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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최대 규모 통일축제 ‘2023 코리안드림 통일실천페스타’ 

여의도에서 울린 2만 함성 ‘통일은 시민의 힘으로!’ 

조득진 월간중앙 선임기자
K팝 댄스, 태권도 시범, 가수 공연 준비해 젊은층 참여
홍익인간 정신 바탕으로 코리안드림 역설해 눈길


▎10월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3 코리안드림 통일실천페스타’에서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왼쪽 세 번째)과 참석자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고 있다. / 사진:글로벌피스재단
"제가 통일운동을 전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한국인들이 우리의 정신과 스스로의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5000년 전부터 홍익인간, 즉 모든 인류를 이롭게 하라는 영적인 비전을 부여 받은 특별한 민족입니다. 한국 국민들이 중심이 되어 세계를 움직여 통일을 실현해야 합니다.”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 의장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가을 하늘을 울렸다. 문 의장은 무대 위가 아닌 행사장 곳곳, 참여한 시민들 사이를 걸으며 연설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그의 연설이 진행되는 내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근래 보기 드문 격정적인 연설 현장이었다. 그는 “20세기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우리 한민족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바로 우리의 건국 정신인 홍익인간 정신”이라며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코리안드림은 전 세계가 감동할 수 있는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는 개천절을 맞아 통일 비전 축제 ‘2023 코리안드림 통일실천 페스타’가 열렸다. 남북경색 국면에 진행된 모처럼의 대규모 통일 관련 행사라 주목받았는데, 현장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 2만여 명의 만세 삼창 소리로 가득했다.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통일은 우리의 힘으로, 통일은 시민의 힘으로”라고 외쳤다.

‘2023 코리안드림 통일실천 페스타’는 ‘2025 코리안드림 1000만 캠페인’의 일환이다. ‘2025 코리안드림 1000만 캠페인’은 광복 80주년이 되는 2025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민간 주도의 풀뿌리 통일운동 캠페인을 뜻한다. 100여 년 전 200여만 명이 3·1운동을 통해 전 세계에 독립의 정당성을 알렸듯, 2025년 1000만 명이 참가하는 ‘제2의 3·1운동’을 전개해 한반도 통일의 정당성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 행사는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10월말까지 부산, 대구, 광주 등 8개 시·도에서 이어졌다.

추석 연휴와 대체공휴일이 이어진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수만 명의 시민이 통일실천대회 본행사 시작 전부터 행사장을 찾아 여의도공원은 종일 북새통을 이루었다. 부대행사로는 사전 예선을 통해 선발된 10개 청소년 팀의 ‘K팝 커버댄스 콘서트’, 1000여명이 참여한 ‘태권십태권도 영웅단 시범’, ‘백일장 및 사생대회’, ‘코리안드림 사진 영상 전시 홍보관’, ‘유라시아평화원정대 홍보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본행사 후엔 트로트가수 송가인, 조명섭, 안성준, 김다현, 김수찬 등과 K-POP 아이돌그룹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젊은층 참여 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 진행


▎‘2023 코리안드림 통일실천페스타’에서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이 “통일 한반도의 비전인 ‘코리안드림’의 주인이 되어 함께 나아가자”며 역설하고 있다. / 사진:글로벌피스재단
이날 행사는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대한노인회,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한국자유총연맹, 사색의향기, 한반도통일지도자총연합 등 8 개 단체가 공동 주최하고 글로벌피스재단, 통일부, 서울시 등이 후원했다. 주최 측은 “분단 후 시간이 흐를수록 통일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줄고 있다. 이들에게도 통일의 중요성, 그리고 통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참여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했다”고 말했다.

본 행사에서 김용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회장은 “대한민국재향경우회는 퇴직 경찰단체로 이뤄졌으며 152만명의 회원이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단체들 8개가 공동주최로 해서 이 행사를 함께하는 것”이라며 심훈 선생의 시 ‘그날이 오면’ 낭독으로 축사를 마무리 했다. 탈북민 박사 1호인 안찬일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공동상임대표는 “지금 북한에서는 신세대들이 대한민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있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 통일은 옛날의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 회장은 통일의 염원을 담은 자작시를 낭독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과 ‘만세삼창’. 시민들은 태극기와 ‘코리안드림, 통일은 시민의 힘으로’라는 구호가 담긴 깃발을 들고 만세를 외쳤다.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정호성(72)씨는 “나는 태어나자마자 월남한 이산가족”이라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통일을 외치는 일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산다는 김우현(53)씨는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왔다”며 “청소년뿐 아니라 최근엔 방송 등 언론조차 통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행사 전날인 2일에는 한반도 통일을 이루기 위한 전략적인 로드맵과 국제공조 방안을 제시하는 포럼도 열렸다. ‘자유통일한국: 동북아와 세계평화번영의 촉진제’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경제위기, 미·중 지정학적 대립 심화, 러·우 전쟁, 북·러 군사거래 등 전례 없는 복합위기 속에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의 결과를 기반으로 현 정부에 안보를 넘어 통일 한반도 실현 전략적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한 한·미·일 협력과 전 세계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통일, 경제, 외교, 안보, 시민사회 등 다방면에서 종합적인 해법들을 제안했다. 유엔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를 이끌었던 존 틸렐리 장군과 헤리티지 재단 창립자 에드윈 퓰너 박사, 김진표 국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거행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한다”고 발표된 이후 개최되어 더욱 큰 의미를 가졌다.

