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는 오행(五行) 중에서 토(土)의 역할을 한 사람이야.”
얼마 전 동양철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한의사 친구가 술자리에서 느닷없이 이런 말을 했다. ‘토’란 수레바퀴에 비유하면 바퀴 한가운데 있는 축과 같은 것으로, 이것이 없으면 수레바퀴가 굴러갈 수 없다. 다시 말해 ‘토’가 없으면 목화금수(木火金水)의 순환도, 춘하추동 사계절의 순환도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JP의 역할을 오행 속 ‘토’의 역할에 비유한 이 친구의 말을 술자리 농담쯤으로 흘려버리기엔 마음에 걸리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JP는 우선 5·16 군사혁명에 가담해 박정희 시대를 함께 열었고, DJP 연합으로 사상 첫 호남 정권인 김대중 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일은 노태우 정권 때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하는 카드로 나온 3당 합당이었다. 여기서도 JP는 말하자면 ‘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JP 본인은 과거 3당 합당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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