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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좁다…유럽으로 영토 넓히는 CJ제일제당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최은석 대표 “유럽 빼고는 글로벌 전략 완성하지 못해…퀀텀점프 전략 필요”
■ M&A도 검토…‘비비고’로 한국 식문화 알리고 ‘No.1 아시안 푸드 기업’ 도약


▎2021년 10월 ‘PGA 투어 더 CJ컵’의 사전 이벤트에서 비비고 제품을 맛보고 있는 티럴 해턴(왼쪽·영국)과 애덤 스콧(호주). 사진 더 CJ컵
CJ제일제당이 미국에 이어 유럽으로 사업 영토를 넓힌다. 미국 시장에서의 ‘비비고 만두’ 성공 경험을 토대로 유럽 시장도 본격적으로 두드린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인 영국 법인을 설립했다. 2018년 인수한 독일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와 올해 초 준공한 ‘글로벌 생산과 수출(Global to Global)’ 첫 모델인 베트남 키즈나 공장 등의 생산 거점도 확보했다. CJ제일제당은 유통망과 인프라를 갖춘 유럽 현지 식품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 회의’를 열고 2027년까지 유럽 식품 사업 연 매출을 5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만두·가공밥·한국식 치킨 등 글로벌 전략 제품을 앞세울 방침이다. 또한 유럽 내 K-푸드 시장을 넘어 아시안 푸드 시장에 진입하고, 만두는 물론 롤과 딤섬 등을 아우르는 ‘랩 푸드’ 카테고리 1등에 도전한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유럽을 빼고는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전략을 완성하지 못한다”며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의 대형마트에서 비비고 제품을 카트에 담는 소비자들을 보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비비고 만두 등으로 유럽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해까지 4년간 현지 연 매출은 평균 38%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5년 만에 4.5배 증가한 약 6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심은주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9.3% 증가한 17조2104억원, 영업이익은 15.8% 증가한 1조365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해외 가공식품 매출이 고성장하면서 수익성이 오히려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남아식 ‘롤’로 유럽 아시안 푸드 시장도 공략


▎2022년 6월 3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CJ제일제당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 회의’에 최은석 대표(왼쪽 셋째)와 경욱호 부사장(넷째)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그룹의 미래 전략을 짰다. 사진 CJ제일제당
유럽은 국가별 식문화와 유통 환경이 다르고 가공식품 기술력이 뛰어나 공략이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다만 소득 수준과 타 문화권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영국을 중심으로 데우기만 하면 되는 레디밀 시장이 발달해 기회도 열려있다.

CJ제일제당은 우선 현지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한식 만두 시장의 대형화를 꾀할 계획이다. 유럽인에게 친숙한 닭고기를 활용한 만두와 미국에서 검증된 제품 등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늘려간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건강을 추구하는 채식 인구 등을 겨냥한 100% 식물성 비비고 만두 신제품을 3분기에 출시한다. 가공밥·K-소스 등 글로벌 전략 제품을 활용한 레디밀 시장 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만두 중심의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를 김치·한식 치킨 등 다른 K-푸드 제품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는 김 스낵 제품을 출시해 현지 ‘건강 스낵’ 시장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은 유럽 K-푸드 시장 공략과 함께 아시안 푸드 사업도 확대한다. 유럽인들에게 동남아식 ‘롤’인 스프링롤·에그롤 등은 한국식 만두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CJ제일제당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만두 노하우와 미국 슈완스·베트남 까우제 인수로 축적한 동남아식 롤 역량을 활용해 유럽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밥과 면류의 제품 라인업도 확충해 유럽에서 K-푸드를 포괄하는 ‘아시안 푸드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재현 CJ 회장의 한국 식문화 세계화 철학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비비고 브랜드로 K-푸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No.1 아시안 푸드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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