“홍익인간 정체성 살려 통일 실현해야”


▎‘2023 코리안드림 통일실천페스타’에서 태권십태권도영웅단의 시범공연과 뮤지컬 ‘그날의 함성’ 공연이 진행됐다. / 사진:글로벌피스재단
문현 의장은 3일 ‘2023 코리안드림 통일실천페스타’ 기조연설에서 “홍익인간 정신은 북한 주민을 포함한 모든 한국인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자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역사적 사명”이라며 “한국인들이 홍익인간의 정신을 받아 통일된 새로운 나라를 이루겠다는 ‘코리안드림’의 주인이 되어 다른 이들에게도 이 비전을 전파할 때, 통일운동은 한국 전역에서 불같이 솟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 정신’이라고 강조하며 ‘아~주’ 구호를 소개했다. 그는 “통일을 실현하려면 정부나 정치 지도자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시민 개개인이 통일을 원하고, 통일을 위해 주체적으로 노력하는 주인정신을 갖춰야 한다”며 “‘아주(我主)’는 내가 주인이 되겠다는 뜻으로, 저희 선친께서 만드셨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 사이에 ‘아~주’를 선창해 참가자들이 이를 제창케 하는 등 호응을 유도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문 의장은 14년 전 글로벌피스재단을 만들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2011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이념을 기반으로 통일 국가를 실현해 세계평화에 기여하겠다는 비전 ‘코리안드림’을 제시한 바 있다. 2014년 통일 한반도의 비전과 전략을 담은 [코리안드림]을 출간했는데. 2019년 미 국방정보국의 필독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문 의장이 이끌고 있는 글로벌피스재단은 2009년 창설되어 워싱턴 DC에 본부를, 세계 23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행사 전날 만난 문 의장은 “한국 사람들은 현재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분단된 한민족의 통일 문제. 그는 “통일은 북한정권의 위협에 대한 유일하고 실현 가능한 해결책이다.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남한과 해외 한인사회의 한국인들이 이끌고 국제적으로도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시민사회 운동에 의해 추진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한국인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다. 그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고 우리가 소명 받은 운명과 다시 연결되는 것이다. 이것은 첫 번째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좌익과 우익, 기독교와 불교, 남한과 북한 등 분열된 것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홍익인간정신에 기반한 한국인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2025년 1천만명 참가 통일운동 캠페인 목표

문 의장은 한국통일의 사회경제적 혜택도 강조했다. “북한은 남한이 추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략물자를 포함한 상당량의 미개발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남한이 갖고 있는 주요 기반시설 건설과 같은 과잉 생산능력은 통일 이후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장을 찾을 것입니다. 또한 조세기반의 감소로 복지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남한에서 고령층 인구의 증가와 청년 기반의 감소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경제현실을 예고합니다. 반면 북한의 인구구성은 남한의 반대입니다. 그러므로 통일은 평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남북한의 사회경제적 과제들을 해결해줄 것입니다.”

‘2025 코리안드림 1000만 캠페인’은 광복 80주 년이 되는 2025년, 시민 100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통일 운동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2022년 캠페인 발표와 2만명의 시민조직위가 출범했으며 2022년부터 4년 간 연속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국내 붐업을 위해 10만 시민 랠리, 2024년 글로벌 붐업 조직화 100만 시민 랠리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조직위는 2025년까지 1000만 시민 걷기 캠페인, DMZ 원케이 글로벌피스 콘서트, DMZ 코리안드림 100만 국토대장정 및 자전거대행진, 코리안드림 자원봉사 대축제, 850만 해외동포 참여 8·15대축제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운동과 동시에 대규모 통일운동의 세계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해외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코리안드림 유라시아 원정대’는 137일간 29개국 85개 이상의 도시를 횡단하며 ‘코리안드림’ 비전을 전파하고 있다. 2025년에는 한국(서울), 유럽(독일), 북미(미국), 아시아(인도), 남미(파라과이), 동남아(필리핀), 아프리카(케냐) 등 전 세계 6대륙 7대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문현진 의장의 말이다. “캠페인에는 800여 개의 시민단체가 모였고, 이 단체들의 회원을 다 모으면 1500만 명이 넘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도 우리는 가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비전과 꿈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가능합니다. 우리는 큰 꿈을 과감하게 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꿈은 한국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민족입니다. 우리 한민족의 저력을 모두에게 보여줍시다!”

- 조득진 월간중앙 선임기자 chodj21@joongang.co.kr

202311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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