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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인터뷰] 반 JMS ‘엑소더스’ 전 대표 김도형 단국대 교수 

“JMS측,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 재판 중인 피해자들 이름과 얼굴 유튜브에 공개”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JMS측, 성폭행 관련 증거조작· 위증 요구 들통나자 재판 5개월이나 지연시켜”
“교주 무죄라던 JMS측, 뒤에선 피해자들에게 현금 수억원씩 주며 합의하기도”


▎반(反) JMS 단체 ‘엑소더스’ 전 대표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는 “죄가 없다는 JMS 측 사람들이 현금으로 6억원을 준비해 성범죄 피해자에게 전달한다는 건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78)의 여신도 성폭행 혐의 사건 재판이 5개월 만에 재개됐다. 정명석 변호인 측은 2023년 7월 17일 사건을 심리 중인 나상훈 재판장(대전지법 형사12부)에 대해 “공판이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법관 기피 신청을 제기했지만, 대법원 판단까지 거쳐 최종 기각됐다. 법관 기피 신청은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 등이 해당 법관을 직무집행에서 배제시킬 것을 신청하는 형사소송법상 제도다. 정명석 측의 기피 신청이 “피고인의 주장일 뿐”이라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2023년 11월 21일 재판이 다시 시작됐다.

정명석은 2001~2006년 여신도 4명을 성폭행 또는 추행한 죄로 10년간 갇혀 있다가 2018년 2월 18일 대전교도소에서 풀려났다. 이후 여신도 3명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다시 구속 기소돼 현재 대전교도소에 구금돼 있다. 정명석의 구속 기간은 2024년 1월 말 만료된다.

JMS에게 당한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반(反) JMS 단체 ‘엑소더스’ 전 대표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는 “구금 상태인 정명석 측은 앞으로 고소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달고 또 다른 피해자 두 명에게 3억원씩 총 6억원의 합의금을 전달했다”며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현금으로 5만원권 1만2000장을 준비해 단순 피해자에게 전달한다는 건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대만에 아직도 JMS 신자가 3만 명쯤 된다”며 “이들은 피해자들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2차 가해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무죄라면서 다른 피해자들에게 넌지시 돈다발 ”

정명석 측이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돈다발을 건넸다는 게 사실인가?

“정명석 측이 2022년 11월 서울 강남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하기 위해 5만원권을 지폐 계수기로 세는 영상을 내가 직접 촬영했다. 외국인 피해자 두 명의 대리인 자격으로. 정명석 측이 피해자들의 고소를 예상하고 고소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지불하고, 합의서를 작성했다. 최근 해당 영상을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했다.”

왜 1년이 지난 뒤에야 사실을 공개하게 됐나?

“검·경이 2023년 3월 충남 금산군 월명동 JMS 수련원과 세계선교본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피해자 두 명과의 합의서를 확보해 증거로 채택한 만큼, 굳이 해당 영상을 공개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정명석 변호인 등의 허위 주장이 여전한 것을 확인하고, 이 사람들은 도무지 반성의 기미가 없는 구제불능이라는 생각에 해당 영상을 공개하게 됐다.”

정명석 측이 재판을 늦추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명목상으로는 ‘판사가 유죄의 예단을 가지고 재판을 편파적으로 한다’는 게 이유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보면, 정명석 측이 증거를 조작한 게 들통난 뒤부터 법관 기피 신청을 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담당 판사를 바꾸려고 기를 쓰고 갖은 방법을 다 동원했다.”

정명석 변호인 측이 증거를 어떻게 조작했나?

“정명석이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 검찰에 여러 증거가 제출됐는데, 그중 정명석 변호인들이 참고인들에게 이렇게 증언하라거나 저렇게 증언하라고 위증 지시한 녹음 파일까지 검찰에 제출돼 버렸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위기에 몰렸다는 걸 알고 기피 신청 조치를 취한 거다.”

재판 때 위증하라는 지시는 어떻게 이뤄졌나?

