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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포커스] 국민의힘, 지방선거 압승하자 다시 권력 다툼(1) 

이준석의 ‘혁신’은 당권 싸움 서막일까 

김영준·유길용·최현목·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윤핵관’과 힘겨루기 일합… 대표 임기 다할지 미지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을 장악하는 선거에서 이기고도 책임론에 직면해 있다.
이준석(37) 대표 체제로 국민의힘은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을 거뒀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온라인상에서는 ‘이 대표 책임론’이 끊이지 않는다. 책임론을 압축하면 ‘이준석이 아니었다면, 대선은 0.7%p 차이 이상으로 낙승했을 것이고 경기지사 선거도 이겼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와중에 이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 ‘혁신’을 발표하고는 우크라이나까지 다녀왔다. 이 대표를 비토하는 측에서는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한다”고 공격하고 있다. 아울러 ‘성 상납 의혹’에 휘말려 있는 만큼 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3년 6월까지다. 이 대표는 이런 공격에 아랑곳하지 않고 “임기를 끝까지 마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의 거취가 주목받는 이유는 차기 당권 경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종 목적지는 2024년 총선이다. 차기 당대표는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거머쥘 수 있다. 벌써 유력 후보로 안철수 의원, 정진석 의원, 김기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자천타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누가 됐든 윤심(尹心)이 담긴 신주류에서 선출될 확률이 높다.

이런 흐름에 대해 이준석 대표로 상징되는 국민의힘 내 청년 그룹이 맞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와 같은 30대인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6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 때는 이준석 대표의 이슈 주도권이 도움 되니까 쪽쪽 빨아먹다가 선거 끝나고 나니 ‘자기 정치 하는 것 아니냐’라는 건 좀 앞뒤가 안 맞는 태도”라며 ‘엄호’에 나서기도 했다.

차기 대권 구도와 함께 이준석 대표 발걸음도 빨라져

지난 5월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당내 여러 주장에 대해 “우리가 한 모든 것이(선거) 승리에 기여한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어쨌든 승리라는 결과를 얻은 이상, 허물보다 잘한 면을 더 봐야 한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이 대표는 직간접적으로 국민의힘 내 비수도권 정치인들의 기득권을 비판하는 성향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당내 영남 의원들은 지역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5:0으로 이긴 상황에서 시작하는 분들”이라는 발언을 꺼내기도 했다. 이렇게 웰빙주의가 팽배한 정당에서 자신의 개인기로 이슈를 만들어 민주당과 균형을 이뤄냈다는 자신감을 밝히곤 했다. 따라서 지방선거 대승 직후 당내 혁신위원회 구성을 들고 나온 것이나 호남 지역부터 찾아간 것도 차기 총선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표의 또 하나의 우군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이대남’들의 표를 가져오며 신뢰관계를 형성했다. 이 대표를 향한 20대 남성들의 지지도 여전히 상당한 편이다. 이런 존재감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대표적 험지로 꼽히는 노원구 출마를 공언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당내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그와 정치적으로 껄끄러운 관계라 할 수 있는 안철수 의원이나 권성동·정진석 의원 등 소위 ‘윤핵관 그룹’과 대립할 수 있다. 국민의힘 차기 대권 구도와 함께 이준석 대표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는 양상이다.

- 김영준·유길용·최현목·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202207호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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