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갖춰야 할 바른 덕목… 좋은 대통령을 뽑는 안목 제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즉 좋은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해 모든 일이 잘 풀리도록 만든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지도자가 갖춰야 할 수많은 정치 덕목들 중 하나로 손꼽힌다.16세기 대표 성리학자, 율곡 이이(1536~1584년)는 군주가 가까이 해야 할 올바른 신하로 세 가지 유형을 꼽았다. 임금을 지극히 섬기고 백성을 진실로 편하게 만들기 위해 바른길을 걷는 대신(大臣),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나라 걱정과 백성 보호에 앞장 서 국가를 편안하게 하는 충신(忠臣), 그리고 그릇 크기는 작아도 자신의 직분과 능력을 힘껏 발휘해 작은 관직도 성실하게 수행하는 간신(幹臣)이다.조선시대 보수주의 실학자, 순암 안정복(1712~1791)은 수령이 고을을 다스릴 때 경계해야 할 세 가지 유형의 부하로 세리(勢吏)·능리(能吏)·탐리(貪吏)를 꼽았다. 세리는 권세에 의존해 자신의 욕심을 좇는 자, 능리는 상사의 총애를 업고 재주를 부려 이득을 얻는 자, 탐리는 온갖 계략으로 개인의 이익을 구하는 자를 뜻한다.이이와 안정복은 혈연·지연·학연 등에 얽매이지 말고, 재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해 역량을 힘껏 발휘하도록 하는 데서 군주의 진정한 지도력이 나온다고 봤다.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 ‘코드 인사’ 등 온갖 불평등 인사가 판치는 현대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조상의 지혜다.정치교양서 [21세기 군주론-국민주권시대의 제왕학]은 왕이 사람을 쓰는 이야기, 즉 지도자의 처세술에 대한 길잡이다. 동시에 내 손으로 지도자를 뽑는 민주주의 국민이 알아야 할 정치사상서다. 국민주권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이 나랏일을 잘 하는 대통령과 정치인을 뽑고, 이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며, 이들의 언행을 감시·재신임 해 못하면 벌을 주려면 그 판단의 잣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선조들의 지혜에서 배우는 정치행동 분석력책은 군주와 국민이 인간들의 정치적 행동에 대한 분석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람들의 언행 뒤에 숨겨진 정치적 의미와 맥락을 간파하는 눈을 갖도록 안내해준다. 이를 통해 그 동안 보고도 믿기지 않았던 조직 문화와 조직의 생리를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잔재주와 줄서기에 능수능란한 직원이 득세하는 이유, 그 조직의 미래가 밝은지 암울한지, 조직의 리더의 성향과 비전 등을 파악할 수 있다.이를 위해 책은 고대 제왕학 스승들의 조언을 담았다. 책의 구성은 크게 5개 주제 ▷고대 제왕학 ▷군주의 처세 ▷인사가 만사 ▷군주의 무기 법(法)·술(術)·세(勢) ▷법과 도다. 각 주제에 대해 해설하고 누구나 쉽게 읽도록 원전을 현대어로 바꿔 서술했다. 각 주제별로 고대 군주들의 이야기를 사례로 곁들여 재미를 더했다.저자 양선희는 2011년 문예지로 등단한 소설가이자 중앙SUNDAY에서 칼럼을 쓰는 언론인이다. 자신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 스스로 독립출판사를 만들었으며, 이 책이 출판사 첫 작품이다. 이와 함께 한국출판문화사업진흥원의 2020년 중소출판사 출판 콘텐트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된 [글맛 나는 글쓰기]와 [합법적 불공정사회]를 곧 출간할 계획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