“그러니까 성폭행 피해자가 ‘내가 피해를 당할 때 주변에서 JMS 소속 A라는 사람이 있었고 B라는 사람이 조력했다’고 진술하면 그 내용을 인지한 정명석 변호인 측에서 당사자인 A와 B를 불러서 해당 내용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해 달라고 따로 교육을 시켰다. 그런데, 신도 A가 당시 이런 교육 내용을 다 녹음해 뒀다. 이후 JMS를 탈퇴한 A가 변호인들이 자신들에게 위증을 종용하는 파일을 검찰에 제출했다. 또, 정명석의 범죄 혐의를 조력한 공범 중 한 명은 검찰 수사 초기부터 모든 혐의를 다 인정했다. 그 공범의 변호인은 국선 변호사였다. 그런데 정명석 측에서 해당 변호인에게 연락해 ‘혐의 인정한 걸 취소하고 무죄 주장을 해 달라. 그러면 우리가 증거를 별도로 만들어 주겠다’고 설득했다. 이후 국선 변호사가 재판부에 사실 그대로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증언 조작을 넘어 증거 조작까지 시도한 사실이 들통나니까 그 다음 재판에서 바로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해버린 것이다.”

“유튜브 하는 JMS 신도들이 피해자 얼굴 공개”


▎기독교복음선교회 (JMS) 교주 정명석은 2001~2006년 여신도 4명을 성폭행 또는 추행한 죄로 10년간 갇혀 있다가 2018년 2월 18일 대전교도소에서 풀려났다. 이후 여신도 3명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다시 구속 기소돼 대전교도소에 구금돼 있다. / 사진:엑소더스
그 탓에 정명석 재판이 5개월 넘게 멈춰서 버렸다.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도 클 것 같다.

“재판이 중단된 이후 유튜브를 하는 JMS 신도들이 재판 중인 피해자들의 이름은 물론 얼굴까지 공개하면서 괴롭혔다. 아주 지능적이다. 피해자들의 눈 부위에 얇은 선 하나만 딱 치고서는 얼굴을 공개한다. 그것도 모자라서 그 사진 밑에다가 피해자 본명을 써놓고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맨 위 상단에 고정시켜 둔다. 피해자의 이름과 얼굴을 일부러 공개해 압박감을 주는 수법이다.”

이제까지 정명석을 고소·고발한 피해자가 총 몇 명인가?

“21명이다. 그중엔 미성년자도 있다. 미성년 피해자는 당연히 부모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고, 부모의 동의를 받아 고소했다.”

피해자들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은 누가 부담하고 있나?

“12명까지는 제가 비용을 다 댔다. 그런데 20명이 넘어가니까 저 혼자서는 감당 못하겠더라. 그래서 13명째부터는 고소 대신 고발 조치를 취했다. 이게 또 재밌는 게, 피해자가 고소를 하면 정명석 측 변호사가 정보공개 청구를 해서 고소장을 받아 본다. 그런데 상대 변호사에게 제공하는 고소장은 범행 날짜 등을 싹 다 지운 채로 준다. 그렇다면 고소인이 누군지도 모르니 그 사람들 주장대로라면 고소장은 전부 다 가짜 아닌가? 근데 이 사람들은 성범죄로 어떤 피해를 입었다는 고소장 내용만 보고도 누가 고소한 것인지 다 알아낸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고소한 게 허위사실이라면 피해자인 고소인이 누군지 그렇게 알아낼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해 나머지 고발장은 제가 최대한 간략하게 써서 냈다. ‘정명석이가 또 성폭행을 했는데,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고발인 조사 시 밝히겠다.’ 이렇게만 써놨으니 이제 이 사람들은 고발장을 복사해 가도 누가 고발했는지 전혀 알아챌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고발장만 낸 피해자가 10명쯤 된다.”

추가 피해자는 없나?

