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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인물] 김병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경기 침체 딛고 국비 확보해 글로벌 혁신성장 거점으로 육성” 

김태욱 월간중앙 기자
기업들과 접근성 좋은 지리적 이점 이용해 지역경제 엔진으로…
대구·경북 인프라 활용해 미래 신산업 핵심 클러스터로 발돋움


▎김병삼 대구경북경제 자유구역청장은 해외 자본·기술 유치와 산학협력 등을 통해 고급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 사진: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운영하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DGFEZ)이 지역경제 엔진 역할을 하며 주목받고 있다. DGFEZ는 대구 동구·수성구·달성군과 경북 포항·영천·경산 일대 560만 평 규모로 지난 2008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그동안 811개 국내기업과 31개 외국인 투자기업으로부터 각각 약 5조6000억원, 약 10억7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일자리만 3만여 개 창출했다. 2023년 한 해 1조4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달성하는 등 경제발전의 전초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병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조합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8개 경제자유구역의 공간을 개발하고 기업 및 지원시설을 유치하고 다양한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만의 강점이 있다면?

“다양한 산업별 클러스터가 구축된 게 최대 강점이다. 협력사 및 공급망과의 연계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기업 간 투자 및 협업을 통한 국내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많은 기업들이 대구·경북을 찾고 있다. 지리적인 장점도 크다. 우리나라 산업·경제의 중추에 위치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은 주요 IT,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중화학 기업들과 소통하기에 편리하다.”

지리적인 이점이 투자유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렇다. 전기·전자에 강점이 있는 구미, 이차전지와 철강에 강점이 있는 포항, 자동차와 중공업·조선을 선도하는 울산, 기계공업의 핵심인 마산·창원 모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서 가깝다. 또한 삼성, LG,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과의 접근성도 훌륭하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거대한 첨단 산업 클러스터에 입점하는 셈이다.”

고급인력 수도권 쏠림 현상 해결에 노력


▎지난 4월 외투기업 및 주한외국기관 초청 투자유치 설명회. / 사진: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평소 산학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온 것으로 안다.

“산학협력은 기업유치를 위해서는 필수다. 고급인력을 유치해야 기업들도 들어오기 때문이다. 산학협력이 오늘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의 핵심 의제인 이유다. 특히 경북 지역에는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자유특구, 강소연구·개발특구 등이 있다. 입주기업들 입장에선 대학,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구 지역도 마찬가지다. 대구에는 전기차 모터, 서비스 로봇 및 ABB(AI, 블록체인, 빅데이터) 산업 육성과 미래 모빌리티 시대 전환에 대비한 인력 양성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관련 대학연구소와 기업들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 역내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는 무엇이 있나?

“고급인력의 수도권 쏠림이 역내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본다. 더더욱 산학협력이 중요한 이유다. 다행히 대구·경북 소재 대학들은 지역 산업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문제는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대구시의 소프트웨어 인재양성 사업과 경북도의 K-U시티 프로젝터 등과 발맞춰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역내 대학과 경제자유구역 내 기업들과의 소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외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는 무엇이 있나.

“글로벌 신산업 거점지역이 될 수 있도록 IT융합, 첨단부품소재, 그린에너지, 첨단의료 등 미래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자유롭고 활발한 경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폭넓은 지원을 통해 최상의 경영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실제 제가 취임한 이후 지난 1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더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우선 산업용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다행히 최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8개 지구 중 4개 지구가 개발 완료됐다. 산업용지 확보가 중요한 이유는 지역 주력 산업과 미래 신산업 발전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용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오랜 공직생활의 노하우와 직원들의 역량을 잘 활용해 투자하기 좋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을 만들 계획이다.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면 외투 및 기업유치는 자연스레 늘 것으로 본다.”

경제자유구역의 확장과 신규 지정 계획이 있는가?

“기존 경제자유구역인 수성알파시티, 테크노폴리스 지구의 확장과 신규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을 통해 600여 만 평을 확장, 신규 지정할 계획이다. 미래 신산업 발전을 위한 틀은 어느 정도 마련된 셈이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볼 때 최대 성과를 꼽는다면?

