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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초점 인터뷰]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이 저격한 文 정부 부동산 정책 민낯 

“대통령 지지율 더 떨어져야 진짜 집값 잡는 대책 나올 것” 

■ “7·10 대책 효과 못 볼 것…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 ‘조작’된다고 생각”
■ “부동산은 MB가 가장 잘해… 집값 급등 주범인 현 정부가 국민에 세금 전가”
■ “대통령이 임명한 1만여 고위공직자가 얼마나 부동산을 가졌는지 밝혀낼 것”
■ “시민운동가가 정치권에 기웃거리니 정치도 망하고 시민운동도 망해”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끝까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 위선을 파헤치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을 12%까지 떨어뜨린 사람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70%에서 40%대까지 내렸는데 더 떨어져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이 나올 것이다.”

김헌동(6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부동산 건설개혁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본부장은 집권층의 ‘급소’를 정밀하게 저격했다. 청와대 등 고위공직자와 민주당 의원들의 부동산 민낯을 까발리자 시민들은 경악했다. ‘다주택자들이 정책을 짜는데 집값이 잡힐 턱이 있겠느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그 여파로 이들은 부랴부랴 ‘한 채만 남기고 집을 팔겠다’는 촌극을 빚었다. 그러나 강남 집만 남기고 매각하는 행태에 여론은 폭발 직전으로 치달았다.

‘일개’ 시민단체 경실련의 존재감은 103석 야당 미래통합당을 사실상 압도한다. 경실련이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52%(3억1400만원) 올랐다’고 터뜨리자 바로 다음 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14.2% 올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은 작동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변명은 4·15 총선 압승 이후 치솟던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트리거가 됐다. 민심이 흔들리자 정부는 6·17 대책, 7·10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7월 13일 경실련에서 만난 김 본부장은 여전히 정부 부동산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이 정부는 집값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어느덧 부동산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문재인 정부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靑 1급 이상 공직자 아파트 40% 인상”


▎청와대 다주택 공직자의 주택 처분을 촉구하는 경실련의 집회.
사실상의 증세 정책인 7·10 부동산 대책을 접한 시장은 벌써 냉소적이다.

“당장 내놓을 만한 게 없으니 세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집값 잡는 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가 가장 좋다는 건 이정우(노무현 정부 정책실장) 등 (토지공개념을 주장한) 헨리 조지파들이다. 이들이 종합토지세를 없애고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라고 이름을 바꿨는데 계속 ‘세금폭탄’ 논쟁 유발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어찌 된 일일까?

“노무현 정부도 정확히 임기 절반인 2005년, 8·31대책을 내놨다. ‘노 대통령 임기 30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값 7%, 전국적으로 3.5% 올랐다’는 말도 안 되는 보고서를 가지고 대책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내놓은 진단을 보면 ‘상승률이 높지 않다. 국지적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국토의 12%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오르면 전국적으로 70%가 오르는 것이다.”

어떻게 실상을 대통령에게 알리겠다고 판단했나?

“청와대 1급 이상 공직자들을 경실련이 분석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 아파트가 40% 올랐다. 한 사람당 평균 3억원이었다. 그중 10명은 평균 10억원, 57%가 올랐다. 다주택자는 37%였다. 이어 20대 국회 전국에 퍼져 있는 국회의원 아파트를 보니까 평균 42% 올랐다. 서울시의원 110명 중 102명이 여당이다. 5명이 81채 주택을 갖고 있었다. 혼자 31채, 20채를 보유한 이들도 있었다. 그런 발표를 경실련이 계속했다. 그 이유는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보고서가 ‘조작’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수현 정책실장만 청와대에 들어오면 부동산값이 폭등했다.

“(정책실장에서 물러난 뒤 2019년 12월) JTBC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미안하다’고 사과 한마디 할 줄 알았다. 뻔뻔하게 ‘OECD 평균에 비하면 안정적이고 오르지 않았다. 정책을 잘 관리했다’고 하더라. 이걸 보고 땅값 상승률을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30개월 동안 2054조가 올랐다. (‘1076조만 올랐다’는 국토부 반박에 대해) 관료들이 대통령과 국회를 속인 것이다. 이대로 놔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文 대통령, 부동산 정책 관련자들 다 바꿔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017년 8월 임대사업자 제도를 장려했다. 이는 부동산 정책의 치명적 패착이 됐다.
경실련의 고발 이후 ‘부동산 정책의 진정성은 이 정부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면 된다’고 사람들이 믿게 됐다.

