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8월 16일. 도쿄의 외신기자클럽은 각국의 특파원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날 김영삼(YS) 총재가 밝히게 될 연설의 주요 핵심은 한마디로 ‘6개국 협의체 구성’ 제안이었다. 그런데 정작 YS를 수행한 정재문 의원은 구체적인 연설문 제목도 내용도 모르고 있었다. 그는 통일민주당 국제위원장이지 않던가.
“총재님이 연설할 내용이 당시로서는 쇼킹한 뉴스가 될 수 있는 거였단 말입니다. 내용은 길지만 핵심은 이거였거든요? ‘저는 동북아와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한을 포함한 미국·소련·중국·일본 등 6개국이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해보세요, 소련과 중국을 포함해 북한까지 참여하는 6개국 협의체를 만들자고 하는 것이니까. 6개국 협의체라는 게 큰일날 소리 아닙니까. 국교도 없는데, 더구나 정부 인사도 아니고 야당 총재 신분으로 6개국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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