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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래은행 ‘카뱅’, 저축은 월 30만원 안돼
‘투자한다’ 20대의 75.8%는 ‘주식’저축은 저조한 반면 투자에 참여하는 20대는 비교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결과 응답자 4명 중 1명이 ‘현재 투자를 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특히 대학생은 학년이 높을수록 ‘투자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1학년 17.7%, 2학년 28.9%, 3학년 27.2%, 4학년 30.9%가 ‘투자하고 있다’고 대답했다.알바천국 관계자는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투자하고 있는 20대가 비교적 많은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또 “특히 아르바이트로 돈을 버는 20대의 경우 30~40대 직장인보다 평균적으로 낮은 소득임에도 불구하고 4명 중 1명꼴로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점이 뜻밖이었다”며 “20대들이 근로소득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등 소득 관리에 능동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투자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방식은 ‘주식’이 꼽혔다. 응답자의 75.8%가 주식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학교 1~4학년, 취업준비생, 직장인 등 모든 카테고리의 20대가 현재 투자하고 있는 방식 1순위로 주식을 선택했다. 여성과 남성 등 성별로 나누어 보아도 주식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복수응답으로 펀드(32.1%)가 2위를 차지했고, 가상화폐 투자(7.9%)가 3위를 차지했다. 또 부동산 투자(3.85%)가 4위, 이어서 한정판 제품을 사둔 다음에 비싼 가격에 되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리셀 투자(3.6%)가 5위를 차지했다.월평균 투자금액은 30만원 이하의 소액이지만, 20대들의 투자 성적표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결과를 묻는 질문에 ‘투자비용의 2배 미만의 수익을 봤다’고 답한 응답자가 총 48.1%로 가장 많았다. 이 응답은 대학교 1학년을 제외한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직장인에게서 모두 응답 1위를 차지했다. 대학생 1학년 응답 1위는 ‘원금 그대로 유지한다’가 44.4%로 가장 많았고, ‘2배 미만의 수익을 봤다’가 38.8%로 뒤를 이었다. 투자비용을 손해를 봤다는 응답은 전체 8.4%로 낮았고, 대부분이 원금을 유지하거나 투자 비용보다 높은 수익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명품소비’ 부정 인식 늘고, ‘중고거래’ 반응 뜨거워소비와 관련해서는 ‘명품 소비’, ‘중고거래’, ‘라이브 쇼핑’ 등에 관해 물었다. 먼저 명품 소비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3.9%,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2.3%였다. 수치상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지만, 이 수치는 이전에 알바천국이 같은 20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보다는 확연히 낮아진 수치였다. 2017년 알바천국이 조사한 20대 명품 소비 행태 설문 조사결과에는 응답자의 85.8%가 명품소비에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10% 정도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는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20대들의 명품소비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반대로 중고거래에 대한 반응은 눈에 띄게 좋았다. 응답자의 87.5%가 중고거래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또 중고거래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으로는 당근마켓(63.7%)을 꼽았다. 이 같은 결과는 대학생·취업준비생·직장인 모두 같았다. 번개장터가 14.5%로, 당근마켓과 큰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58.8%)’가 많았다. 이 역시 응답한 대학생·취업준비생·직장인이 모두 같았다.실시간으로 방영하는 온라인 동영상을 활용해 물건을 판매하는 라이브 쇼핑에 대한 반응은 예상과 달리, ‘부정적’이었다. 라이브 쇼핑을 즐겨보냐는 질문에 85.8%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14.1%만 즐겨본다고 말했다. 앞서 질문한 ‘중고거래’ 관련 답변과 정확히 반대로 나온 셈이다. 또 중고거래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가장 큰 장점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물건을 구입할 수 있음’을 꼽았지만, 라이브 쇼핑을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33.3%가 ‘라이브 쇼핑 콘텐트 자체가 흥미로워서’를 꼽았다. 라이브 쇼핑의 경우 제품의 저렴한 가격보다 흥미로운 콘텐트로 20대 소비자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차곡차곡 월급을 모아 자동차를 사고, 집을 구하길 바라던 이전 20대와 지금의 20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20대에게 자동차는 빌리면 되는 것, 치솟은 부동산은 너무 먼 이야기가 됐다”며 “구직활동이 어렵고,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있어 요즘 20대는 먼 미래를 위한 저축보다는 소액으로 바로 즉시 투자할 기회를 노린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이 같은 특징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또 “해외여행도 갈 수 없는 상황에 20대들은 비대면 투자처를 알아보게 되고, 이 같은 갈증에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주식·가상화폐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