“왜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재산을 조사했느냐,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돼 재산을 축소 신고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시세로 신고해서 재산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난 3년 서울 아파트값을 52% 오르게 한 건 정부~청와대~여당 세 축이다. 이 사람들 중에 다주택자가 많으니 이런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집을 팔라고 한 적 없다. 20번 넘게 화살을 쐈는데 과녁을 다 비켜갔다. 바꿔야 한다. 제대로 임명해야 한다.”

정부나 여당에서 경실련에 조언을 청하진 않나?

“만나자고 해도 안 만난다. 경실련이 주장하는 정책을 100% 받는다는 전제 없인 어렵다. 찔끔찔끔해서는 절대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 집값은 대통령과 정부가 ‘정말 잡을 거 같다’고 느낄 때 진정된다. 그런 믿음이 이 정부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니 사람들이 돈을 빌려서라도 집을 산다.”

시늉만 내는 정책만 남발하는 의도는 ‘처음부터 잡을 생각이 없었다’로 해석해야 그나마 납득이라도 간다. 정부가 집값 잡는 방법을 정말 몰라서 이러는 건 아닐 텐데.

“경기부양이다. 토건 사업, 부동산 투기로 경제를 띄우지 않으면 지탱할 길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미 (노동·산업 분야의) 모든 게 다 실패했다. 재벌들은 설비투자를 안 한다. 해외로 나가고 있다. 서울, 수도권 알짜 땅을 산업단지 등의 명목으로 재벌기업이 원가에 사들이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도 재벌의 먹잇감이다.”

무늬만 부동산 대책이고, 진짜 목적은 증세라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세금은 얼마 안 된다. 재산세 12조, 종부세 2~3조다. 거래가 되면 양도세가 나온다. 그 외에는 별로 없다. 그보다 대통령이 뉴딜정책 한다고 하지 않나? 전부 토건이다.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까지 무시해가면서. 이 정부는 성장률을 지탱하기 위해선 오로지 토건 사업, 부동산밖에 대안이 없는 것이다.”

집값을 안정화하는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사다리를 끊고 편을 가르는 부동산 정치가 선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이러는 건 아닌가?

“(여당이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야당이 무능해서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여당의 부동산 실패라는) 황금 같은 기회가 왔는데 자살골을 차고 있다. 토건 업자 출신 국토위 위원, 건설업자들이 만든 연구원 출신, 그런 사람들이 완전히 당을 망가뜨리고 있다. 지난 총선 때 오세훈 후보와 유튜브 토론도 했다. 황교안 대표 들으라고. 그런데 안 듣더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호평했다.

“나는 잘한 건 잘했다고 한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때까지 분양가가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지시하자 관료들이 말을 안 들었다. 그러자 현대건설 직장 동료를 LH토지 사장으로 앉혔다. 해봤으니까 아는 거다. 그전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2006년 9월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공개, 후분양제를 선언하자 노무현 대통령도 2007년 4월 주택법을 개정했다. 집값이 안 올랐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특별법을 만들어서 10년 분납 분양 등 서민을 위한 다양한 주택정책을 내놨다. 2010년 강남 서초구 평당 970만원, 경기도는 평당 700만원으로 분양했다. 전 정부 때 5억5000만원에 분양했던 용인 아파트가 3년 만에 2억으로 떨어졌다. 왕십리 뉴타운 아파트는 평당 1800만원에 분양하려 했는데 900세대 중 2세대만 신청했다.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를 반으로 줄였다. 종부세로 아파트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 재건축, 재개발 조합들이 해산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최경환 부총리가 ‘빚내서 집 사라’고 할 정도였다. 집을 사기만 하면 손해 보고, 분양받기만 하면 집값이 내려가는데 누가 사겠나. 혹자는 (MB 정부 집값 안정을) 2008년 금융위기 탓이라 하는데 잘못된 진단이다.”

“이 정부는 부동산 정책 MB한테 배워야”

분양가상한제가 집값 안정에 특효약이라고 믿는 듯하다.

“분양가상한제를 안 한 기간에 집값이 올랐다. 노무현 5년, 박근혜 1년, 문재인 3년 총 9년 동안 집값이 올랐다. ‘이낙연 아파트(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를 보면 된다. 1999년 2월 이낙연 의원이 2억대에 산 아파트는 2007년 14억이 됐다가 2006년 12억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019년 20억이 됐다. 이낙연이 19억원대에 팔았으니 국회의원 하는 동안 아파트에서만 17억원을 번 것이다. 국회의장 박병석이 40년 살았다는 반포주공 1단지는 지금 57억원(호가)이다. 더 중요한 건 노무현 때 17억,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23억이 올랐다. 여당 의원일 때, 자기 집값만 오른 셈이다.”

현 정부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를 배워야겠다.

