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Life

'도덕불감증' 시대를 비웃는 요부의 미학  

裸身을 통해 순수를 추구한 쉴레…‘엎드린 여인’ ‘포옹’ 등이 대표작 

외부기고자 이주헌 아트스페이스 서울 관장
쉴레, '엎드린 여인'.1917년'녹색 블라우스를 입은 여인'. 1913년.쉴레, '포옹'. 1917년팜므파탈(femme fatale)이란 요부를 뜻한다. 요부란 요사스럽고 요염하여 남자를 호리는 여자를 이르는 말인데, 이 말 속에는 여성을 비하하는 의식이 진하게 깔려 있다. 이와 유사한 남성의 관념은 찾기 어려운, 부정일변도의 여성상이기 때문이다. 팜므파탈이 특별히 예술 속에서 활발히 표현된 것은 19세기 후반부터이다.



이는 당시 유럽 사회 전체의 도덕적 붕괴와 급속히 이뤄진 여권 신장을 동시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필립 줄리앙이라는 이가 ‘데카당스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는 글에 쓴 다음과 같은 글귀는 매우 인상적이다. ‘물신주의에 등을 돌렸던 당시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바람직한 모습으로 남기를 원하는 여인들은 심미주의자들에 의해 저속하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를 원하는 한, 한 송이 백합이 되어야만 했다. 만일 어린아이 같이 순진한 여인이 될 수 없다면, 차라리 악마적인 욕망을 일으켜줄 것으로 기대됐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1583호 (2021.05.0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