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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이 곧 돈! 그린 전쟁 시작됐다 

선진국·글로벌 기업 ‘그린 비즈니스’ 선점 경쟁
친환경 기술·신재생에너지 분야 각광
미래 성장동력 그린 비즈니스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이 ‘녹색 깃발’을 높이 들었다. 그린 혁명을 향해서다. 한국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추격에 나섰다. 이유는 자명하다. 그곳에 돈과 시장과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린 비즈니스 격전장을 취재했다. 이번 기획은 중앙일보·이코노미스트·여성중앙·조인스닷컴이 함께 했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LG솔라에너지의 태양광 발전소.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세계는 평평하다』로 잘 알려진 토머스 프리드먼은 신작 『코드그린』에서 “전 세계가 녹색(Green)이 되는 혁명의 물결”을 예고했다. IT(정보기술)와 ET(에너지기술)가 하나로 융합되는 ‘에너지 인터넷 시대’도 그가 내다본 미래다.

물론 그만의 전망은 아니다. 이미 주요 선진국은 ‘녹색 성장’을 국가 어젠다로 채택했다. 정보통신기술이 지난 90년대 세계 성장을 이끈 엔진이었다면, 21세기 초반은 그린 기술의 시대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세계 각 정부는 70년 만에 닥친 경제위기를 그린산업으로 돌파해 나간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버락 오바마 차기 미국 대통령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향후 10년간 1500억 달러를 투입해 50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은 2015년까지 환경시장을 100조 엔 규모로 키운다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도 10년, 20년 단위 그린산업 육성방안을 내놨다.

이명박 정부 역시 최근 신성장동력 육성방안·녹색뉴딜 정책을 잇달아 제시했다. 앨빈 토플러의 표현대로라면 시속 100마일로 변하는 기업은 진작 그린오션에 발을 담갔다. 유수의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대기업 중 새로운 성장동력에 ‘그린 비즈니스’를 포함하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다. 돈과 시장과 미래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세계 그린 시장이 2005년 3000억 달러에서 2015년에는 2조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왜 그린 비즈니스인가? 이코노미스트는 그린(GREEN)의 철자 하나씩을 따서, 그린 비즈니스를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G’. ‘Growth(성장)’다. 그린 비즈니스는 기업의 성장 엔진이자 거부할 수 없는 경영 패러다임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성장’이 핵심이다. 삼성, LG, SK, 현대·기아차, 포스코 등 굴지의 기업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그린’을 선택했다. 각각의 분야에서 아성을 쌓은 국내 대기업은 ‘그린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충돌하게 됐다. 치열한 경쟁은 불 보듯 뻔하다.

다음은 ‘R’. ‘Recycling(재활용)’이다. 그린 비즈니스라고 하면 신재생에너지나 그린IT 같은 에너지 효율화 기술이 우선 주목 받지만 자원재활용은 그린 비즈니스에서도 가장 전통(?)이 깊은 영역이다. 관련 국제 규제도 엄격하다. 예를 들면 유럽연합의 폐전기전자제품지침(WEEE), 유해물질사용 제한지침(RoHS) 등이다.

이 지침에서 벗어나면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할 수 없다. 2003년 국내 전자업계 4개사가 공동으로 폐전자제품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센터를 설립한 것도 재활용 관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E’는 ‘Energy Saving(에너지 절감)’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고효율화를 이룰 수 있는 그린IT 기술을 비롯한 에너지 절감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대림산업이 개발 중인 ‘에코 3L 하우스’는 일반적으로 공동주택 1㎡당 12~16L가 사용되는 연료를 3L로 줄이겠다는 기술이다. 이 밖에 국내 기업들은 환경경영 차원에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갖가지 묘책을 내놓고 있다. 삼성SDS는 전력 소비량이 많은 인터넷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을 30% 정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다른 ‘E’는 ‘Eco-Friendly(환경친화)’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천연세제까지 산업 전 영역에 불고 있는 ‘친환경 바람’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팽정국 한국그린비즈니스IT협회 회장은 “앞으로 친환경이 소비자의 가장 중요한 구매 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환경인증 마크는 이제 모든 제품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필수조건이 됐다. 마지막으로 ‘N’은 ‘New Energy(신재생에너지)’다. 태양광, 풍력, 조력, 수소, 곡물, 연료전지, 폐기물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2007년 773억 달러에서 2017년 2545억 달러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친환경 컨설팅 기관인 클린에지 보고서의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는 그린 비즈니스에서 가장 각광받는 분야다. 국내만 해도 전자·건설·중공업·화학·조선·철강 업계가 이미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972호 (200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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