“더 있는데, 지금도 (피해자들이) 고민하는 단계다. 재판 중인 피해자의 얼굴과 이름이 유튜브 등 인터넷에 떠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자신들도 나중에 비슷한 피해를 당할까 걱정하는 것 같다. JMS가 참 악랄한 게 뭐냐면, 1인 또는 집단으로 길거리에 나가서 정명석 무죄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인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부채나 전단을 나눠주는데, 거기에 피해자 얼굴 등을 공개하는 유튜버들 주소를 QR 코드로 집어넣는다.”

JMS 신자들이 시민들에게 정명석 무죄 탄원 서명을 받았다는 얘기도 있다.

“‘가짜뉴스를 근절해 달라’는 식으로 해서 길거리에서 서명을 받고 있다. 서류 상단에 정명석에 대한 내용은 싹 가리고, 단순히 가짜 뉴스를 처단해 달라면서 서명을 받고는 그걸 정명석에 대한 대국민 탄원서로 둔갑시켜 법원에 제출하고 있다.”

“선량한 사람들이 더는 JMS에 속는 일 없게 해야”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는 “공범들에게 모두 유죄가 선고된 만큼, 정명석도 유죄 판결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MS가 10월 중순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명석 감싸기에 나섰다는 보도도 있었다.

“여의도 집회를 위해 일본 신자들까지 불러들였다. 일본에만 JMS 신도가 4000명이 넘는 것으로 안다. JMS 신도가 국내외에 3만 명은 된다고 봐야 한다. 한국에 최소 2만 명, 대만에 4000명, 일본에 4000명 쯤 된다. 그날 집회 타이틀이 뭔줄 아는가? ‘민족과 세계를 위한 화합과 평화 구국기도회’다. 그런데 기도회를 갖기는커녕 정명석 무죄를 주장하면서 ‘편파 재판하지 말라. 여론 재판하지 말라. 언론은 보도 똑바로 하라. 전부 다 조작이다’ 이런 주장만 했다고 하더라.”

현재 JMS 대표자는 누구인가?

“정명석 밑으로 규석, 범석, 용석, 영자 등 4명의 동생이 있다. 이 중 셋째 동생 정용석이 대표다. 정용석이 얼굴마담일 가능성도 있다. 그 위에 둘째 동생 정범석이 공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범석이 대만과 일본에 가서 신도들에게 ‘우리 선생님은 결백하다’는 간증을 하며 돌아다닌 것으로 안다.”

재판이 재개됐다. 정명석은 사회와 격리될 수 있을까?

“그렇다. 최근 정명석 공범들에게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첫째 공범인 정조은은 징역 7년, 그 다음 공범은 징역 3년, 그 다음 공범은 처음부터 모든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그 다음 공범이 징역 1년 6개월 법정구속, 그 다음 공범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그 다음이 징역 2년 6개월 법정 구속, 이렇게 줄줄이 다 유죄가 선고됐다. 홍콩에 거주하는 영국 국적 피해자와 호주 국적 피해자가 정명석에게 피해를 당할 때 방조 내지는 범행을 공모한 이들이다. 이들에게 모두 유죄가 선고된 만큼, 정명석 재판도 자동으로 유죄가 될 것으로 본다.”

정명석이 다시 징역형을 받는다고 해도 JMS는 그대로 존재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더라.

“그 문제는 저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선량한 사람들이 JMS에 속아서 더 이상 금전적으로 당하는 일은 없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정명석을 도우며 2인자 소리를 듣던 정조은 소유거나 선물한 벤틀리와 BMW, 캐딜락, 포르쉐 자동차를 모두 합치면 7억원이 넘는다. 밝혀진 것만 그렇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순진한 신도들을 등쳐서 현금지급기로 전락시킨 것이다. 정명석 형제들은 또 어떤가. JMS 목사라면서 고급 외제 승용차를 굴리고 다닌다. 그 돈이 다 어디서 나왔겠는가?”

- 글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 사진 김성태 객원기자

202312호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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