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여행으로 유학생활 어려움 이겨내... ‘여행은 교과서이자 학교’라는 깨달음 얻어
모녀는 당당했다. 10살 된 딸을 데리고 엄마는 두 달간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남편이자 아빠의 걱정을 뒤로하고 그렇게 두 모녀의 해외여행은 시작됐다. 중학생이 된 딸은 한 번 더 사고(?)를 쳤다. 홀로 미국 유학을 떠나고 싶다고 선포했다. 부모를 설득하는 지난한 시간을 이겨내고, 그렇게 만 13살이 된 어린아이는 혼자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로 유학을 떠났다.어린 학생 혼자서 유학 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은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일이리라. 그 어려움을 이겨내게 한 것은 엄마와 함께 떠난 여행이었다. 10살 때 시작된 두 모녀의 유럽 여행은 어느덧 34개 나라 61개 도시로 확장됐다. 두 모녀의 좌충우돌 여행으로 어린 딸의 몸과 마음은 훌쩍 자랐다. “엄마와 함께 떠났던 여행이 내게 많은 용기를 주었다는 것은 너무나 확실하다. …… 여행이, 그 경험이, 나를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천천히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 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엄마, 우리 이제 떠나자]라는 두 모녀의 여행기가 탄생한 배경이다. 저자인 정예원은 현재 미국 Delaware County Christian School에서 고등학교 12학년 생활을 하고 있다.두 모녀의 여행지는 서유럽을 시작으로 북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까지 확장된다. 잘츠부르크부터 마드리드, 산토리니, 오슬로, 오키나와까지 다양한 곳을 경험했다. 두 모녀의 여행기가 특별한 것은 이들의 눈에 비친 것은 해외 명소가 아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두 모녀가 서로에게 해주는 격려가 여행기에 담겨있다. “예원아, 네팔 어땠어?”라는 엄마의 말에 “나는 어른이 되면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라는 딸의 대답은 두 모녀의 여행이 주는 교훈이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도시 모스타르에서 상처를 치료하는 법을 배우고, 에스토니라 탈린에서 슬픔이 행복으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식이다. 그렇게 두 모녀는 여행에서 또 다른 삶의 지혜를 배우고 있다.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이 교과서인걸책을 읽다 보면 부모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나는 지금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마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이 책에서 조그마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교육하는 곳은 책상 앞이 아니고,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이 교과서임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엄마와 함께한 내 여정이 참 행복했다. 나에게는 여행이 학교였고, 여행이 선생님이었다”는 저자 정예원의 말처럼. 올해 코로나 사태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딸은 엄마와의 여행의 추억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책에 담았다. 유학생답게 이 책은 한영 에세이로 출간됐다. 도서 앞부분은 한글판을, 뒷부분은 영문판을 담았다.- 최영진 기자 choi.yo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