“절대 배우지 않는다. MB의 22조원 들인 4대강 사업을 그렇게 비판했던 사람들이 자기들은 50조원짜리 도시재생 뉴딜을 예타도 하지 않고 추진한다. 보수 언론도, 야당도 제대로 비판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두 달 동안 경실련이 대통령 지지율 20%, 민주당 지지율 10%를 뺐다.”

7·10 대책에서 주택 임대사업자 혜택 철회에 관한 소급을 하지 않았다. 이러면 마땅히 매물이 나올 게 없으니 가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임대사업자들이 누리던 (세금) 특혜의 상당 부분을 제거하리라 예측했는데 하지 않았다. (부동산 정책에 관여하는 자들의) 친인척들이 임대사업자로 많이 등록돼 있을 것이다. 이번 대책은 세율을 굉장히 높인 것처럼 하고, ‘그러면 집값이 잡힌다’는 사람들의 말을 대통령이 들어서 전달된 땜질 정책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거에 임대사업자 제도를 장려했던 김현미 국토부 장관으로선 소급이 난감했을 것 같다.

“세금을 더 부과할 순 없지만, 대출은 회수할 수 있다.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 집을 한 채 가진 사람은 40% 빌려주는데 투기꾼에게 80%를 빌려주나? 내가 보기에 대출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고, 그러면 집을 내놓아야 하고, 임대사업자들이 가진 물량 100만 채가 시장에 나오면 공급 문제는 다 해결된다.”

지금 하는 거 봐선 그렇게 안 할 것 같다.

“못 한다. 경기를 지탱하고, 집값을 떠받쳐야 하니까. 지금은 매물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나온다.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이 겁을 먹고 집을 팔면 집값이 폭락하고 경기가 위축되고 이 정권이 빠르게 몰락할 것 같아 못 하는 것이다.”

집값마저 내려가면 디플레가 확정되는 거 아닌가?

“전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박병석 의장, 이낙연 의원이 2억~3억 주고 샀던 집이 20억~30억까지 올랐다가 절반이 돼서 15억이 됐다고 해도 손해가 하나도 없다.”

최근에 ‘영끌 대출’해서 집을 산 사람들은 집값이 내려가면 문제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3%라면, 그렇게 못 한 사람들이 97%다. 정부 말 듣고 판 사람들도 있다. 자필로 나에게 편지까지 보냈다. ‘대통령 말 듣고 3년 전에 30평짜리 집을 팔았는데, 집값이 너무 올라서 이제 20평을 사려고 해도 못 산다’고. 이런 사람이 더는 나오지 않기 위해서 집값은 내려가야 한다. ‘영끌’ 한 사람을 (정부가) 지탱해야 한다면 (집값이) 더 올라가면 더 지탱해줘야 하는 것인가?”

대통령이 관료들에게 속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불리하지 않으니 알면서 묵인하는 거 아닐까?

“친척, 친구, 가족, 참모 누구도 집값 오르는 것을 안 알려줘서 본인이 모르는 것이다. 대통령 관심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어디를 아파하는지, 어디가 심각한 문제인지, 최소한 여러 라인을 통해야 하는데 그런 게 거의 없다. 듣기 좋은 얘기만 듣고 있다고 본다. 부동산 대책을 쭉 보면서 과거 노무현 정부도 그렇고, 문재인 정부도 특정 시민단체 사람을 대거 기용하고, 특정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편향된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집값 올려놓고, 국민에게 세금 폭격”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부동산으로 경기부양을 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자고 주장한다.
공시가격을 올리면 집값이 잡힌다고 했지만, 그러면 지지율이 떨어질 텐데.

“올리는 것이 아니고 정상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이번 7·10 대책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란 어디서 걷어서 누구와 어떻게 나누느냐는 것이다. 정부가 아파트값을 올려놓고 자기한테 허가받고 사라고 하고 세율까지 올린다. 반면 재벌(법인)이 가진 부동산 공시지가는 30%도 반영 안 된다. 잠실 롯데월드 땅은 8조다. 건물을 지었으니 10조가 훨씬 넘는다. 공시지가는 20~30%만 반영하는 데다가 세율은 0.6%다. 개인은 최대 6%다. 세율로만 8배다. (개인)아파트 공시가격은 70~80% 반영한다. 재벌(법인)보다 10배 가까운 세율로 세금을 내고 있다.”

왜 똑같이 걷지 않을까?

“무능한 정부다. 자기가 집값을 올려놓고 (아파트 가진) 사람들에게 세금 폭격을 가한다. 반면 재벌이 싫어하는 건 안 한다. 공시가격, 공시지가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조사하는 것이다.”

세입자 보호 명분으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법이 도입될 것 같다.

