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ews

돈 좀 벌었다고 BMW부터 사니… 

20대 창업자들의 몰락
무너진 ‘80後’ 성공신화 … 경솔함과 경험 부족으로 대부분 실패 

중국기업가 위안인(袁茵), 번역= 홍창표 KOTRA 차장

‘80後’의 대표 격인 다이즈캉(27) Comsenz.com 대표.

2년 전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80後’ 세대가 조용하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신세대를 지칭하는 말인 ‘80後’는 약 2년 전부터 비즈니스 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기발함으로 불과 2~3년 만에 수백 명에 이르는 직원을 거느리고 1억 위안이 넘는 부를 축적하는 신화를 창조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스스로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

‘80後’의 대표 격인 다이즈캉은 “자만이 실패 요인”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대학 졸업 당시 벌써 50만 위안을 벌었고, 이 돈을 종자돈 삼아 회사를 설립했다.

뒤이어 1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현재 자산규모는 1억 위안을 훌쩍 넘으며, 순수 개인 현금 자산만도 1500만 위안에 달한다. 만약 중국 인터넷 산업 공헌도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면 다이즈캉은 상위 10위 이내 인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그렇게 일찍 이름을 날리고, 관심을 받는 게 아니었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1981년 후난(湖南)성에서 태어난 가오란의 일화는 사람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그는 6개월을 공부한 후 칭화대학에 들어갔다. MySee.com을 창립한 이후 12개월 만에 1000만 달러의 벤처투자를 받았다. 불과 1년 남짓한 시간에 가난한 시골청년은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자본이 투입된 지 1년 만에 그는 투자자로부터 MySee.com에서 물러날 것을 종용 받았다.

투자계약에 사인했을 때의 흥분은 삽시간에 사라졌다. 비로소 냉혹한 현실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가오란은 “투자자들과 철저한 협의가 부족했고 직원, 고객, 제휴업체 등 여러 분야와 깊이 있는 소통도 미흡했다”며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인터넷 분야는 물론 요식업 분야 역시 녹록지 않다.

1985년 출생한 둥쓰양의 현재 신분은 홍콩 펑보(鳳博)국제그룹 이사장, 상하이 펑보음식유한회사 사장, 시커둬(喜客多) 프랜차이즈 식당 CEO다. 전통 업종인 요식업 분야에 출사표를 낸 그녀에게 창업 이후의 삶은 생각과는 달랐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직원 관리였다. 싱가포르와 미국에 유학해 금융을 전공한 그녀가 건강생활 이념 및 유기농 제품의 가치를 식당 직원에게 열변을 토해 말할 때, 돌아오는 것은 직원의 무관심한 표정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관심을 가지는 단 하나는 이번 달 월급이 얼마냐 하는 것일 뿐이다. 이때 그녀는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녀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전문경영인에게 식당관리를 맡겼다. 다이즈캉은 80後 창업가의 특징에 대해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 몸집 불리기와 경솔함은 보편적 경향”이라고 말한다.

대체로 80後 창업가가 창업 과정이 충동적이며, 사업 기회를 재빨리 포착하지만 경영관리는 미흡한 측면이 많다는 평가가 많다. 또 민주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강력한 리더십도 부족한 편이다. 아울러 80後라는 특수성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이들에게 그렇게 빨리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많은 사람은 리샹이라는 인물을 언론을 통해 알았기 때문에 그가 창업한 파오파오넷(泡泡網)이나 Discuz!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 이들 사이트는 텅쉰이나 바이두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과 비교할 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느껴진다. 성공에 도취해 자제력을 잃고 행동한 것도 실패요인 중 하나다.

많은 80後 창업가가 투자를 유치한 후 첫 번째로 하는 일은 신분 과시를 위한 BMW 구매였다. 일부는 사교를 위한 각종 파티 참석에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2년 전 다이즈캉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고가 명품 소비재를 곧잘 구매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잘못된 결정을 하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최근 뚜렷하게 변하고 있다.

조바심에 눈앞 이익만 좇아

다이즈캉은 “중요한 것은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잘하는 것이다.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발 아래의 길이지, 아득히 먼 종점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둥쓰양은 시커둬 식당을 전문 관리인에게 맡길 당시 “나는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이러한 인식은 나중에 투자 프로젝트 평가에 있어 새로운 각도에서 고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둥쓰양은 “고통은 우리를 한층 성장하게 한다. 고통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중에 거둬들이는 수확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80後 신예들의 창업열풍과 성공사례에 고무된 많은 신세대가 선배를 따라 앞 다퉈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상상하던 바와 같이 아름다운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창업은 ‘엘도라도’로 향하는 특급 열차가 아니다. 창업가 중에 성공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룽신(融信) 투자관리유한회사 우거 부총재 또한 “위대한 기업을 일궈낸 창업자는 창업 당시 이미 자신이 존경 받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오늘날 80後들은 아마도 너무 많은 창업 성공신화를 들어서인지 눈앞의 이익만 좇고 조바심을 내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 확률적으로 높지 않은 성공 케이스에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고, 그 자신도 희박한 확률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요즘 창업세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970호 (2009.01.1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