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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상용화 이끄는 혁신 리더들] 최강림 KT AI모빌리티 사업단장 

K-드론시스템으로 도심 하늘길 개설 

KT가 국내 최초로 무인비행체 교통관리 시스템 시연에 성공하며 드론택시 상용화의 서막을 열었다. 도심 하늘길 관제탑 역할을 수행하는 K-드론시스템은 UAM 시장을 여는 핵심 기술이다. KT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최강림 단장에게 UAM 상용화를 위한 전략과 비전을 들어봤다.

▎KT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이끌고 있는 최강림 단장. UAM 사업을 필두로 KT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디지코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사진: KT
대한민국 대표 통신 기업 KT가 국내 최초로 K-드론시스템을 선보이며 드론택시 상용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무인비행체 교통관리 체계인 K-드론시스템은 하늘을 나는 기체가 안전하게 비행하도록 돕고, 효과적으로 항로를 관리할 수 있는 도심항공교통(UAM)의 관제탑 같은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비행에 필수적인 공역 할당, 비행 허가와 감시, 모니터링이 주된 역할이며, 다수의 UAM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관리할 수 있어 효율적인 비행체 운용이 가능하다.

KT는 지난 2017년부터 K-드론시스템 개발과 실증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인천과 강원 영월 등지에서 K-드론시스템 실증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비행체 운용 시스템 보급 사업인 USS(UTM Service Supplier)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 국가 차원의 비행 정보 관리용 시스템인 FIMS(Flight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도 개발해 기체 등록과 교통 현황 같은 종합적인 정보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KT의 K-드론시스템이 연동된 드론 비행 시연 모습. 드론이나 무인비행체가 안전하게 비행하도록 돕고 효과적으로 항로를 관리하는 K-드론시스템은 UAM 시장을 여는 핵심 기술이다. / 사진: KT
최강림(47) KT AI모빌리티 사업단장은 최근 포브스코리아 인터뷰에서 “KT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연한 K-드론시스템은 UAM 시장의 개화를 앞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KT는 국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UAM 상용화에 기여하고, 이에 기반을 둔 산업들의 혁신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T가 UAM 시장에 첫발을 내딛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KT의 UAM 진출은 2017년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국책과제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국토부 과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LTE 통신망 기반의 모든 드론과 무인비행체를 안전하게 관제하기 위한 플랫폼 구축과 실증이었는데 대한민국 대표 통신사인 KT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영역이라고 봤다. 통신망과 플랫폼 기반의 관제는 그간 KT가 여러 분야의 사업을 통해 핵심 역량을 쌓아오고 있었다. 특히 모빌리티형 관제 플랫폼은 KT의 신사업 영역인지라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이후 국내 최초의 UAM 관제 플랫폼 구축이라는 성과에 이어 최근 국토부 실증사업까지 수주하게 됐다. 앞으로도 이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KT의 UAM 사업 추진 방향과 UAM 관련 서비스도 궁금하다.

모빌리티 분야는 육상교통에서도 이미 플랫폼이란 형태로 다양한 플레이어가 경쟁하며 합종연횡하는 형국이다. 미래 항공교통인 UAM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플랫폼 형태로 서비스가 형성될 전망이다. KT는 통신사로서 UAM 기체용 통신망 서비스를 먼저 확보한 뒤에 UAM 교통관리 플랫폼(UTM)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UAM 기체가 상용화되고 본격적으로 안전 운항이 되려면 초정밀 정보의 방대한 수집과 실시간 공유가 중요하다. KT는 UAM 교통관리를 위한 UTM 플랫폼 개발과 운영에 적합한 역량을 갖고 있다. 또 기상정보, 교통로 정보, 공역 내 이동통신망 맵 정보 같은 안전한 UAM 운항과 운용에 필수적인 다양한 데이터 영역에서 사업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본격적인 도심 하늘길 교통 시대가 열리면 KT가 모빌리티 분야에서 보유한 RTK(Real-Time Kinematic) 정밀측위기술(수미터의 GPS 오차를 10㎝ 이하로 줄여주는 기술)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하늘길 노선 체계 수립과 관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KT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시장에서 유력한 플레이어들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여객 운송 서비스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KT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K-드론시스템의 개념과 핵심 기술, 파급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KT는 국토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무인비행장치의 안전 운영을 위한 저고도 교통 관리체계 개발 및 실증시험 사업’에서 확보한 K-드론시스템으로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K-드론시스템은 한마디로 UAM의 관제탑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드론이나 무인비행체가 안전하게 비행하도록 돕고 효과적으로 항로를 관리한다. 특히 전국의 UAM 비행체들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관제할 수 있어 다수의 비행체 안전 운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 UAM 시장의 개화를 앞당기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최근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SSME)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했다. 어떤 내용인가.

