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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화가' 김인중 신부 전시 ‘빛이 있으라’ 

 

김도원 월간중앙 인턴기자
아트스페이스 엑스에서 7월까지… 거장의 작품 선보여
“내 그림은 동양화나 서양화가 아니라 세계화(世界畵)”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의 작품을 6월 28일부터 서울 서초구 아트 스페이스 엑스에서 관람할 수 있다. /사진 아트 스페익스 엑스
김인중 신부의 작품 전시회 ‘빛이 있으라’가 오는 6월 28일부터 7월 30일까지 아트 스페이스 엑스에서 열린다.

김인중 신부는 교회에서는 ‘이색 화가’로, 미술계에서는 ‘이색 사제’로 불린다. 김인중 신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과 파리 가톨릭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1974년 도미니크 수도회 사제서품을 받은 후, 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서 200여 회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를 세계적 거장으로 발돋움하게 한 건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이다. 1989년부터 스테인드글라스에 눈을 돌린 그는 곧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을 비롯해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50여 곳의 성당에 설치돼 있다. 스위스 일간지 〈Le Matin(르마탱)〉은 그를 샤갈, 마티스와 더불어 세계 10대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선정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공훈 훈장 오피시에를 수상했고, 2016년에는 프랑스 가톨릭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정됐다.

이번 전시는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의 작품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그는 하얀 캔버스 위에 물감을 올릴 때 여백을 많이 남겨 그 부분을 백색광처럼 여겨지게 한다. 파장이 다른 여러 빛의 색을 혼합한 경우 마치 흰색처럼 명도가 높아지는 ‘빛의 가산혼합’을 응용한 결과다.

화가 김인중의 작품엔 독특한 특징이 한 가지 더 있다. 그는 푸른색이나 붉은색의 유화 물감을 마치 맑은 수채화처럼 투명하게 덮어 올린다. 물감의 농도를 묽게 함으로써 그 결과물은 마치 동양의 수묵화 혹은 선화를 떠올리게 한다. 동양의 수묵화와 서양의 유화 기법을 결합한 듯한 독특한 스타일을 스스로 “세계화(世界畵)”라 일컬은 바 있다. 영국 노트르담 수녀회 소속의 저명한 미술사가 웬디 베케트는 그의 작품을 향해 “만일 천사들이 그림을 그린다면 그들의 예술은 틀림없이 김인중의 그림과 같을 것”이라고 찬사했다.

김인중 신부는 신분이 사제인 탓에, 엄격히 상업화랑의 전시를 멀리해 왔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와 오래 쌓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 ‘빛이 있으라’는 오는 6월 28일부터 7월 30일까지 서울시 서초구 신원동 253-15 아트 스페이스 엑스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이고, 매주 수요일은 휴관이다.

김도원 월간중앙 인턴기자 vvayaw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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