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급 백화점에 ‘중고 신발 매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랩으로 꽁꽁 싸맨 형형색색의 ‘中古’ 운동화가 벽면 가득 전시돼 있습니다. 매장을 찾은 사람들은 마치 예술작품 대하듯 휴대전화로 운동화를 찍고 인증샷도 남깁니다. 2월 26일 서울 여의도에 개장한 ‘더현대 서울’에서 첫 선을 보인 한정판 중고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 랩’ 풍경입니다. 이 매장은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스니커 테크’의 영향을 받아 만들었습니다.패션 아이템으로만 여겨졌던 스니커즈가 몇 년 전부터 희소성을 무기 삼아 젊은 세대에게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매장에서 판매되는 가장 비싼 한정판 스니커즈는 7000만원에 이릅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번개장터 온라인 플랫폼에서 거래된 중고 한정판 운동화는 57만 건으로 820억원어치나 됩니다. 미국의 한 투자은행은 전 세계 한정판 스니커즈 시장이 2025년까지 60억 달러(약 6조7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중소업체 위주의 작은 시장이었지만 네이버와 롯데쇼핑 등 대기업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 판이 달라질 전망”이라고 전합니다.- 사진·글=전민규 기자 jeonm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