이번 SSME 행사에서 KT는 ‘스마트 모빌리티 파트너, KT’라는 주제로 전시관을 운영하며, ‘디지코(Digico)’ 비전을 제시했다. 디지코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과 사회가 지능화되는 변화 속에서 통신 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KT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같은 소위 ‘ABC’ 기술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플랫폼을 만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려 한다. UAM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산업을 비롯해 AI 기반 지능형 로봇, 디지털 물류 시스템, AI 콘택트센터 같은 미래 산업의 혁신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K-드론시스템으로 효율적인 도심항공교통에 기여


▎2021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공개한 디지코 KT의 혁신 기술 조감도. 통신 기업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KT의 의지를 담고 있다. / 사진: KT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텍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최 단장은 KT의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KT 신사업본부 신사업전략팀장과 미래융합사업추진실 IoT전략팀장을 거쳐 KT 플랫폼사업기획실 커넥티드카 사업담당(상무보)과 미래플랫폼사업부문 커넥티드카 비즈센터장(상무)을 지냈다.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뭔가.

KT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디지코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UAM은 모빌리티 업계에서도 완전히 신개념의 사업이다. 기술적 진보와 함께 안전성과 사업성이 보장되는 사회적 수용이 이뤄져야 시장이 열리는 분야인 만큼 단일 플레이어로서는 사업을 영위할 수 없으며 건실한 비즈니스 생태계가 형성돼야 한다. KT가 구상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 역시 각 상황과 단계에 따라 전략적 제휴가 수반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UAM 전용 통신망 기술 지원부터 인프라 관련 서비스, 물류와 여객 같은 고객 서비스까지 항공교통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향후 UAM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현재 정부의 로드맵상 2025년에는 UAM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진정한 의미의 UAM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UAM 기체가 운용되기 위한 지상·항공 인프라와 법제도가 함께 준비돼야 한다. 최근 정부 발표와 주요 플레이어들의 UAM 사업 진출 움직임을 미루어볼 때 내년부터는 주요 기술 검증과 실증 과제 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상용화 시기는 얼마든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본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KT의 전략은 뭔가.

앞서 언급했듯이 UAM이라는 새로운 모빌리티 혁명은 단독 플레이어만으로는 시장을 열 수도 활성화할 수도 없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열면서 애플 마켓이라는 생태계가 함께 준비되고 커져서 스마트폰 시대가 폭발적으로 열린 것처럼, KT도 UAM 시장에서 통신을 넘어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플레이어들과 전략적인 제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UAM 관련 신기술 개발이나 플랫폼 확장 같은 KT의 중장기 사업 계획을 밝혀달라.

먼저 기술개발 측면에서는 UAM의 안정적인 통신 지원을 위해 항공망 관점 기술 검토와 관련 개발을 추진한다. 국책과제와 USS 실증사업을 통해 입증된 국내 유일의 UTM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해 교통관제 플랫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지향 플랫폼으로 외연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KT의 UAM 관련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 바란다.

아직까지 구체화된 해외 진출 계획은 없다. 하지만 국내 UAM 시장 본격화를 위한 여정 중에 기회가 생긴다면 얼마든지 글로벌 사업 추진도 진행해볼 생각이다. 특히 현재 협력 중인 파트너들이 당연히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라 단순히 통신 관점이 아닌 관제 플랫폼 같은 글로벌 표준 솔루션 부분에 대한 연구개발을 선행해 추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KT의 UAM 사업 책임자로서 궁극적인 목표가 뭔가.

그동안 KT가 제공해온 통신은 우리 삶에서 시공간을 이어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마찬가지로 모빌리티도 우리의 시공간을 이어주는, 중요한 삶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UAM은 미래형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완해줄 모빌리티의 신개념 혁명이다. UAM을 세상에 실현하는 과정에서 KT가 중요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시장에서 어떤 기체와 어떤 노선을 이용하더라도 KT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202110호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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