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26년째 장미 농사를 짓고 있는 박종원(66) 대표의 ‘경은농장’을 방문했습니다. 장미 농가에 2~3월은 졸업과 입학 시즌이라 꽃이 많이 팔리는 성수기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줄줄이 취소돼 한숨만 쌓이고 있습니다. 이날 박 대표의 4000평 농장에는 두 명의 직원이 장미 가지를 정리하며 하우스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강추위를 견디느라 난방비용 등 생산비는 늘어났지만, 수확은 오히려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습니다. 생산이 줄어들었지만, 소비 감소가 더 커 도매가격마저 하락했습니다. 악재가 겹친 농가는 고육지책으로 작년보다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꽃을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그마저도 경매가 유찰될까 걱정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박 대표는 케냐·콜롬비아 등 외국에서 수입하는 생화도 농민들에게 부담이라고 말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전국 1500여 곳에서 장미를 키웠지만, 현재는 300여 곳으로 줄었다”며 “코로나19에 한파, 그리고 외국산 꽃까지 악재가 겹쳐 40년 장미 농사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라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사진·글=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