“경기 침체와 부동산 개발 경기 위축 등 각종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상당 규모의 국비를 확보했다. 최대 성과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전체 8개 지구 중 4개 지구의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 경산지식산업지구,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등 4개 지구가 지역첨단산업 성장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도 1조5000억원 국내외 투자유치 목표”


▎대구경북경제 자유구역청은 올해 3대 핵심전략산업인 ICT·로봇, 의료·바이오, 미래형모빌리티 산업을 통해 1조5000억원의 국내외 투자유치를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 사진: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올해 투자유치 목표와 전략은?

“지난 2월에도 ‘2024년도 투자유치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올해 우리는 3대 핵심전략산업을 중심으로 1조5000억원의 국내외 투자유치를 성사시킬 계획이다. 참고로 지난 2023년에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1조4000억원의 투자유치를 달성한 바 있다.”

올해 투자유치 목표는 지난해보다 1000억원이 늘었다. 실현 가능한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우선 지난해 주요 투자유치는 수성알파시티에 SK그룹 등 3개 사의 9150억원, 테크노폴리스에 베어로보틱스 680억원,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티센바이오팜 등 3개사의 520억원,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로젠 1260억원 투자 등으로 구성됐다. 올해도 다양한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1조5000억원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준비됐나?

“물론이다. 우리는 인프라가 훌륭하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유리한 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3대 핵심전략산업’을 핵심 축으로 1조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등 역외기업과 유턴기업을 중점적으로 유치하고자 한다. 대규모 산업전시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투자전문기관과의 협력, 국내외 타깃기업 초청, 벤처캐피털 연계 등 맞춤형 투자유치 전략을 토대로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3대 핵심전략산업으로는 무엇이 있나?

“3대 핵심전략산업은 ICT·로봇, 의료·바이오, 미래형모빌리티 산업이다. 이 중 ICT·로봇산업의 투자유치 전략은 대구·경북의 ICT·로봇산업 정책과 연계하는 것으로, ‘디지털 혁신거점화’의 수성알파시티, ‘로봇테스트필드’의 테폴 지구를 중심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의료·바이오산업’은 신서첨단의료지구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의 R&D 인프라 및 앵커기업을 기반으로 타깃기업을 중점 발굴할 계획이다.”

국내 복귀기업 위해 조세 감면 등 지원제도 마련

해외 자본·기술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극복 방안이 있는가?

“지난해 말까지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은 총 31건, 액수로는 MOU(업무협약) 기준 10억6500만 달러(약 1조4665억500만원)다. 반면 국내투자는 819건에 5조6000억원이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크게 늘려야 한다. 먼저, KOTRA 거점 무역관과 연계해 해외IR 활동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또, 주한외국대사관들과 상공회의소 등 주력산업별 외국기관을 통해 대구·경북 핵심전략산업과 국가별 타깃에 적합한 다자간 파트너십을 체결할 방침이다. 마케팅과 홍보 강화를 통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의 강점을 최대한 어필하도록 하겠다. 2030년에는 대구경북신공항이 개항한다. 8개 지구에서 신공항까지 1시간 내 접근이 가능하게 된다. 이런 강점들을 충분히 마케팅에 활용하고 홍보해서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내겠다.”

주력 산업으로는 어떤 분야가 있나?

“지난해 5월 7~13일 폴란드 바르샤바·우치 지역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 5개사로 된 무역사절단을 파견했다. 당시 기업들이 총 190만 달러 계약 상담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0월 23~27일에는 인도네시아·싱가포르 2개국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 9개사로 구성된 무역사절단을 파견했다. 1131만5000달러 계약상담, 111만 달러의 계약, 3만 달러의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복귀기업들을 위한 지원제도가 있다고 들었다. 설명해달라.

“국내 기업들의 복귀는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지원제도의 핵심은 KOTRA에 신청·접수한 기업들에 한해 검토·심사를 진행한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선정 여부를 결정하는 거다. 이후 우리는 토지매입비용, 건설투자비용, 기계구입비용 등의 보조금과 법인세, 관세 등 조세 감면을 지원한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인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 미래가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우리는 이미 경제자유구역 확장 등을 통해 미래 신산업 클러스터의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인재 양성, 국가첨단산단과 소부장특화 단지와 함께 클러스터를 조성한 만큼, 곧 대규모 시너지가 날 것으로 확신한다. 입주기업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 김태욱 월간중앙 기자 kim.taewook@joongang.co.kr

202408호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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