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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의 부동산 투자 길라잡이] 오피스, 공실 늘어도 투자는 역대 최대 

 

해외투자금 유턴, 투자경쟁 가속화… 수익률 하락세인데 매매가 상승세

▎ 사진:연합뉴스
2020년 3분기 서울 오피스 임대시장은 8.3%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재확산으로 주요 기업이 오피스를 축소·통폐합한데다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은 공급면적인 14만평이 공급되면서 전 분기 대비 3.3%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여의도권역에 11만평 파크원 타워 1,2와 2만평 KB국민은행 신관이 들어서면서 서울 오피스 전체의 공실률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을 주요 권역별로 살펴보면 도심권역은 2분기에 이어 대규모 오피스가 공급됐다. 이에 따라 공실률도 소폭 상승해 9.3%를 기록했다. 임대인에게 귀속되는 제반 비용을 환산한 환산임대료와 함께 관리비도 소폭 상승했다. 이는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인근에 있는 을지한국빌딩 등의 임대기준가 변경의 주요인이 됐다.

강남권역은 팍스타워·큰길타워 등 대규모 오피스 공실이 해소돼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한 3%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정보통신(IT) 업종의 입주가 공실을 해소했다. 3분기에는 대규모 오피스를 중심으로 임대료와 관리비의 상승폭이 두드러져 환산임대료와 관리비가 동시에 상승했다.

3년 연속 오피스 10조원 이상 거래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은 신규 공급이 이루어진 여의도 권역은 약 14만평의 공급으로 전 분기 대비 10.4%포인트 상승한 15.4%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공실률 증가는 대규모 오피스에서 주로 나타났는데, 신축 오피스를 제외한 겨우는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의도권역의 공실 증가를 야기한 파크원 타워1,2에는 최근 NH투자증권이 17개층을 사용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동시에 유진기업과 계열사 등이 계약을 체결해 공실률 상승을 일부 해소했다. 여의도권역 역시 환산임대료와 관리비가 동시에 상승했고 일부 보증금이 인상되기도 했다.

대부분 서울 주요 권역에 위치했으며 기존 고객층 외에도 견고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어 지금 당장 공유오피스의 공실 문제를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다. 국내 공유 오피스 패스트캠퍼스가 최근에 공실 규모를 약 5% 미만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얘기 한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2020년 3분기는 역대 최대 거래 규모를 기록한 의미 있는 시점이다. 이번 분기에는 총 17개 동이 거래됐으며 거래금액만 무려 약 4조6887억원에 이른다. 전 분기의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면서 4분기 거래 예정인 물건들이 정상적으로 종결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3년 연속 10조원 이상의 연 거래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분기 거래의 대부분은 도심권역에서 이뤄졌다. 이와 더불어 주요 권역별로 평당 거래가가 새롭게 경신됐다. 도심권역의 신한L타워와 강남권역의 코레이트타워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시장에서 거래가 진행 중인 대규모 오피스가 다수 존재해 평당 거래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오피스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인 자본환원율(Cap.rate)을 살펴보면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4%대를 기록했지만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자본환원율이 하락한다는 뜻은 반대로 얘기하면 오피스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의미다. 임대 수익은 큰 변화가 없는데 코로나19 등의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한정돼 있는 오피스 물건의 거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 팬데믹에는 영화관·호텔·대형할인점보다 오피스가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한다. 쉽게 얘기하면 오피스로 투자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유동자금 확보를 위한 매각 물건까지 시장에서 거래되다 보니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오피스 시장은 활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사태가 회복된다 해도 리테일 등의 자산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을 감안하면 오피스 투자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체적인 경기가 코로나 사태로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금액이 예상되고 평당 거래가가 경신되는 현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국내외 연기금 등의 주요 투자자가 우리나라 오피스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부터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피스는 실물 경기가 변해도 그 지표가 즉각 반영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쉽게 얘기하면, 경기가 불안정해도 기업들이 오피스를 당장 떠나기보다는 면적을 줄이는 방안인 감평을 실행하므로 안정적인 임대수요가 기본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임대수요를 기반으로 하는 코어 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실사 등 출장이 필요한 해외 투자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이 여파로 호텔업·유통업 등이 불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인 오피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게 된 점도 다분하다. 이 같은 이유들이 평당 거래가의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부진 여파로 안정적 자산에 수요 쏠려

대규모 오피스는 자가 사옥을 보유하고 싶은 대기업군을 제외하는 경우엔 해외 투자자, 국내외 연기금, 공제회 등 대부분 기관투자자로 이뤄진다. 기관투자자는 간접투자기구를 이용해 펀드·리츠 등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데, 3분기에도 약 60% 이상이 간접투자기구를 통해 거래가 됐다. 이런 간접투자기구를 구성하는 펀드는 109건이 설정됐으며 리츠는 15건이 영업인가를 얻었다.

펀드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해외 투자에 제한이 많았음에도 설정금액이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하는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눈 여겨 볼만하다. 리츠의 경우 현대해상 강남사옥을 인수하기 위한 상품과, 인천에 위치한 물류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한 상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동시에 이지스자산운용은 공공주택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개발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에 리츠를 인가 받았다. 이러한 간접투자상품은 올해 4분기에도 계속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필자는 상업용부동산 관리 서비스 기업인 백경비엠에스의 컨설팅 팀장이다. 부동산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미국부동산자산관리사(CPM)와 미국상업용부동산중개자문(SIOR) 자격을 갖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수행하고 행복건축학교에서 예비건축주 강의를 하고 있다.

1561호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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