주식은 생각하고 있는 변화가 실제 일어날지 의문이다. 질병이 세상을 바꾼 사례는 중세 때 페스트를 제외하고 거의 없었다. 20세기 초 스페인독감은 전 세계에서 50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았지만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다. 따라서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 세상이 완전히 달라질 거란 가정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이 가정이 현실이 되지 못한다면 언텍트를 포함한 코로나19 관련 테마는 시간이 갈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다.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에는 헬스케어 등 다수의 성장주가 포함돼 있다. 나스닥은 성장성이 높은 기술주가 주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의 내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시장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오를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성장주를 찾을 수 없고, 낮은 평가를 받는 질 좋은 기업이 사라져 수익을 낼만한 곳이 없어질 경우 투자 자금이 더욱더 미국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시장에 상대적으로 성장주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 시장이 꺾일 경우 전 세계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분간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게 좋을 것 같다.-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