“우리나라는 전세제도가 있다. 전세는 투기(갭 투자)를 유발한다. (궁극적으로) 전세제도를 없애야 한다. 전세보증금 없으면 결혼도 못 한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안 좋다. 전세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돈을 맡기는 것이다. 깡통전세가 나와도 보증회사를 통해서 보증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쫓겨나지 않을 권리를 둬야 한다.”

청약이 로또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 때 수도권에 250만 호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다고 했다. 그 5년 동안 20만~30만 호를 공급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그 땅을 건설업자들에게 줘버렸다. 이명박이 수도권에 집 짓고 서민들 주거 안정시키려고 확보한 (200만 호를 건설할 수 있는) 공공택지를 건설업자에게 준 것이다. 지금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가면 평당 2400만원씩이다. 300만원짜리 땅에다가 600만원짜리 건물을 짓는데 공기업이 건설업자에게 땅을 줘서 시민들에게 2500만원에 팔고 있다. 그런데도 주변 아파트가 평당 3500만원이니 로또라고 한다. 로또 맞으려고 사람들이 다 바가지 쓰는 것이다. 개인이 2억~3억 버는 게 로또면 건설업자는 2억짜리를 7억에 팔아서 5억을 남기는데 1000가구를 팔아서 5000억씩 버는 건 무엇이냐. 공기업이 1000가구 분양하면 3000억 남고, 민간업자가 공공택지를 받으면 5000억을 번다. 그리고 기성세대는 다 (부동산) 로또를 맞았는데 젊은 사람들은 로또 맞으면 안 되냐. 기성세대들이 젊은 사람들의 기회를 박탈하고 자기 자식에게만 슬그머니 증여하는, 이런 못된 일이 일어나는 게 대한민국 현실이다.”

전·월세 상승이 확실한데 정부와 여당은 소급을 불사하는 가격 통제로 누르려고만 한다.

“전세 대출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전세 대출이 생긴 게 박근혜 때부터다. 왜? 노무현 때 집값을 잔뜩 올려놓아서 가령 2억짜리 집이 15억이 되니까 전세가 2억일 때는 1억이었는데, 15억 되니깐 전세가 10억까지 올라간다. 집값이 올라가면 3~4년 후 전셋값이 올라간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2016년부터 집값이 올라가서 올해부터 전셋값이 올라가고 하반기에 폭등할 것이다. 정부가 정책을 잘못해서 집값이 올라가고, 전셋값도 올라가고, 사람들은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고…. 왜 사람들한테 고통만 주나? 반면 자기를 지지하지도 않는 계층(강남)한텐 1년에 3억 이상 불로소득을 안겼다. 장하성은 1년 정책실장을 하고 10억 벌었다. 김수현도 10억 벌었다. 김상조(정책실장)도 5억 벌었다. 청와대 비서관 10명이 10억씩 벌었다. 김의겸(전 청와대 대변인)은 1년 만에 8억 벌었다.”

“고위공직자 부동산, 끝까지 밝히겠다”

쌍용건설 출신이라고 들었다. 시민운동에 뛰어든 계기는?

“2000년부터 예산감시, 국책감시를 하다가 2004년부터 아파트값 폭등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서 ‘아파트값 거품 빼기 운동본부’를 만들었다. 사실 노무현을 찍었고, 노무현 정부를 지지했다.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갔다. 노무현 때나 지금도 나는 현대판 독립운동가라고 생각한다. 같은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나와 의견이 다르다. 특히 부동산은 시각차가 컸다. 지금은 그들이 나를 따라온다. 시민운동은 시민을 위한 운동이어야 한다. 시민운동가를 위한 운동이 되는 케이스가 정부를 망친다. 시민운동가가 정치권에 기웃거리니 정치도 망하고 시민운동도 망하는 것이다.”

경실련에서 향후 어디에 방점을 찍고 행동할 것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임명한 1만여 명의 고위공직자가 얼마나 부동산을 가졌는지, 그들이 그동안 얼마나 투기를 일삼았는지 밝힐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고위공직에 가서 일하려면 최소한 부동산 투기꾼 출신은 안 된다. 정의롭게 산 사람만이 명예를 가질 수 있는 고위공직에 가는 것이다. 지금도 집값은 오르고 있고, 올해 하반기에 더 오를 것이다. 그 원인을 집어내 불로소득을 소멸시키지 않으면 땀의 대가가 존중받지 않게 된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1년에 500만원, 1000만원 저축하기도 힘든데 동료 직원이 부동산 투기해서 1억~2억씩 벌면 근로 의욕도 떨어지고 직장도 망가지고 개인도 망가지고 사회 전체가 망가진다. 그런 정의롭지 못한 세상이 다시는 오지 않도록 앞으로 20년 동안 시민운동을 더 할 계획이다.”

- 글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 사진 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 녹취 정리 심민규 인턴기자

202008호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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