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김회룡외국의 단편 이야기가 생각난다. 해마다 봄이 되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강가에 나와 하루 종일 서 있는 할머니. 젊은 시절 약혼자가 산에 가면서 꼭 돌아오겠다고 한 약속을 믿고 기다려 왔지만, 산에서 조난당한 약혼자는 40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산의 눈이 녹으면 언제고 그의 시신이 강물에 떠내려 올 것이라고 믿으며 긴 세월 그 자리에서 그를 기다렸다. 스치듯 들은 이 이야기는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아 있다. 그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였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들의 세상에서 약속이라는 것이 얼마나 난무하고 또 어겨지면서 무의미해 지는가를 자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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