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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UP] 한국항공우주산업의 FA-50GF 조립 현장을 가다 

폴란드 영공 지킬 한국산 전투기의 산실 

최영재 기자
폴란드에 연말까지 경전투기 12대 납품 목표로 조립 구슬땀
FA-50PL 탑재할 최신 레이더 놓고 LIG 넥스원-외국업체 경쟁


▎FA-50GF 경공격기가 격납고에서 출격을 앞두고 정비 중이다.
FA-50 생산공장에 들어서자, 날개 없는 비행기 동체가 무인 로봇(AGV)에 실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은 ‘자유 진영 무기고’의 산실이다. 축구장 세 개 넓이의 작업장에서 폴란드로 수출할 FA-50GF(Gap Filler, 갭필러) 조립이 한창이었다. 천장에 매달린 수많은 조명이 연두색 FA-50GF를 비추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한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시제 6호기 조립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작업자들이 비좁은 기체 안쪽에서 수많은 전선을 연결하고 테스트하느라 비지땀을 쏟아내고 있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다음 달 출고식을 시작으로, 8월부터 연말까지 폴란드 공군에 FA-50GF 12대를 납품한다. 이런 생산성을 바탕으로, KAI는 현재 7개국에 141대의 TA-50 계열 경공격기 수출을 완료했다.

FA-50GF는 24대의 폴란드형 FA-50PL이 개발되는 동안, 폴란드 공군의 전투력을 책임진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개발 예정인 FA-50PL은 AESA 레이더 탑재로 세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AESA 레이더를 탑재하는 것만으로도, 기계식 레이더(MSA)를 탑재한 전투기의 4배에 달하는 전투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 중인 KF-21 보라매에도 한화에서 개발한 소자 개수 1000개 이상의 수랭식 AESA 레이더가 탑재될 예정이다. 물론 경공격기인 FA-50은 기수 부분의 돔이 작고 엔진도 작은 탓에 부피가 크고, 소비 전력량이 많은 수랭식 AESA 레이더 설치가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그래서 공랭식 AESA 레이더 탑재를 두고 LIG 넥스원과 미국 레이시온사 두 업체가 경쟁 중이다. 레이시온사의 팬텀스트라이크 AESA 레이더는 가벼운 무게는 물론 AIM-120과 통합을 예고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손꼽힌다. 국내 최초로 LIG 넥스원이 개발 중인 공랭식 ESR-500A AESA 레이더의 프로토타입도 지난 2일 공개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LIG 넥스원 관계자는 “ESR-500A AESA 레이더를 소자 수 500개급으로 만들어 FA-50 탑재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FA-50용 국산 AESA 레이더 개발에 성공할 경우 우리 군은 FA-50의 성능 개량과 변경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어 해외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는 데에도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FA-50을 고등 전술훈련뿐만 아니라 전투 임무수행 능력도 탁월한 다목적 경전투기라는 점을 특히 높이 평가한다. 또한 F-16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 조종사의 훈련과 교육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단시간 내에 폴란드공군의 전투력을 상승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시장 또한 뜨겁다. 이미 1차 계약 성사에 이어, 2차 도입에도 FA-50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항공기의 정비와 조종사 훈련 시뮬레이터 등 후속 지원 사업까지 고려하면, 2차 사업에도 FA-50은 어느 전투기보다 가능성이 높다.

KAI는 오늘의 영광에 멈추지 않고, 향후 FA-50의 1300대 수출을 목표로 구매국의 요구에 맞춰 생산성을 유지하고, 향후 단좌형 개발까지 더 높고 먼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이미 2017년 필리핀 마라위 전투에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성능을 입증한 FA-50은 성공적인 K방산의 베스트셀러가 될 모든 준비를 마친 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향후 개발될 FA-50PL에 국내에서 개발된 AESA 레이더까지 탑재한다면, 원조 베스트셀러 F-16을 뛰어넘는 전투기의 비상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축구장 세 개 넓이의 KAI의 고정익동에서 FA-50과 KF- 21 조립·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날개 없는 연두색 동체가 무인로봇(AGV)에 실려 작업자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KAI는 폴란드 공군의 조종사 양성을 위한 시뮬레이터까지 수출할 예정이다.



▎FA-50GF의 동체에서 작업자들이 비지땀을 흘리면서 조립 중이다.


- 사진·글 사천=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

202306호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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