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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흑자’ 늪에 빠진 카드업계 돌파구] 신격전지 ‘마이데이터’에서 차별화 노려 

 

하나카드, 금융위 심사재개… 삼성카드만 ‘나홀로’ 제외

▎ 사진:© gettyimagesbank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황형 흑자’를 기록한 카드사들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 제자리걸음인 매출에 비용을 줄여 당장 허리띠는 졸라매고 있지만,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기 위해선 신사업 개척이 필요해서다.

마이데이터 사업이란 금융회사 등에 흩어진 개인 신용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금융상품 추천, 투자 자문 등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이다.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롯데카드를 제외한 카드사 7곳은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주요 안건으로 처리했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이번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마이데이터를 추가했고, 앞서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롯데카드도 이사회에서 마이데이터를 추진했다. 우리카드와 BC카드는 각각 지난해 7월, 9월 마이데이터 추진 안건을 승인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본 허가를 받은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 비씨카드는 서비스 구축을 위한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 MY리포트(마이리포트)’고도화 작업을 통해 소비 내역을 카테고리, 기간, 유형별로 분석한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론칭 후 약 300만 명의 고객이 가입했다”며 “8월 표준 API 방식으로 변경해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마이데이터 특화 플랫폼인 ‘리브메이트 3.0’과 지급결제 중심의 오픈 플랫폼 ‘KB페이’를 통해 개방형 종합 금융 플랫폼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조직 개편을 단행, 마케팅과 마이데이터 활용 업무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카드는 ‘현대카드 앱 3.0’을 통해 소비케어와 금융사기 방지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결제서비스와 통신, 유통 등 고객 라이프 관리를 통합한 종합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비씨카드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 ‘페이북’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이용한 사업을 추진한다.

다만 삼성카드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잠정 보류됐다. 하나카드는 심사 재개를 앞두고 있다. 금융위는 3월 31일 정례회의에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4곳의 심사를 재개한다는 결론을 냈다. 하나카드는 저축은행 업권 내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웰컴저축은행과 손 잡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사업은 계속해서 추진 중”이라며 “심사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1차 사업자 신청에 참여하지 않은 롯데카드는 2차 신청 접수를 준비 중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마른수건 쥐어짜기’ 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부가 마이데이터 최소자본금을 2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인프라 구축 비용은 추가로 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 김하늬 기자 kim.honey@joongang.co.kr

1579호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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